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및논급]감정자본주의, 사랑은왜아픈가

 

[발췌및논급]감정자본주의, 사랑은왜아픈가.hwp

 

 에바 일루즈 저, 김정아 역, <감정자본주의>, 돌베개, 2010

1. 감정자본주의 p.45

"다시 말해 심리학 담론은 “평등”과 “공조”라는 두 가지 핵심적인 문화 모티브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사회성과 정서성을 엔지니어링했다.(관계 속에 있는 사람들은 평등하다고 간주되었으며, 관계의 목적은 노동 효율성을 위한 공조였다.) 평등과 공조라는 이중적 가정이 직장 내 처신을 새롭게 규제하게 되었지만, 이런 규제들을 “허위의식”, “감시”, “이데올로기”와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평등’과 ‘소통’ 이라는 보다 온건하고 협력의 여지를 강조하는 이들 언어의 사용과 그로부터 비롯된 태도는 실제의 타협 불가능한 계급갈등의 진면목을 단순히 가리는 기만이 아니라, 계급갈등의 양상 자체를 훨씬 더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2. 감정자본주의 p.138

"여기서 놀랄만한 점은, 이 남자가 아내에게 버림받았다는 고통을 합리화해주고 정리해중 설명 틀을 고안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 남자는 아내가 떠났다는 것을 설명 불가능한 충격으로 경험했고 그 충격은 의미있게 포장되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더욱 강력하고 고통스러웠다."

3. 감정자본주의 p.139

"곧 치료학 모델을 '쓸모'는 개체를 개체가 작동하는 배경인 제도들과 화해시킬 테크놀로지를 제공함으로써 상궤를 벗어난 일대기를 구조화 할 수 있다는 것, 근대적인 일대기의 본질적 특징이 된 분열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 실행, 평가, 승인 받는다는 바로 그 사실로 인해서 취약해진 자아의 입지와 안정감을 지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 세넷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우리로 하여금 표류하는 성향을 띠게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의 인생사를 어떻게 조직하느냐의 문제이다."" "

"치료학 모델이 이토록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는 각종 집단들과 제도들의 이익에
봉사하기 때문(일 뿐)이 아니라, 능력있는 자아를 구성하는 문화도식들을 동원함으로써 후기 모더니티의 사회관계들의 무질서한 구조에 질서를 부여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저자의 의도는 다음과 같다. 치료학 및 심리학에서 제공하는 감정의 통약을 위한 기술들이 개인의 감정 상태를 객관화할 수 있는 자전적 내러티브 구축하기를 유도하고 또 가능하게 한다. 감정 상태에 대한 주체의 합리화는 서로 다른 주체들 간의 통약을 가능케 하고 이것은 치료학 심리학 등이 주창하는 자기계발 논리에 충분히 노출되고 또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중산층 계급들에게서 보여진다. 여기에 전통적인 계급구분을 떠나 자기계발 논리가 사회의 전 계층에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경향성은 그 사회 내 통용되는 문화적 코드로서 정식화되고 유포된다. 이로써 특정한 감정 상태에 대한 유사한 대처방식을 공유하는 일군의 문화적 집단이 발생하는데 이들이 속한 공통의 장을 감정 장場(감정 아비투스)로 개념화할 수 있다. 이 장(場)에 속하게 될 사람들을 묶어주는 공통기준으로서의 일군의 감정상태에 대한 유형은 감정의 비 정상 상태에 대한 병리적 규정을 토대로 정상상태를 정의하는 negative 방식으로 목록화된다. 가령 건강한 심리 상태는 그 자체로 정의되지 않고, '신경증이 없는', '강박증이 없는', 식으로 묘사된다. 이 목록은 끊임없이 감정적 심리적 비 정상 상태를 규정하는 심리학, 치료학 등에 의해 확대된다.
 
이러한 감정 장의 기능은 그것이 무질서한 감정적 충격에 주체가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는 점에 있다. 이것이 기만적인 ‘내러티브 구성하기’가 단순한 허위에 그치지 않는 이유이며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유이다.]]

 

에바 일루즈 저, 김희상 역, <<사랑은 왜 아픈가>>, 돌베개, 2013

1. 사랑은 왜 아픈가 p.82

"…곧 의무감을 발산하는 핵으로서의 자아와 아무런 관련을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도덕적이다."

[[이러한 (아마르티야 센의)견해가 칸트의 의무개념을 겨냥하고 있다면, 그것은 칸트에 대한 오독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무의 객관성은 주관적 보편성을 토대로 현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서 이야기하는 '자아'(심리적 자아)를 가능케 하는 조건으로서의 형이상학적 자아를 의미하는 이성적 능력 자체의 자율성은 의무를 통해서만 그 실천적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도덕적 의무는 자아의 핵심과 관련을 갖게 된다.]]

2. 사랑은 왜 아픈가 p.165

"이로써 낭만적 욕구의 본성은 가치 측정의 방식이랄 수 있는 희귀함이 드러내는 역동성과 밀접하게 맞물린다는 의미에서 경제적이 되었다."

[[낭만적 사랑이 사회성원들 사이에서 분배되고 실현되는 방식 자체가 경제적 수요공급의 원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묻고 있다.]]

