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하는 사람의 SNS 사용>

 

탐구하는 사람은 SNS를 왜하는가?

 

SNS의 장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방송에서 다루지 않는 중요한 이슈에 대한 사실 정보의 공유가 있다. 신문을 받아보지 않는다면 신문기사는 일부러 찾아 읽지 않으면, 포털의 대문에 뜬 몇가지 선정적인 기사만 읽게 된다. SNS는 팔로잉을 하고 있는 사람이 찾아준 중요한 기사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이 기사에 대해 더 정확한 논평을 하는 경우가 있다.

 

둘째, 사회적 이슈에 대한 사실 정보를 지득하는 것에 거치지 않고, 그것을 함께 이슈화시키는 네트워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한 실천적 측면은 모금에 기부하거나, 일일호프나 일일식당에 가서 먹건, 집회에 참석하는 등의 SNS 바깥의 행동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보는 블로그나 홈페이지라도 하여도 부러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평소에 지지하는 단체나 사람의 어떤 공적 의제와 관련된 행동을 SNS로 받아본다면, 행동으로 연계되기가 쉽다.

 

셋째, 소수이긴 하지만 유익한 글을 쓰거나, 찾아내어 링크하여 소개해주는 사람, 그리고 몰랐던 책들을 알려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통해, 오직 나 자신의 주도로 공부 계획을 잡았다면, 접하지 않았을 지식 분야나 쟁점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넷째, 특히 둘째나 셋째와 관련 교감이 있었던 소수의 사람들에게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을 제안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교분을 쌓을 수 있다. 이후 공부나 활동을 같이 할 발판이 마련된다. 특히 이러한 장점은 종사하는 분야가 다를 때에 두드러진다. 보통 사람들의 삶은 자신의 직업활동을 중심으로 조직되는데, 그래서 만나는 사람도 끼리끼리 만난다. 그러나 때로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을 하는 것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때도 있다. 그런데 SNS에서는 탐색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즉, 저 사람이 고민하고 수행하고 있는 활동이 나와 접점을 갖는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그 사람이 올리는 포스팅을 보면 알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만 사람을 알게 되면 전혀 알 수 없었던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어떤 협업을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자신이 정말로 그 사람도 흥미로워 하고 함께 기여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오프라인 지식 공유의 발판이 된다. 자신이 지성적으로 인정하는 사람이 책을 내거나 논문을 게재하거나 강의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책과 논문을 보거나 강의를 들을 수가 있게 된다. 강의나 세미나를 요청하는 사람도, 평소에 이런저런 분야의 사람들이 이런저런 지식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어, 알음알이의 인맥으로 강의와 세미나를 요청하는 것보다 훨씬 폭넓은 선택지를 갖게 된다.

 

여섯째, 오프라인에서 이미 아는 사람의 사는 소식을 들을 수가 있다. 나이가 들게 되면 각자의 삶은 가정생활과 직장생활로 좁혀지기 마련이다. 각자의 생활이 있으므로 자주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그러다보면 생활상의 정보 업데이트가 잘 되지 않기 마련이다. 생활상의 피상적이고 표면적인 정보라도 업데이트가 잘 되어 있고 SNS를 통해서라도 서로에 대하여 관심을 잃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면, 원래 친했던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가 더 쉽다. 그래서 서로가 만나고 싶을 때 만나는데 더 부담도 없다.

 

이와 같은 이점들이 SNS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이 전적으로 SNS로 생긴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SNS 이후의 세계가 SNS 이전의 세계보다 가치에 기여하는 활동을 훨씬 풍부하게 만들었다고 볼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문적 협업 같은 경우에도, 저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거나, 학회를 검색하여 찾아감으로써 그곳에서 발표를 직접 듣고, 뒤의 식사자리에서 인사하고, 관심 분야를 공유하는 방법이 예전부터 가능했고,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다. 그리고 검색기능을 통해 중요한 논증과 자료들을 잘 보여주는 블로그를 몇 개 즐겨찾기를 해놓고, 그곳에서 질문도 하면서 자료도 얻고, 필요하면 연락을 해서 만나는 것도 예전부터 가능했다.  

 

그래서 실제로 사람들이 SNS를 사용하는 양태를 감안해서 현실을 보게 되면 SNS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두드러진다.

