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우리 각자는 존재하게 됨으로써 해를 입었다. 그 해는 사소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가장 좋은 삶의 질조차도 매우 나쁘기-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식하는 정도보다 훨씬 나쁘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 자신의 존재를 막는 것은 명백히 이미 늦어버렸지만, 미래의 가능한 사람들의 존재를 막는 것은 아직 늦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들을 창조하는 것은 그래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이 책에서 나는 이러한 주장들을 찬성하여 논하겠다. 그리고 왜 그러한 주장들에 대한 통상의 반응이-분개는 아닐지라도 쉽사리 믿지 않는 반응-이 결함 있는 것인지를 보이겠다.

내가 옹호할 견해에 대한 극심한 저항을 고려할 때, 나는 이 책이나 그 논변이 아이 갖기에 무슨 충격을 가질 것이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재생산(Procreation)은 억제되지 않은 채로 계속되어, 어마어마한 양의 해악을 계속 야기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그것이 존재하게 될 사람들의 수에 (많은)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서 쓴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받아들여지건 아니건 말해질 필요가 있는 것을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쓴 것이다.

많은 독자들은 내 논증을 기각하고 싶어 할 것이며 또 지나치게 성급하게 기각해버릴 것이다. 인기 없는 견해를 거부할 때, 자신의 반응의 힘에 대하여 과도하게 확신을 갖는 것은 대단히 쉽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자신이 정통 교설(orthodoxy)을 옹호하고 있을 때에는 자신의 견해를 정당화할 필요성을 덜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부분적으로는, 이 정통 교설에 대해 비판적인 이들이 이에 대응하여 어떤 반응을 보일까(counter-response)를 예기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개진한 논증은, 이전의 판본에 대한 여러 비판적인 대답을 한 결과로 개선된 것이다. 학술지 <어메리칸 필로소피컬 쿼털리>(American Philosophica Quartely)의 익명의 심사자들은 가치 있는 도전을 제기하였으며, 그리하여 내가 최초의 판본을 개선할 수밖에 없도록 하였다. 내가 그 학술지에 출간한 두 논문이 이 책의 제2장의 기반을 제공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 이전의 자료를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준 데 대하여 크게 감사한다. 그 논문들은 크게 다듬어지고 발전되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내가 그간 몇 해 동안 그리고 특히 이 책을 쓰는 와중에 받았던 많은 논평의 결과이다. 이 책의 네 장()이 쓰일 동안인 2004년에 안식 학기를 주었던 케이프타운 대학에도 감사한다. 나는 여러 토론회에서 이 책의 여러 장에 쓰인 글을 가지고 발표를 했다. 이 토론회에는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 대학 철학과, 그래엄즈타운의 로드 대학교,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생물윤리 제7차 세계 회의, 그리고 미국에서 있었던 조지아 주립대학의 진 비어 블루멘펠드 센터, 미네소타 대학의 생물윤리센터, 그리고 버밍햄에 있는 앨러버마 대학의 철학과에서 열린 토론회가 포함된다. 나는 이 행사들에서 활력 있는 토론에 감사드린다. 유익한 논평과 제안을 해준 데 대하여, 나는 누구보다도, 앤디 앨트먼(Andy 미스무), 댄 브록(Dan Brock), 벵트 브륄드(Bengt Brülde), 닉 포티온(Nick Fotion), 스테픈 내서손(Sephen Nathanson), 마티 펠무터(Marty Perlmutter), 로버트 세걸(Robert Segall), 데이비드 웨버먼(David Weberman), 번해드 와이스(Bernhard Weiss) 그리고 키트 웰먼(Kit Wellman)에게 감사하고 싶다.

나는 옥스퍼드 대학출판부의 두 심사자, 데이비드 와써맨(David Wasserman)과 데이비드 부닌(David Boonin)에게 가장 큰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들은 출간된 연구의 비판적인 독자들이 가질 수 있는 종류의 반응을 예기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광범위한 논평을 남겨주었다. 나는 초고를 수정하면서 이러한 반응들을 제기하고 답하려고 하였다. 설사 그들이 내 답변에 납득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 책은 그들의 반론을 고려해보았기 때문에 훨씬 더 나은 것이 되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러나 항상 개선의 여지가 있으며, 나중이 아니라 (또는 결코 모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어떤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알면 좋겠다는 것을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그들이 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이 책은 그들에게 헌정되었다.

 

데이비드 베나타

케이프타운

2005128

 

 

