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위의 댓글에서, "그 대상 인물이 그 사실적시되는 대상과 필연적으로 연루되는 어떤 행위나 발언을 하고 있어 공적 쟁점이 되었을 때"의 사례로 선생님께서 제시해주신 예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1. "어떤 여배우가 마약 복용자를 맹비난하면서 자신은 일생동안 한 번도 마약을 입에 대 본 적도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마약을 복용했고, 마약 중독 치료센터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리는 경우"에서 마약 중독 치료센터의 의료관계자가 환자인 여배우의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에 직무상 비밀유지 의무의 예외로서 정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을까요?

2. 객체가 민감한 의료 정보이며, 행위주체는 의료관계자일 경우 직무상 비밀유지의 예외가 인정될 수 있는 요건은 그와 동일한 의료 정보에 대한 일반인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 사유의 요건보다 더 엄격할 것입니다.

의사가 다른 일반일과 동일한 수준의 비밀유지 의무를 갖고 있다고 한다면, 환자는 마음 놓고 자신의 질병과 관련된 여러가지 치부를 터놓고 공개하지 못해
치료를 받는데 많은 어려움이 생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의 전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의료관계자는 다른 일반인들보다 더 엄격한 비밀유지의무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그 엄격함이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판단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원초적입장으로 집약하여 물어보게 된다면,

'공적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자신의 민감한 의료 정보와 관련이 있는 거짓된 사실을 퍼뜨려서 다른 구성원들의 신념형성의 자료를 부패시키는 유명인이 될 수 있는 확률도 모르고, 자신이 유명인의 민감한 의료 정보와 관련된 거짓된 정보에 기초해서 신념을 잘못 형성할 위험에 처하게 되는 사람이 될 확률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러한 경우에 의사의 직무상비밀유지 의무의 내용을 어떻게 형성하는 것이 원초적 입장의 당사자들에게 합리적인가?'

이러한 식으로 될 것인데, 어느 쪽이 더 자유의 전체계를 강화하게 되는 것인지는 이러한 과정만으로는 잘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3. "동성애를 맹비난한 근본주의 기독교 목사가, 동성애 매춘을 하다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공표하는" 사례에서, 언론은 그 목사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을 수 없을 뿐이지 다른 정보원을 통해서는 정보를 얻어서 공표를 할 수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무죄추정의 원칙은 피고인에 대한 사회적 불이익 또한 부당한 불이익으로 보고 막아야 한다는 원칙이므로 (적정절차를 구부릴 수 있는 자가 연루된 권력이 부패한 범죄를 제외하고는) 유죄확정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피의사실에 대해 어떻게 정보를 얻었든지간에 공표가 안 된다는 것인가요?

 

 

답변:

 

결론: 여배우의 의사는 여배우에 대한 의료정보를 공포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자유의 전체계 논증에 부합합니다. 동성애를 맹비난한 근본주의 기독교 목사에 대해서 수사기관은 피의사실을 공표하거나 은밀하게 전달할 수 없고 수사기관으로부터 불법으로 제공받은 정보는 공표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다른 정보원에 의한 공표는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유: (이하 보통체로 씁니다.)

원리의 헌법규범적 타당성 여부는 (1) 공존과 협동을 위한 행위 조정의 일반적 원리를 합의하려고 하는 (2) 관련된 지식을 숙지하고 강제 받지 아니한 자유롭고 평등한 기본권 주체가, (3) 그러한 기본권 제한 심사의 일반적 이유가 되는 원리를 (4) ‘서로의 관계를 설정하는 헌법규범 원리로 합당하게 거부할 수 있는가(5) 해당 원리가 기초가 된 법질서와 대안적 원리가 기초가 된 법질서를 비교하여 기본권 주체들 사이의 관계 왜곡 여부를 검토함으로써 판단한다.

 

그런데 관계 왜곡이 되었느냐 여부를 살펴볼 때 어떨 때는 자유의 조건들에 관하여 상충하는 요구들이 관련되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여배우가 마약 복용자를 맹비난하면서 자신은 일생동안 한 번도 마약을 입에 대 본 적도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마약을 복용했고 마약중독치료센터에 다니고 있다고 했을 때 의사의 행위 여지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상충하는 자유의 조건들이 관련된다.