 

첫째, 거의 대부분의 SNS의 글들은 읽어도 재미도 없고, 감흥도 없고, 정보도 없으며, 새로운 기회와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처음에는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짤막하게 쏟아내는 것,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나름 흥미로우나 3달 정도 하다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주로 타인에 대한 불평과 불만, 비난을 늘어놓는 것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둘째, 사안에 관하여 논증하기보다는 이미 자신의 신념에 확신에 차 동조하는 사람에게만 통하는 어법과 간략한 정보만을 담는 경우가 많다. 인상비평이 주류다. '황당하다', '참을 수 없다', '어떻게 그런 말을', '어이가 없어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식이나, 개념 정의에 의해 결론을 선취하는 식의 야바위 놀음이 인기를 끈다. 어떤 사안에 대해 SNS에서 한참 논의되고 있어도 그 전모를 파악하지 못한다. 차라리 그에 대하여 심층 기사를 찾아보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다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가 있어 그 가치에 맞게 사안들의 정보를 극히 일부만 집어서 왜곡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실과 견해는 구분되지 않고, 사실은 견해에 맞춰 왜곡된다. 따라서 사안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답답함만 낳고,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으로서는 논거 없이 자신을 모독하고 배척하는 말들만 접하게 될 뿐이다.

 

셋째, SNS 자체에서만 오가는 상호작용은 깊이가 없으며 오프라인에서의 직접적인 교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언제든 사라지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의 상호작용으로 보완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상호작용은 서로에게 선이 되는 교우로 이어지지 않는다.

 

넷째, SNS는 실제로는 세상에 대해 발언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형식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일기장과 비슷하게 쓰게 된다. 그리하여 자신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쓰거나 즉각적인 소감을 쓰게 되면 이것이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사실 그러한 감정의 토로나 감상의 기록은 자신의 일기장에 하거나 아주 친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될 것이다. 이렇게 다른 통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시하는 바람에,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실제 삶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가져온다.  

 

다섯째, SNS에서는 진지한 논증을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물론 글을 길게 써서 게재하거나 링크를 걸면 되겠지만, 사실 전자기기의 화면으로 그러한 긴 글을 읽는 것은 대단히 힘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지 않은 젊은이들은, SNS와 인터넷을 통해서만 세상에 대한 판단 자료들을 모으려는 습성이 생기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의 정신의 기초를 이루는 것은, '훑기'의 방식으로 자신의 이미 있던 편향에 맞추어 조립된 자료들이지, 진지한 '읽기'의 방식으로 근원적으로 비판하는 사고를 통해 재구성된 자료가 아니다.

 

여섯째, SNS에서도 비판이 오고갈 수 있지만, 그 비판은 대단히 인격적인 것으로 변한다. 즉 주장자와 주장내용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이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주장자도, 비판자도, 주장내용과 인격을 분리시키기가 어렵다. 그래서 지지자들을 동원하거나, 말꼬투리를 잡아 조롱하거나, 억지 주장을 펼치거나, 막연히 공부를 하라는 식으로 깔아뭉개는, 논증대화와는 거리가 먼 전략들이 사용된다. 물론 논쟁 당사자들이 서로의 주장을 납득하지 못하는 일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오프라인상의 진지한 논쟁 중 일부는, 그 논쟁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기 주장을 선명하고 정교하게 드러내는 일 이상은 하지 않았더라도 그 논쟁사를 보는 사람에게 배울 것을 남긴다. 예를 들어 논자들의 개인적 특질이 강하게 투영되는 논쟁이라 할지라도, 에드먼드 버크와 메리 울스톤크래프트의 논쟁, 밀과 제임스 피츠제임스 스티븐(James Fitzjames Stephen)의 논쟁, 하트(Hart)와 풀러(Fuller)의 논쟁, 하트(Hart)와 데블린(Devlin)의 논쟁, 하트(의 제자들)와 드워킨의 논쟁, 롤즈와 하버마스의 논쟁 등은 거기서 무언가 중요한 것을 뽑아낼 수 있다. 반면에 휘발성이 강하고 원체가 읽기와 거리가 먼 훑기가 중심이 되는 SNS에서는 논쟁을 살펴보는 제3의 청중에게 무언가를 남길 수가 없다.

