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토지의 특수성은, 소유권과 관련하여 토지를 다르게 취급할 필요를 발생시킨다. 소유권은 두가지 기능이 있다. 하나는 자신이 노동의 결과로 획득한 소유물을 자의적으로 다른 사람이나 국가가 강탈할 수 없게 하여 삶의 자율성을 안전된 기반 위에 올려놓고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 효율성과 관련된 것으로, 소유권이 있음으로 인해 생산활동의 유인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이제, 토지 중에서 불로소득을 발생시키는 토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제한하고자 한다. 조그만한 주택이 서 있는 변두리의 토지와 같이 아무런 비용도 발생시키지 않고 팔아도 별 커다란 재산도 안생기는 토지나, 농민들의 농지는 제외한다. )

그런데 토지라는 것을 사회의 소수가 독점하고 있다면, 그것을 다른 사람이 공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의 대다수 구성원들의 삶의 자율성을 매우 불안정한 기반 위에 올려놓는 것이며, 소수의 토지 소유자에게 의존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토지 소유권이 있다고 해서 그 토지를 늘리거나 할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생산활동의 유인을 줄 필요도 없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지금처럼 전적인 토지 소유권을 보장해줄 아무런 사회적, 윤리적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은 바로 토지의 준 사회화이다. 무엇이 토지의 준 사회화인가? 그것은 바로 토지로 인해 생기는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대신, 국민 모두가 주거의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그러한 제도가 토지의 준 사회화이다. 왜 토지의 국유화가 아니라 준사회화인가? 토지의 국유화가 이루어지면, 국가가 모든 생산활동에 허가권을 가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전제적인 사회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취약점이 생기게 된다. 또한 토지거래와 토지를 기반으로 한 생산활동에 일종의 계획적 요소가 포괄적으로 도입되므로 이는 거대한 행정비용과 계획경제 특유의 비효율성을 낳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토지의 국유화는 안된다. 어떻게 토지의 준 사회화를 이룰 것인가?

방법은 간단하다.

일정한 규모나 가격을 넘기는(아마도 10억 정도) 모든 토지에서 발생되는 지대의 90%를 국가가 세금으로 걷는 것이다. 만약 덕수가 거대한 토지 소유자이고, 그 토지 위에서 다른 사람이 생산활동을 하게끔 하는데에서 한 달에 6천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면, 그 소득 중에서 90%를 국가가 세금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만약에 토지 소유자가 그 위에서 직접 생산을 하고 있다면 어떠한가? 그 경우에도 토지사용으로 인한 세금은 동일하게 걷혀져야만 한다. 즉, 그 토지에 대한 시장의 지대가격의 90%를 계산해서 걷는 것이다. (다만, 그 토지가 형식적인 소유권은 개인에게 가 있다 하더라도, 그 개인이 그것을 빚을 내어서 산 것이면, 이 경우에는 소유주를 돈을 빌린 사람으로 보아서, 그 이자분에서 걷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사실상 보유세를 통해서 달성된다.

농지는 제외된다. 소작제 금지라는 헌법의 이념은 유지될 필요가 있으며, 농지의 독점이 가져오는 폐해는 우리사회에서 없다고 볼 수 있다. 즉, 농지에서 토지 그 자체 때문에 발생되는 지대는 매우 미미하다.

주거지의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도를 넘는 주거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토지의 공적 개념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기준치 이상의 주거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계속 그 주거지에 대한 지대세금을 내던가, 아니면 땅을 팔아 실제로 주거지가 절실히 요구되는 사람에게 토지라는 재화가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효과는 무엇이 될 것인가?

산업사회에서 지대가 높은 이유는, 그곳에 생산시설이 들어서고 정보와 노동과 산업기술의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토지 소유자의 잘잘못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대에 세금을 매긴다고 해서, 땅의 사용과 연결된 효율성이 떨어질 리가 없다. 10%의 유인이 남아 있으므로 토지 소유자는 그 토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쓸 사람에게 그 토지를 넘길 것이다. 토지 위의 생산활동은 지대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다. 세금은 지대에 부과되는 것이다.

그리고 토지가 내는 미래수익이 떨어졌으므로 땅의 가격 자체가 떨어질 것이다. 땅의 가격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은, 일정한 자본금액에서 땅에다 투자하는 비율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하므로 생산비용의 절감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토지를 임대하여 생산활동을 하든, 토지를 직접 사서 생산활동을 하던 아무런 차이가 없다.

또한 토지의 가격이 많이 올라봤자, 그 차액의 10%만을 수취하게 되므로 땅 투기가 사라질 것이다. 투기로서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땅 투기에 몰리던 자본은 생산적 산업분야에 투자되게 될 것이므로 그만큼의 추가자본 공급 효과가 나타난다.

국가의 세금 수입이 많이 늘어나므로, 국가는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에 대해서 세금을 낮출 수가 있게 된다. 그리고 국가는 이러한 세금 수입을 가지고 사회화된 기금을 만들어서 여러가지 사업을 벌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가 이러한 세금 수입을 바탕으로 지대에 대한 보조를 해주는 것이다. 즉,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월세금에 대한 많은 보조를 해 주는 것이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월세에 대하여 국가가 보조를 해주고 있다. 월세를 사는 사람은, 주인에게는 보조금을 제외한 임대료만을 지불하고, 주인은 국가에게서 보조금을 받는다. 따라서 국가는 토지소유자나 건물소유자의 임대소득을 모두 파악할 수 있게 되며, 탈세는 원천봉쇄된다.

이렇게 되면, 토지로 인해 소수가 이득을 봄도 없고, 또한 소득이 낮은 사람도 주거권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획득할 수 있게 되므로 ‘준사회화’라고 이야기할만 하다.

토지소유자들은, 이러한 법안이 실시될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토지를 해외로 도피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자본을 준사회화하는 것과는 달리, 점진적으로 시행한다고 해도 경제가 침체된다든지, 토지가 철수한다든지 하는 부작용이 생기지 않고도 법안을 실행시킬 수 있다.

농지라든가, 조그만 주택지 토지, 또는 변두리의 가격이 낮은 땅은 모두 제외가 되므로, 이 법안이 해당되는 국민의 수는 5% 정도가 채 되지 않을 것이다.

토지는 비싼 상품, 투기의 대상이 되는 상품, 담보로 잡히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그야말로 필요한 사람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자연물로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더 심화학습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토지경제학, 이정전, 박영사> <진보와 빈곤, 헨리 조지, 비봉출판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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