 

첫째로, 환자의 의료정보가 의료인에 의해 임의로 공개되지 않음으로써 자유롭게 의사와 의료적으로 상담하고 사회적 불이익을 입음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자유의 조건.

 

둘째로, 여배우와 같이 스스로의 표현 행위에 의해 공적 쟁점에 연루된 사람과 관련하여, 그 공적 발언의 설득력을 결정짓는 정보가 거짓으로 표명됨으로써 생기는, 그 공적 쟁점에 관하여 생각해보는 다른 시민들의 숙고의 기반이 일부 부패되는 일의 발생을 억지하는 자유의 조건.

 

이러한 상충하는 요구가 있을 때에 판단자의 직관에 의하거나, 사회적 관습에 의하거나, 아니면 다수의 선호에 의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이것은 자유의 경계를 긋는 결론부의 결정적인 지점이 되므로,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헌법논증이나 정치철학은 가장 중대한 부분에 가서는 침묵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침묵이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이 평화로운 공존과 공정한 협동을 위하여 더 중요하다고 합의할 수 있는 자유의 전체계의 형태를 논증하는 과정을 구성해볼 수 있다.

 

이 논증은 바로 다음과 같은 심사에 의해 이루어진다.

 

자유의 전 체계 강화 심사 새로운 규제 질서를 구축하여 비로소 마련되는 자유 상태가, 규범질서 없는 자유 상태보다 자유의 전 체계를 강화할 경우 자유 제한은 정당화된다. 정당화는 다음 두 조건 중 어느 한 조건을 충족함으로써 이루어진다.

(1) 더 나은 행위 경로를 여는 조정적 대체 조건: 일정한 유형의 행위가능성을 금지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하게 되는 유형의 행위선택지가 존재하며 그리고 일반적 협동과 공존을 위하여, 새롭게 가능하게 된 행위선택지 유형의 필요성을 합당하게 거부할 수 없다. 합당하게 거부할 수 없는 대표적인 경우로, (i) 닫힌 행위 경로보다 새롭게 가능하게 된 행위 경로가 더 광범위한 후속 행위 경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일 경우 (ii) 닫히게 된 행위 경로가 공공악재(public bad)나 무임승차적 성격을 갖거나, 새롭게 행위 경로를 여는 것이 공공재(public good)의 구조를 갖는 경우가 있다. 공공재의 구조를 갖는 경우란, 새롭게 가능하게 된 행위 경로가 닫힌 행위 경로에 비하여 자신의 가치관을 더 심층적이고 자유롭게 반성하여 발전시켜 나가며 이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위하는 데 더욱 필요한 행위 경로인 경우나, 공정한 협동의 조건들을 이해하고 적용하며 이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하기 위해 더욱 필요한 행위 경로일 경우에는 새로운 행위 경로를 여는 경우다. (이민열, “기본권제한심사의 법익형량에 대한 연구: 논증대화적 해명”, 서울대학교 법학박사학위 논문, 2016, 284)/ 이민열, 기본권제한의 법익형량, 경인문화사, 2016로 출간됨.)

 

이러한 과정에서 어떤 행위 경로를 닫아 새롭게 가능하게 된 행위선택지 유형의 필요성을 합당하게 거부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관하여 '원리'를 기준으로 하여 사고하는 것이 논증의 과정이 된다.

 

위와 같은 정식을 적용할 떄 주의할 점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로, 우선 지적할 점은, 특히 이 경우, 자유의 전체계 강화를 위해 더 긴절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자유 상태는, 안정적 입헌 민주주의 시민의 인간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 더 우위로 판별되는 자유 상태와 일치한다. ,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들이 각자 정의감의 능력과 선관 추구 능력이라는 최고차적인 이해관심과 관련된 능력을 행사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고르는 자유질서와 동일하다. 이러한 대체적 기준은 J. Rawls, Political Liberalism (Expanded Edition), 333면 등에서 나타난 기본적 자유판별과 형량 기준이다.