 

결국 SNS에 몰입하여 SNS를 할 것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말도 무리는 아닐 수 있다. 연구결과는 SNS에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오프라인상의 가족 간의 유대와 친구와의 친교를 희생케 하고, 행복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집중력을 현저히 저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에 첨단 물리학 연구에서 커다란 성과를 낸 대학원생 한 명은 자신은 SNS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다. 그리고 진지한 학자들 중에 SNS에 상주하다시피 하는 사람은 소수다. 노벨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같은 이 역시 자신이 블로그에 쓴 글을 링크시켜 일반인들에게 보다 쉽게 읽을 기회를 뿐, SNS에서 뭔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사실 중요한 일들은 거의 모두가 SNS 바깥에서 이루어지고, 읽을 만한 것들은 거의 모두가 SNS 바깥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SNS는 오로지 SNS 바깥의 활동과 연결됨으로써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최근 페이스북의 부사장이었던 사람이 자신이 이러한 네트워크 속으로 사람들을 지나치게 많이 끌어들인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하였다. 그 후회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장점만을 가려 취하는 사용양식이 아니라, 오히려 SNS 자체에 휘둘려서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사용양식을 취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SNS 자체를 몰입할 중요한 생활 공간 그 자체로 보게 되면 단점을 거르고 장점만 취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SNS를 철저히 도구적으로 대하는 것이 나은 것이다. 즉, 위에서 말한 장점만을 취하는 도구 말이다. 사실 정보를 공유하고, 공공적 활동의 네트워크 역할을 유지하며, 좋은 글들을 소개하고, 좋은 책을 소개하며, 서로에게 선이 되는 협업을 제안하고 지식 공유의 발판으로 삼고 이미 알던 사람과의 친교를 계속 유지하는 수단으로 말이다.

 

그러려면 자기 자신의 SNS 활동은 이런 단점들을 확산시키지 않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 주되게는 다른 이들에게 도움 되는 정보만을 쓰고, 되도록이면 충실하게 블로그에 글을 써서 링크시키는 방식을 택한다. 단순히 사안에 대한 감상이나 소감을 말하는 짧은 인상비평식 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자기 삶에 무슨 사건과 변화가 일어났는지 정보 업데이트조차 안 되는 넋두리 식 글을 스스로 쓰지 않는다. 팔로잉 할 대상도 이러한 규칙을 대략 지키는 사람들에 한정한다. 즉, SNS '바깥으로' 다시 말해 애착과 연대의 형성, 아름다움과 진리의 공유, 쾌락의 증가와 고통의 감소, 정치적 책임의 수행이라는 사이버 네트워크 바깥의 활동과 연결된 양식으로 자신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용양식을 철저히 제한하고, SNS상에서 친교를 맺는 대상을 주의깊게 제한하면, 아마도 자신의 생활공간에 갇혀서 계획한 정보만을 접하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 즉, 뜻밖에 자신의 인생을 가치의 방향으로 인도하는 좋은 기회를 만나 새로운 수행행위를 할 수도 있으며, 앎 없는 확신의 상태를 깨달을 수 있는 지식의 세계에 들어가는 계기를 접할 수도 있는 것이다. <끝>

 

 

 

 

Posted by 시민교육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2017.12.29 11:3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적확한 포착이십니다. 특히 트위터는 SNS 고유의 단점들이 크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근거가 대충 생략된 비난과 조롱이, RT를 많이 받고 일상에 분수처럼 쏟아지게 되는데, 그것만으로도 이미 정신적으로 크게 고통스럽게 됩니다. 울화통과 불평으로 머리를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그 중에는 중요한 지적을 하는 글도 있겠지만 그것이 다수라고 볼 이유는 없습니다. 설령 중요한 지적을 담은 글이라도 SNS 특유의 방식으로 양념된 단문을 하루에 몇번이나 볼 필요는 없습니다.
  2. soo
    2018.01.02 14:51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신년을맞아 몇가지 계획을 세웠는데 그중하나가 스마트폰 중독 고치기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정말 필요한 글이네요. 변호사님 새해에도 왕성한 활동 기대할게요. 올한해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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