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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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필명
    2017.11.29 23: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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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는게 해라면 부모에게 감사할 이유가 없을것 같은데 마지막 문단엔 감사한다고 하네요
    • 이한
      2017.11.30 02: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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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이외의 행위에 대해 감사한다는 뜻일 겁니다. 나란히 감사가 표해진 형제는 저자를 출생하지 않았으니 이렇게 읽는게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2. 요요
    2017.12.06 06: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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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내용인지 너무 궁금하군요... 완전 파격적인 제목
  3. ㅇㅇ
    2017.12.07 21: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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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논의가 실질적으로 의미가 있기는 한가요. 설령 맞다해도 허무주의 염세주의로 향하기 쉬울텐데
    • 2017.12.09 21: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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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질적 의미'를 어떤 뜻으로 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1) 삶에서의 실질적 의미를 가지는 논의란, 삶의 선택을 달리하는 근거에 관한 논의라는 뜻으로 새길 수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보자면, 이 문제는 삶의 선택, 즉 재생산을 할 것이냐 마냐라는 중대한 선택에 관하여 도덕적인 근거를 검토해 보는 것이므로 실질적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버나타의 논증이 건전(sound)하다면, 재생산을 하지 않는 결정적이 도덕적으로 옳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 '실질적인 의미'를 '대다수 사람들의 행위를 실제로 인과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확실하게 갖는다'라는 뜻으로 새기자면, 아마도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뜻에서의 '실질적인 의미'는 거의 대부분의 도덕철학의 논의가 갖지 못합니다. 즉 도덕적인 근거의 검토에 의해 타당한 것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어차피 하던 대로 할 것이다라는 말을 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모든 도덕철학의 논의를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하는 (2)의 뜻으로 새기지 않는다면, 본 논의는 실질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2. 허무주의란, 가치라는 것은 어떤 것이든 모두 허구와 환상에 불과하며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른 것은 없다는 주의입니다. 허무주의에서 도출되는 단 하나의 행위 지침은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입니다. 그런데 본 논의는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가 아니라, '재생산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특정한 결론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결론을 뒷받침하는 규범과 가치의 논거를 제시합니다. 즉, 우리가 받아들이고 있는 규범과 가치의 함의를 일관되게 따랐을 때, 재생산에 반대하는 결론이 나온다는 논증을 전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어떤 부부가 있는데, 이들이 자신들의 유전자를 검사해보니, 그들이 만일 임신해서 아이를 낳으면 3달 동안 극심한 고통을 겪다가 죽게 될 아이를 출산할 것이라는 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때, 허무주의자라면 '어떻게 해도 좋다'라고 생각하면서 임신을 해서 출산을 해도 좋고, 안그래도 좋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치와 규범의 세계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이 경우 부부들이 고려해야 할 것(considerations)이 있고, 그 고려사항들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는다면, 부부는 새로운 존재를 세상에 오게 하는 결정과 관련하여 무책임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부부가 임신을 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생명을 누군가에게 박탈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주체는 아예 존재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부부가 임신을 한다면 그 존재가 그러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을 알면서도 부부는 그렇게 행위한 것이며,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는 부부는 그렇게 태어난 아이에게 해(harm)를 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버나타의 논증은 좋음과 나쁨, 해악과 박탈 등의 가치들에 뿌리박은 논증을 하고 있기 때문에 허무주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재생산에 관하여 아무런 가치론과 규범론의 검토가 필요없다고 하는 태도가 있다면 바로 그것이 허무주의입니다.

      3. 염세주의는 비이성적인 입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의 세계가 완전한 세계이며, 누구의 입장에서 보아도 심각하게 억울하거나 불평할 바가 없다고 보는 것이 비이성적인 입장입니다. 염세주의를 택하는 것은 허무주의를 택하는 것과 아무런 논리적 연관관계를 갖지 못합니다. (http://www.civiledu.org/1149 참조)
      이성적 검토 없이 지금의 세계는 무조건 누리는 것이 좋은 세계라는 신앙을 토대로, 최대한 많은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검토되지 않은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이 모든 논의는 실질적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재생산에 관한 결정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히 중대한 결정입니다.

  4. 2017.12.13 01: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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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싶었던 책인데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월에 출간된다니 기대되네요
  5. 삭제함
    2018.02.02 21: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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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얼른 보고싶네요
  6. Grace
    2018.03.07 11: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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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기대됩니다 얼른 읽어보고싶습니다 !^^
  7. 롤러동
    2018.03.08 19: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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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쾌하네요. 시민교육센터 좀 짱입니다!
  8. 장수방뎅
    2018.03.19 15: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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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정확한 출간날짜 알 수 있을까요? 책 출간되길 너무 기다리고 있습니다! 번역해주셔서 감사해요!
    • 2018.03.19 16: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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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는 이미 완역하여 출판사로 넘겼습니다. 그러나 출간날짜라는 것은 정확히 알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출판사의 일정이 있고, 편집의 난이도에 따라서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국내출판사는 원저자 에이전시와 번역출판계약을 맺고 정해진 기간(통상 5년간으로 번역서를 팔수 있는 기간)에 대하여 상당한 금원을 먼저 지급합니다. 그런데 그 기간은 통상 번역출판계약을 맺는 순간 시작하고, 이 책의 경우에도 이미 작년말에 기간진행이 시작했기 때문에, 출판사로서는 최대한 빨리 출간할 인센티브가 있습니다.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늦어지고 있지만, 출간이 되면 바로 시민교육센터에 공지하겠습니다.
  9. 2018.03.19 16: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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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혹시 그럼 출간일이 당초얘기되었던 3월인지, 4월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인가요? ㅜㅜ 4월 이후로 넘어갈 수도 있는 건가요??
  10. 김리드
    2018.03.22 23: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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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수생이었던 작년 말에 리트지문으로 봤던기억이 나서 찾아봤는데 책으로도 나오는군요^^
    • 2018.03.23 14: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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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문이 인상 깊었나 봅니다.^^ 이후 나오면 재밌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1. 장수방뎅
    2018.03.24 12: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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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어느 출판사에서 출간되는지 알수 있을까요?
  12. Grace
    2018.04.20 23: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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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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