김도균, “Rawls 정의론의 법학적 함의: 기본권 형량의 측면에서”, 법철학의 모색과 탐구, 심헌섭 박사 75세 기념논문집 간행위원회, 법문사, 2011에서는 Rawls의 이 기준을 가지고 헌법적 형량에의 적용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인간상 관점에서 곧바로 판단한다고 했을 때에는, 특정한 편견과 신조에 입각해 있으면서도 자신은 보편적인 입헌적 시민의 인간상 관점에 들어가 있다고 착각하면서 필요한 논증을 생략할 위험이 발생한다. 그러한 편견과 신조가 논증대화에서 숨겨져 있어 작동을 하면서도 그 작동이 명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심사관문 3, 4는 그런 오류를 피하는 체계적인 논증대화의 구조를 제시한다. , 평화로운 공존과 공정한 협동이라는 입헌 민주주의 사회의 과제를 위해 보장되어야 하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시민의 관계를 기준으로 삼아, 열리고 닫히는 행위 경로들을 평가하는 구조를 제시한다.

 

둘째, 다음으로 주의할 것은, 개별 사례에서 한 사람의 행위 경로의 열리고 닫힘과, 공동체 전체의 성원 전체의 행위 경로의 열리고 닫힘을 비교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공정한 심사 구조가 무너지게 된다.

 

왜냐하면 행위의 허용불가능성’은 그 행위가 기초하는 원리의 정당화 불가능성통해서만 제대로 판별될 수 있기 때문이다.(Thomas Scanlon, 우리가 서로에게 지는 의무, 21.)

 

토머스 스캔론에 따르면 행위는 다음과 같을 때 그르다. 그 행위를 하는 것이, 정보를 숙지하고 강제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일반적으로 합의되는 대상으로 어느 누구도 합당하게 거부하지 못할, 행위의 일반적 조정(regulation)을 위한 규칙의 체계에 의해서 허용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Thomas Scanlon, The Difficulty of Tolerance. 132.)

 

따라서 합의되는 것은 개개 사례에 대한 판정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합의되는 규칙의 체계이며, 그러한 규칙의 체계에 대하여 합당한 이의가 제기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셋째, 마지막으로 염두에 둘 것은, 가정적 규칙을 설정해보고, 합당한 거부의 질문을 차례로 던지면서 그 규칙들이 취할 수 있는 내용 범위의 한계들을 찾아보는 과정을 실제로 거치는 것이다.

 

이를테면 스캔론은 이러한 구조의 논증을 통해, 약속한 것을 법적으로 강제로 집행케 하는 것을 허용하는 원리는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탐구한 바 있다.

 

그 논문에서 스캔론은, 오로지 약속자의 자의에 의해, 수약자가 얻으려고 한 바의 이행이 결정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수약자의 입장에 설 수 있는 구성원 모두는, 법적으로 약속이 집행되는 체계가 부재하는 상황을 거부할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원칙을 확인한 다음, 아래와 같이 썼다.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은 그들에게 중요한 문제에 관해서도 법적으로 구속적인 약정을 맺지 않고서 약속을 할 수 있기를 바랄 좋은 이유를 갖고 있다 따라서, 모든 중요한 약속들을 우리가 현재 논의하고 있는 방식으로 법적으로 이행이 강제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을 허용하는 원리를 거부하는 것이 합당하다. 내가 제안하는 원리는 이 반대를 피할 것이다. AX를 할 법적 책무를 맡는다면 스스로 이해하고 있음을 나타내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A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 논의되는 종류의 법적 책임을 피할 적정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반대할 만하지 않은 원리라면 어느 것이나 포함해야 하는 더 일반적인 요건의 일부지만, 이것은 첫째로, 그의 상황에 대한 A의 이해는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제한되어서는 안됨을 의미한. 분명히도 완벽한 지식(perfect knowledge)은 요구되지 않는다. 얼마간의 불확실성도 인생의 피할 수 없는 사실이며, 계약이 체결되는 많은 상황의 본질적인 측면이다. (255) 법이 오직 속임수 때문에 체결되었거나 A가 알 자격이 있었던 정보가 숨겨졌기 때문에 체결된 계약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을 허용하는 원리를 거부하는 것은 합당할 것이다. 둘째로, 반대할 만하지 않은 원리는 A의 선택지가 받아들일 수 없을만큼 제약되지 않을 것을 요구해야 한다. 다시금, 이상적인 조건은 요구될 수 없다. 계약을 체결하는 목적은, 처하고 싶지 않은 상황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는 수단을 얻기 위해서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받아들일 만한 원리는, 법의 힘이 강압으로 체결된 약정의 이행을 강제하는데 사용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나는 이 조건이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다음 절에서 더 이야기할 것이다. 이 요건들을 진술하면서 나는 명시적으로 규범적인 용어를 사용하였다. “피할 수 있는 적정한 기회”,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제한되지 않는그리고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제약되지 않는”. 그 용어들의 사용은 도덕 판단을 필요로 한다. 내가 다음절에서 더 충분히 논의할 이유 때문에, 나는 이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행이 강제가능한 약정은 자발적이어야고 말한다고 해서 회피될 수 없다.)

