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경위

 

2017년 4월 9일 일요일에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루이빌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모든 승객은 발권을 하고 공항검색대를 통과하여 착석을 하였다.

 

그런데 그 비행기를 꼭 타고 가야한다고 회사가 판단한 직원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무작위로 승객 4명을 선정해 하기시키기로 하였다.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69) 박사는 내리기를 거부했고, 그는 강제로 끌어내려졌다. 그에 따라 뇌진탕, 이 2개의 파절, 그리고 부비동의 손상이 발생하였다.

 

이것은 정확히 말해서 오버부킹 문제가 아니다.

 

오버부킹(overbooking)이란 항공사가 실제 탑승 및 투숙 가능한 인원보다 예약을 많이 받는 것을 의미한다. 예약했지마 나타나지 않는 승객으로 인해 비는 자리를 통계적으로 계산해서 이윤 극대화를 꾀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약판매를 했는데도 모두 공항에 나타나 비행기를 타려는 경우에는 선착순으로 해결이 되며, 비행기를 타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보상조치가 주어지기 마련이다. 

 

해당 사건은 유나이티드 항공 승무원들이 자사 항공기를 타고 급히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하여 이미 발권까지 마치고 선착순으로 착석까지 마친 승객을 끌어내린 것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문제다.

 

이는 시계를 돈을 주고 완전히 사고 나서 그 시계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붙잡아 세우고는, 직원이 그 시계가 필요해서 그런다면서 폭행해서 시계를 뺏은 것과 마찬가지다.

 

2. 질문

그런데 여기서 제기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베트남계 의사는 다음날 환자와 약속이 되어 있어서 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즉 사실 그 의사가 급한 일이 전혀 없었다면, 유나이티드 항공의 행위는 권리침해가 아닌가?

 

3. 가치 저울질에 의한 권리 문제의 해결

 

이 문제를 가치의 저울질에 의해 해결되면,

 

(1) 유나이티드 항공이 승무원을 목적지에 실어날라서 그들을 투입시켜 이룰 목적이 더 중대할수록

(2) 의사가 목적지까지 원하는 대로 가서 실현할 가치가 더 적을수록

 

잘못의 정도는 줄어든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권리 위반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4. 인격 대 인격의 관계를 표현하는 규범 위반 검토에 의한 권리 문제의 해결

 

반면에 우리는 권리가, 일정한 가치의 최대화를 보장하기 위하여, 또는 다종다양한 가치의 모종의 균형을 달성하기 위하여 주형되는 도구적 틀이 아니라는 관점을 취할 수도 있다.

 

승객은 항공사와 계약을 맺었다.

발권을 하고 탑승을 하고 나면 그 좌석에 대한 점유사용권은 그 승객에게 오롯이 귀속된다.

이러한 과정 어디에도, 항공사가 급한 경우에는 그 승객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지 않았다.

이러한 조건을 함부로 나중에 소급적으로 적용시킬 수 없음을 보증함으로써,

항공사는 그 승객을 전체 가치를 증진시키는 여러 톱니바퀴의 일부가 아니라, 자신ㅇ만의 목적과 인생기획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동등한 인격으로 대우하게 된다.

반면에 더 중대한 목적을 위해, 덜 중대한 목적을 실현시킨다고 판단되는 의사를 끌어내릴 권한을 항공사에 부여하는 것은, 항공사가 의사를 지배하게 하는 것이다.

그 경우 승객인 의사는 오로지 수단으로서만, 즉 전체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 이리저리 재배치될 수 있는 일종의 물건으로 대우된 것이다.

 

이러한 사건을 판단할 때,

(1) 서로를 인격으로 대우하는 관계를 표현하는 원리를 찾는다.

(2) 그 원리에 의해 보증되는 지위와 그 지위에 따르는 정당성 있는 기대를 포착한다.

(3) 그 기대가 침해되었다면, 그 때 권리는 침해된 것이다.

 

즉, 권리 침해여부를 따지는 논증에서 필요한 것은

 

모종의 관점에서 파악한 비중 높은 가치의 달성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인격 대 인격으로서 관계가 왜곡되지 않았는가를 살펴보는 규범 위반의 검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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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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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리움
    2017.04.23 11: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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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워킨 법의제국 읽다가 논증방식에 약간의 의문이 생겨 댓글을 남깁니다. 8장 보통법 읽고 있는 중인데요,

