1. 사실관계

 

서울 강남에 있는 대형교회인 소망교회는 2014년 1월 교회 건물 경비와 미화 용역 입찰공고를 내 A사와 2015년 2월까지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A사가 2014년 11월 스스로 도급계약을 더 이상 이행할 수 없다고 소망교회에 통보했다.

 

소망교회는 2014년 12월 31일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면 미화 용역은 누가 할 것인가?

 

새로 도급 계약을 B사와 체결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중간착취자들만 바뀌고, 일을 직접 하는 노동자들은 배구공 토스하듯이 토스하는 것이 통례다. 그래서 A사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그대로 다시 채용해서 소망교회에서 일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비원 2명만 재채용을 안했다. 즉 이 두 명만 토스가 안 되었다. 

 

왜 토스가 안 되었는가?

 

이들이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 소속으로서 노동조합원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 노동자들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라고 하여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졌다. 진위가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지 않아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결론으로 내리면서, 내세운 주된 이유가 무엇인가?

 

"(1) 소망교회는 사용자도 아니다. (도급업무를 준 주체에 불과하다.)

(2) A사가 도급업무를 그만두고 B사가 그 업무를 수행할 때 누구를 채용할지는 전적으로 B사가 알아서 한 일이다.

 

따라서 소망교회는 무슨 부당노동행위를 할 지위에도, 한 적도 없다."

 

그러나 이 결정은 중노위에서 뒤집힌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 맞고, 부당해고가 되니까 소망교회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고 이에 관한 구제명령을 내렸다.

 

그래서 소망교회는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원고는 소망교회가 된다.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가 된다.

 

실질적으로 법률적으로 이해관계가 걸린 두 명의 경비원 노동자는 피고 보조참가인이 된다.

 

피고 보조참가인이 변호사를 선임해서 적극적으로 다투면 행정소송은 사실상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게 된다.  

 

2. 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10. 7. 선고 2015구합77530) 판결에서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사가 A사에 고용됐던 직원의 고용을 승계할지 여부는 소망교회와 협의해 결정해야 했고, 경비원과 미화원이 근무일지 등을 작성하면 소망교회 소속 실장 및 사무처장의 결재를 받았다"며 "경비원과 미화원이 소망교회의 지시·감독에 따라야 하고, 일일·월간 업무보고를 해야 했으므로 소망교회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경비원 등의 노동조건에 관해 권한과 책임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소망교회는 대한기독교노동조합이 설립된 2014년 3월 이후 근로자들에게 교회 공식 입장을 밝힌다면서 '교회에서는 교회법에 따라 노조를 설립할 수도 없고 가입할 수도 없게 돼있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또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소망교회지부 지부장이던 전모씨에게도 징계를 했다가 구제명령을 받는 등 그 조합원인 근로자에게 퇴사하도록 압박하는 등 노조가 설립된 이래 반노동조합적인 의사를 표시해왔다"고 설시했다.
그리고 "소망교회는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에 가입한 C씨를 다시 채용하는 과정에서 교회 관계자가 '노조에 가입돼 있으면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소망교회가 A사에서 B사로 관리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B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노조원이던 이씨 등이 채용되지 않게 함으로써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3. 핵심 법리

 

본 중앙지방법원 판결이 근간으로 삼은 핵심 법리는 다음과 같다.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등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면, 그 시정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이행하여야 할 사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8881 판결 참조).

 

이러한 대법원의 법리에 따르면 부당노동행위의 구성요건은

(1)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지배 결정 지위에 있을 것

(2)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두 가지가 된다.

 

이 구성요건 중 (1)부분을 판결문은 다음과 같이 논증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이 사건 도급계약 및 원고와 B사와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A사 및 B사가 근로자를 채용함에 있어서 채용 여부 및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하여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점, 원고 소속 K 관리실장은 A사가 근로자를 채용함에 있어 면접을 실시하는 등으로 그 채용 여부의 결정에 관여하였던 점, 이 사건 도급계약에 의하여 원고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A사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광범위한 관리, 감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원고에게 부여되어 있었던 점, 원고 소속 직원이 A사 소속 경비원 및 미화원의 근무일정과 휴무일정 등 근로의 내용을 결정하였고, 구체적으로 업무에 관하여 지시하였으며, A사 소속 근로자들이 작성한 업무일지에 대한 결재 등을 통하여 그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감독하였던 점, 원고가 A사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의 일부를 직접 지급하기도 하였던 점, 원고는 직접 고용한 관리직 및 미화원과 A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비원 및 미화원을 원고가 계획한 동일한 작업 질서에 편입하여 함께 관리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두 경비원 노동자 등 원고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A사 소속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노동조건에 관하여 그들을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등으로 노조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면, 그 시정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이행할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 구성요건 중 (2)부분을 판결문은 다음과 같이 논증한다.