AX를 할 법적 책무를 진다는 의도를 드러내야 한다는 요건은, A가 이 법적 책무가 포함하는 것으로 생각할 바에 대해서는 꽤 열린 채로 남겨두지만, A가 계약 위반시의 제재(penalties)가 어떤 것이 될 것인지를 꽤나 쉽게 알아낼 수 없었다면 계약 위반에 대해 가해지는 법적 제재를 피할 적정한 기회를 가졌었다고는 거의 이야기될 수 없다. B 역시 이것을 알아낼 수 있었어야 한다. B의 입장에 있는 누군가는, 그 자신이 기대할 이유가 있었던 수준, A가 제시한 조건을 B가 기꺼이 받아들이는 결정이 근거가 되었던 수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구제를 제공하는 법을 합당하게 거부할 수 있다. (Thomas Scanlon, The Difficulty of Tolerance, 253-256)

 

위 스캔론의 사례에서 잘 드러나듯이, 어떤 일반적 규칙을 먼저 구성해보고, 그 규칙이 합당하게 거부당할 만한 점이 있다면, 다시 그 규칙은 조정된다. 그렇게 조정된 규칙은 다시 합당한 거부의 질문 심사를 거치고 이런 식으로 계속 조정을 거치게 된다. 

 

자유의 전체계 논증이 이러한 구조로 이루어짐을 이해하게 되면, 여배우와 그 의료인의 문제는 실제로는 간단한 문제이다. 

 

즉 우리는 이 경우 어떤 원리를 채택하였을 때 자유 전체계의 관점에서 이의가 합당하느냐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경우 걸려 있는 것은, 다른 이의 생명이나 신체의 완전성을 침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막기 위한 정보의 공개가 아니다. 단지, 어떤 특수한 이의 말의 진실성이나 신빙성에 관련하여 판단할 정보가 잘못 전달되고 있는 상황일 뿐이다. 즉, 특정인의 의료이력과 관련하여 정보가 잘못 전달되었을 때 그것을 바로잡은 정보상황에서 신념을 결정할 자유가 걸려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경우 '여배우의 치료 기록을 공개한다'는 결론을 허용하게 하는 원리는

"특정인의 의료이력과 관련하여 그 특정인 또는 다른 이의 거짓 진술 등으로 인해 신념을 형성하는 관련인들의 전제 정보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 의료인이 의료기록을 공개하는 것이 허용된다."

는 원리가 될 것입니다. 

 

이 원리 하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의료이력과 관련해서 잘못된 신념의 기초가 되는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는 한, 자신의 의료이력이 언제든 의사의 자의에 의해 공개될 수 있다는 자유의 조건 위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심층적인 가치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적 필요인 의료의 영역에 중대한 장애를 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생산성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 정보에 대하여 언제나 관심을 기울이는 회사에 자신의 병력이 알려질 위험을 항상 감수해야 합니다. 또는, 사람들은 우연히 공중의 관심사가 되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병력이 공중에게 알려질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의료직의 업무수행은 환자와 의사가, 환자의 치료를 위하여 허심탄회하게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환자의 치료를 위하여만 집중할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이것은 변호사의 업무수행이 의뢰인과 변호사가, 의뢰인의 법적 문제 해결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그러한 법적 문제 해결을 위하여만 집중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민사소송을 변호사에게 맡기게 되면, 변호사는 의뢰인으로부터 사실관계와 그밖의 증거들을 모두 보자고 하고 그 유불리를 판단하여 소송에 이를 제출하거나 주장하여 업무수행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의뢰인의 정보에 대하여 가장 관심을 갖는 이는 바로 소송 상대방입니다. 그러니 정보에 이익이 걸려있거나 신념형성이 걸려 있는 사람을 위해 공개된다는 원리는 사실상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신뢰관계의 중핵을 해치게 됩니다. 왜냐하면 변호사에게 공개하는 것은 곧 변호사의 자의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공개될 위험을 수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자유의 조건이 심대하게 훼손됩니다.