    (1) 공리주의의 3단계 논거를 반박하는 과정에서(413면) '이제 항상 타인에게 동등한 배려를 할 광범위한 도덕적 의무를 갖는다고 전제하는 첫째 단계를 고찰해 보자. 그런데 우리 대다수는 이러한 보편적 책임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로 논의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변호사님께서 강의에서 예시를 들어주실 때도 '자신이 운영하는 옷가게에 친구를 고용하지 공채를 하지는 않는다'고 하셨구요. 이는 자연주의의 오류 혹은 순환논증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2) 정부의 허용적 태도(재산권 행사에 있어서 우리 자신에게 유리하게 행동하는 것을 허용하는 태도)를 언급하는 부분(418면)도 비슷한 의문을 느낍니다. 정부가 제도를 어떠한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규범적 논증의 기초가 될 수 있는지도 의아합니다.
    • 2017.04.23 23:5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1. 구성적 정치철학

      정치철학의 구성적 방법은 하나의 단일한 대명제로부터 모든 구체적 결론까지 연역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대신에 우리의 숙고된 판단과 그 숙고된 판단을 지지하는 원리들을 서로 정합적으로 구성해보는 반성적 평형의 방법을 쓰게 됩니다. 이러한 반성적 평형의 방법에서 직관은 '원리에의 의한 정당화'라는 방식과 '정당하하는 특정 원리를 원리들 사이의 망 안에서 정합적으로 위치지운다'라는 방식에 의해 그 역할이 제한되게 됩니다.

      2.
      제시된 직관은 숙고된 판단의 일부로 활용된 것입니다.

      반성적 평형과 숙고된 판단에 대한 설명으로는 아래 게시물을 참조하십시오.

      http://www.civiledu.org/173

      http://www.civiledu.org/427

      3.
      만일, '타인에게 동등한 배려를 할 광범위한 도덕적 의무'를 중심이 되는 원리(overarching principle)로 설정되었을 때, 그것이 우리의 삶의 다른 원리들과 충돌된다면, 우리는 다른 원리들을 조정하거나, 그 원리를 거부해야 합니다.

      제시된 <법의 제국>의 논증에서 생략된 것은, 우리가 다른 원리들을 조정하는 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가정하는 것입니다.

      모든 행위에 있어 항상 타인에게 동등한 배려를 할 의무가 가장 문제되는 점은 기본적 자유를 부정하게 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것입니다.

      기본적 자유는 타인의 자유와 양립가능한 한, 삶의 기본적인 영역에서 자신이 진행하여 나아갈 수 있는 행위 경로로 진행할 수 있는 자유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교활동'을 함에 있어 타인에게 동등한 배려를 할 의무가 있게 된다면 우리는 누군가를 특별히 친애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친구 사이의 우정이나 연인 사이의 사랑, 그리고 가족들 사이의 돌봄이라는 특별한 관계를 부인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이것은 신체의 자유를 부인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A는 자신을 가장 욕구하거나 아니면 자신과 사귀지 않으면 가장 괴로워할 사람과 사귀어야 할 의무가 있게 되거나, 자신을 욕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시간을 동등하게 할당해야 할 의무가 있게 됩니다.

      이제, 재산권 행사로 넘어가서 말을 하자면,
      재산권 행사 자체가 전일적으로 기본적 자유에 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중 일부는 분명히 기본적 자유에 속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기본적인 생활의 도구들을 타인이 마음대로 침해할 수 있다면, 예상가능한 인생의 기획이라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제가 노트북으로 드워킨의 책을 번역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제 노트북을 통채로 마음대로 가져가버릴 수 있다면, 저는 드워킨 책을 제대로 번역하는 자유를 행사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삶의 기획과 특별한 관련을 맺고 있는 도구들에 속하는 재산, 그리고 (재산소유 민주주의에서 인정될 정도의) 일정한 수준 이하의 재산을 우리 자신의 기획에 유리하게 활용하는 것을 부인하게 되면, 그러한 재산의 활용을 전제로 하는 우리의 기본적 자유를 부인하게 됩니다.

      물론 이를 좀 더 자세하게 논증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자유의 전체계 강화 논증입니다.

      자유의 질서를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따라, 어떤 행위 경로들은 닫히게 되고 어떤 행위 경로들은 열리게 되는데, 최소한 그 열고 닫음이 합당하게 거부될 수 없는가 하는 점을 살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기본권 제한 심사의 법익 형량>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겠습니다.
      (1) 직관 하나만을 근거로 결론을 도출한다면, 그것은 자연주의의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나, 반성적 평형에서 고려하는 것은 구성적 방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2) 우리가 우리 자신의 신체나 우리 삶의 기본적 도구에 해당하는 재산을 우리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기획에 유리하게 활용하는 것은 기본적 자유에 속한다.
      (3) 기본적 자유를 부인하는 원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정합적이지 않다.
      (4) 재산권 행사 전부를 일괄적으로 확정적 기본적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두가 기본적 자유 범위 바깥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그 구체적인 경계들은 자유의 전체계 강화 논증에 의해 정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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