 

 

"원고 사업장에 대한기독교노동조합이 2014. 3. 25. 설립된 이후 원고 소속 보바씨저아 사무처장은 2014. 5. 7. 소망교회 선교관 지하 22예배실에서 원고 소속 근로자인 으헤헤헥 노동자 두명에게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다고 하면서, ‘교회에서는 교회법에 따라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도 없고 가입할 수도 없게 되어 있다라는 취지로 발언하였고, 같은 날 소망교회 사무처장실에서 원고 소속 근로자인 으헤헤헥 노동자 한명에게 원고가 총회헌법을 어기고 노조를 인정할 수가 없다’, ‘어떤 요구조건을 들어주면 이쯤에서 노조를 안 할 수가 있겠는가’, ‘감시단속적 근로에 대한 노동부 허가, 최저임금 위반 가능성, 노동청 고발 시 담임목사 소환 등의 문제 때문에 경비 업무를 용역으로 전환한 것이다라고 발언하였다.

 

A사 소속 근로자였던 호롤로로는 2013. 11. 29.부터 2014. 9. 30.까지 원고 사업장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는데, 원고 사업장에 대한기독교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노동조합활동을 하였고, 원고는 A사로 하여금 호롤로로를 퇴사하도록 압박하게 하였다.

 

이 사건 도급계약에 원인 여하를 불문하고 관리요원의 노동쟁의 기타 이에 준하는 단체행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A사가 배상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기타 인정사실 생략)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원고는 원고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래 반노동조합적인 의사를 표시하여 왔던 점, 대한기독교노동조합 또는 참가인 소속 임원 또는 조합원에 대하여 다수의 부당한 불이익처분을 하였던 점, 이 사건 도급계약에도 노동쟁의의 정당성과 무관하게 노동쟁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드러나는 점, B사 소속으로서 A사에 소속되었던 근로자들의 채용 절차를 진행하였던 증인 유양열의 증언과는 달리 B사는 위 근로자들의 계속 채용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그들이 참가인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그들을 채용하지 아니하고자 하였던 점, 결과적으로 참가인에서 탈퇴한 이정숙 등 참가인에 소속되지 아니하였던 A사 소속 근로자들이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B사에 채용된 반면 참가인에 소속되어 있었던 두 경비원 노동자는 채용되지 아니한 점, 두 경비원 노동자가 참가인에 가입한 시기, 경비원 노동자 중 한 명이 2014. 12. 5. 제기한 진정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원고는 늦어도 B사가 두 경비원 노동자를 채용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한 2014. 12. 말경에는 두 경비원 노동자가 참가인에 조합원으로 가입한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B사와 체결한 용역계약에 따라 B사의 근로자 채용에 관하여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B사의 채용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을 보태어 보면, 원고는 A사에서 B사로 관리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B사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참가인의 조합원이었던 두 경비원 노동자가 채용되지 아니하도록 함으로써 참가인의 노동조합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침해하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4. 법리 변화의 필요성

 

본 중앙지법 판결은, 위 두 구성요건에 맞추어서 부당노동행위를 적실하게 논증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 판례를 세밀히 살펴보면, 과연 이러한 사안에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것을 논증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에 의문을 갖게 된다.

 

동 판례는 채용, 면접, 휴무 일정, 근로지시, 임금 지급과 관련하여 도급업체가 수급업체에 깊이 개입하였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그러나 만일 사안이 달라서, 도급업체가 수급업체에서 이런 면에는 개입하지 않고 단 한 가지, 즉 "저 노동조합에 가입한 자들이 포함된 어떤 업체와도 계약을 맺지 않겠다"라고 계약조건을 걸어 이를 관철시켰다면 어땠을까?

 

이 경우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지배 결정 지위에 있을 것"이라는 개념을 '파견이나 도급'이냐의 구별 기준과 비슷하게 파악하는 경우, 애매모호하게 된다.

 

이 사안의 특수성은, 수급업체들이 인적 요소를 거의 그대로 이전하는 식의 '노동자 토스 하기 중간 착취'를 한다는 점이다. 

 

즉 A 수급업체는 가, 나, 다, 라, 마, 바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수급업체이고

B 수급업체는, 아, 자, 차, 카, 타, 파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수급업체이며 둘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A와 B 모두 가, 나, 다, 라, 마, 바 노동자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 중 일부에 대해서만 노동조합에 가입해 있다고 노동관계를 이전시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이전시키지 않는 행위는 도급을 준 소망교회가 계약 조건을 걸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부당노동행위 책임은

(1) 노동관계가 거의 그대로 이전된다는 점

(2) 노동관계가 이전되지 않은 이유가 노동조합 소속 때문이라는 점

(3) 이를 이유로 계약 거부를 조건으로 건 것이 원청이라는 점

 

만 밝히는 경우 부당노동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원청 사업장에서 하청이 사업을 계속하는 것 자체를 결정짓는 지위는 곧 '사업주로서의 결정적인 권한을 담당하는 지배 결정 지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지 아니하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 부당노동행위책임을 지는 '지배 결정 지위에 있는 자'와, 파견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에서 '사용사업주로서 책임을 지는 자' 사이의 구분이 아주 모호하게 된다.

 

전자는 과연 노동조합 소속을 이유로 하여 그 노동자에게 근로조건상(해고 포함) 불이익을 줄 지위에 있느냐 하는 것을 따지는 문제이고

 

후자는 2년이 지난 뒤에 직접 사용자로서 근로계약체결의 의무를 지는 실질을 갖춘 자인가 하는 것을 따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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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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