3. 사랑은 왜 아픈가 p.209

"자유는 추상적 가치가 아니라 제도로 자리잡은 문화적 현실이다. 자유는 의지와 선택, 욕구 그리고 감정을 빚어내는 구체적 가치다. 의지는 주관과 객관의 강제라는 구조로 형성된다. 이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강제는 바로 선택의 자유다."


p.212

"그러나 나는 자유를 제도로 자리잡게 만든 조건이야말로 인격의 핵심개념인 의지를 뒤흔들어 변화시킨 주범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자 한다. 자유로 말미암아 선택의 생태와 아키텍처가 바뀌어버림으로써 자율과 자유와 이성의 바탕인 의지가 실종되는 안타까운 결과가 빚어지고 말았다."

p.405

"상상력은 사회가 제도화한 것이다. 다시 말해 상상력은 인쇄와 시각영상이라는 형식으로 특별한 문화장르와 기술의 자극을 거쳐 유포된다."

p.422

"상상력은 경험의 특정 형식과 형태만 미리 앞당긴다. 이로써 상상력은 우리가 실제로 하는 경험의 다른 측면은 주목하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그러니까 실망은 앞당긴 형식(미학적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형식)을 현실에서 재발견하지 못하는 무능함이거나, 그 형식을 실생활에서 계속 이끌고 가지 못하는 어려움이다."

[[낭만적 사랑에 대한 상상의 내용은 제도적으로 사회 내 성원들에게 유포되어 있다. "합리화된 일상"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의 탈출구조차 이미 제도화된 조건으로 개인에게 제공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마리는 또한 상상력이다. 일루즈는 제도화된 상상력을 염려하지만 개인이 특정한 제도적 배경 하에서 그것에 영향을 받는 것이 불가피한 생활상의 조건이듯이, 그 안에서 생겨나고 실현되는 다양한 가능성-제도로서 고착된 특정 형식의 구조들이 미처 예비하지 못한, 그래서 구조에 충격을 가해 구조적 형식 자체의 변화를 야기하는- 들이 개인적 생활수준에서 발생하다. 상상하는 것 자체의 필연성은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인 한 회피 불가능한 조건이며, 일루즈의 진단대로 '상상하는 방식'의 현대적 특성이 문제될 뿐이라면, 해결책은 보다 올바른 방식의 상상하기에 놓여있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분명한 외관을 뒤집어 쓴 채로 제공되는 현대의 판타지는 그러한 상상을 가능케 한 일상의 제도적 기술적 조건(개인의 '자유'와 '자아성취'의 모델을 제공하는 일련의 패턴화된 서사 및 그것을 뒷받침하는 심리학의 대중적 인기, 감관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는 기술 등)들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과거의 목가적이고 불분명한 판타지/가상 도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방법은 오히려 더욱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가능한 모든 가능성에 대하여 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상상력을 밀고 가는 것이다. 낭만적일 수밖에 없는 상상 그 자체를 건조하게 만들 그 순간까지, 허구적 희원에 가득 찬 앞으로의 그 순간이 어쩌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순간으로 스스로에게 닥쳐올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거나, 아니면 희망, 혹은 절망과 같은 극적인 순간이 아니라 덤덤하게 찾아와 덤덤히 스쳐 보내는 그런 순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상상해야 한다. 모든 가능한 상상의 집합을 완성해도 여전히 현실은 상상을 압도한다. 이 때 현실은 물론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 실망에는 그토록 철저히 상상했음에도 미치지 못한 실제 세계의 거대하고 복잡한 모습에 대한 외경과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의외성에 대한 기꺼움이 동반된다. 오직 극단적인 상상의 관념만이 '지금 여기'를 넘어설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심지어는 그런 상상의 재료와 방식으로 주어지는 조건으로서의 패턴화된 제도들마저도 부정할 수 있는.// 추기. 이러한 상상력의 발휘는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들을 무한히 상연하는 관념의 유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상상은 언제나 실천적인 결단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이 때문에 더 이상의 가능성의 검토를 중지하고(즉 아직 상상하지 못한 많은 가능성들의 가치에 대한 미련을 단호히 끊어버리고)실제로 몸을 움직여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만 한다.]]

3. 사랑은 왜 아픈가 p.224

"현대에 들어와서 일어난 근본적 변화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 자존감은 사회관계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로 얻어진다는 사실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사회의 상호작용,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을 사회관계 안에서 드러내는 행위방식이야말로 자아가 자존감과 가치를 얻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이는 곧 자아가 다른사람들 그리고 그들과의 상호작용에 의존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 현대 후기에 들어와 우리가 자존감이라고 부르는 것의 상당부분은 자아가 스스로 책임지고 이뤄내야 하는 일이 되었다."

p.253
"낭만적 아픔에서 진정 현대적인 점은 사랑의 상대를 복잡한 방식으로 자아의 가치와 자존감과 얽어매면서 그 아픔을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자아의 특징으로 만들어 버린 정황에 있다. 그 결과 상대의 변심은 자아를 속절없이 무너뜨린다. 자아의 존재적 불안감과 상호인정의 욕구는 이를 관리해줄 문화적 정신적 체계가 없다는 사정으로 말미암아 더욱 첨예해졌다."

[[현대인이 겪는 불안이 자존감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됐던 기존에 작동했던 정신적 문화적 체계의 소실에 의해 더욱 강화되었다는 점이 현대의 특징이라면, 곧 현대인의 불안은(그렇게 생각하도록 강제되듯이) 그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그 개인의 책임영역으로 몰아가게끔 한 사회적 제도의 작용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즉, 나의 불안과 방황은 오롯한 나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나 정반대로 위와 같은 사실은 다음의 난점을 시사한다. 나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는 일이 스스로의 변화만으로는 불가능하고, 거기에 덧붙여 자신을 둘러싼 사회제도 자체를 변경하고 수정하는 과업이 뒤따라야만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작업이 의식적으로 일관성있게 수행되기 위하여 필요한 자원과 조건들을 고려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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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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