 

그러므로 만일 전문직의 업무가 다루는 정보를, 관련된 사람이 신념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전제가 될 때 언제나 공개되는 것을 허용하는 원리는, 전문직의 조력을 받을 기본적 필요의 영역에 관한 자유의 행위 경로를 심대하게 훼손하기 때문에 합당한 이의가 제기됩니다.  

 

즉 위와 같은 원리들로 인하여, 두려움으로 인하여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를 받아도 그것이 언제 공개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살아야 한다면, 그것은 의료라는 기본적 필요와 관련한 행위경로와 후속행위경로들을 광범위하게 닫게 됩니다.

 

결국 환자와 의뢰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유일한 경우는, 이보다 우월한 행위경로와 관련된 정보, 즉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의 침해와 관련된 정보의 공개가 그 생명이나 신체의 침해를 막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비행기 조종사가 무작위적으로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계속 조종하는 사정이 있다면, 이는 승객들의 모든 후속 행위 경로의 전체가 되는 생명과 신체를 위협하게 되므로, 관련 정보를 회사에 알릴 의무를 지우는 원리는 합당한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이의는 비행기 조종사가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행위 경로를, 다른 이의 신체와 생명을 전제로 하는 모든 행위 경로보다 우위에 놓는 이의인데, 그러한 이의는 합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특권화하는 이의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극히 좁은 예외를 가진 전문직의 비밀엄수의 일반적 규칙으로 인해 모든 이들은 더 나은 자유의 조건을 보장받습니다.

 

어느 누구도 전문직의 업무수행의 전제를 훼손하는 원리를 허용하면서,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의 상당한 위험과 관련되지도 않은 정보를 수정하기 위해 특정인의 의료기록 등을 보고자 하는 이익을 내세울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정보로 인해 닫히는 자유의 경로는 평화로운 공존과 공정한 협동을 위해 덜 긴절한 경로이기 때문입니다.

 

여배우의 의료기록이 알려지지 않더라도 주제가 되고 있는 공적 쟁점에 대한 토론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즉, 무엇을 마약으로 분류할 것인가, 마약으로 분류한 것의 소비를 막기 위한 공적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마약 사용자를 범죄자로 취급할 것인가 아니면 환자로 취급할 것인가 등등. 

 

또한 그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대안적 경로는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배우가 공적 쟁점에 자신의 정보를 거짓 전달하여 발언함으로써 자신의 말의 진실성을 공중의 관심으로 만들었을 때는, 배우는 이러한 일반적 원리에 의해 비밀엄수의무를 지지 않는 다른 이에 의하여는 의료에 관한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사실이 공개될 가능성을 감수하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전문직의 일반적 의무에 관한 규칙들을 훼손하는 원리를 도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질문하시면서 생각했던 원래의 직감, 즉 전문직의 비밀엄수의무의 예외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매우 특별한 정당화 사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직감은 위와 같은 논증에 의해 타당한 것으로 드러납니다.

 

그러한 비밀엄수의 느슨한 예외를 인정하는 원리에 대해서는 합당한 이의가 제기되지만, 생명신체 위험을 제외하고는 비밀엄수의 의무를 지우는 원리에 대해서는 합당한 이의가 제기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정보비공개 의무는 특별히 강하게 하는 원리들을 거부하는 것은 합당하지 아니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근본주의 교회의 유명한 목사가 동성애를 맹비난하는데 동성애자와 매춘을 하다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은, 피의자를 대하는 수사기관에서 확정판결 전에 공표하거나 누설할 수 없지만, 사건 현장에 있었거나 다른 관계로 알게 된 사람이 공표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할 것입니다.

<끝>

 

 

 

 

신고
Posted by 시민교육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BLOG main image
대안민주주의와 사회윤리학 담론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교육센터-배움의 연대망’ 홈페이지 입니다. 이곳에서는 열린 강의 형태의 시민교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아이디: civiledulee, 이메일: civiledulee@gmail.com (이한) by 시민교육
전체 글 보기 (941)
공지사항 (20)
강의자료 (88)
학습자료 (311)
기고 (516)
  •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