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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오디션 방송 형식과 IT 산업 발전의 결합으로 현실화되는 새로운 상품 소비에 관하여(201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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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오디션 방송 형식과 IT 산업 발전의 결합으로 현실화되는 새로운 상품 소비에 관하여

 

도운영

 

 

 

 

서론 -------------------------------------------------------------------- 2

 

 

1절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연출적 진실의 의미 ------ 2

 

 

2IT 산업 발전 -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된 인간 삶 -------------- 9

 

 

3절 삶 전체와 상품으로서의 연출적 진실 --------------------------- 13

 

 

4절 맺음말 ------------------------------------------------------------- 15

 

 

참고문헌 ---------------------------------------------------------------- 17

서론

 

이 글의 목적은 크게 현대 한국사회에서 발견되는 두 가지 징후적인 국면들 각각에 대해 살펴보고, 그것들이 어떻게 신자유주의적 배경 위에서 결합될 수 있는지를 가설적으로 검토하는 것에 있다.

 

우선, 1절에서 오디션 형식의 방송프로그램들에서 발견되는 스타에 대한 통속적 이해의 변화로부터 연출적 진실의 지평이 어떻게 상업적으로 이용되는지를 밝힐 것이다. 2절에서는 현대 IT 산업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Cloud ComputingSNS(Social Networking Service) 개념에 관하여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 둘의 결합이 각 개인의 일상생활 전체를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시킨다는 점을 지적할 것이다. 이후 3절에서 1절 과 2절에서 다룬 사항들이 결합되어, 삶의 이야기 자체를 상품화하는 경향성이 예능 방송 부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각 개인의 삶 전체 영역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논할 것이며, 4절에서 문제 사안의 해결방안을 간략하게 짚어보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 할 것이다.

 

1절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연출적 진실의 의미

 

2009년 하반기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한국 예능 방송 프로그램 부문에서, 소위 리얼리티 서바이벌 오디션을 표방하는 예능 방송프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형식의 예능 방송은 이전의 스타 중심적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일반 시청자의 참여(일반인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의 역할과 위상을 갖거나, 방송진행에 필수적인 심사위원으로서 참여한다)를 방송의 중핵으로 삼는다. 위와 같은 예능 방송의 형식적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을 반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 일반이 예능 방송을 향유하는 기능적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한다.

 

방송문화 영역에서의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듯, ‘스타라는 상징에 대한 통속적 이해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이른 바 기획사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보컬, 댄스, 연기 등의 트레이너)들에게 오랜 기간 훈련받고 대중 앞에 데뷔하는 기획사 스타 / 연예 자본과 무관하게 하고 싶은 대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다 보니 어느새 스타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식의 고전적 스타라는 구도 자체가 더 이상 스타를 설명하는데 적합하지 않게 되는 제반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국면에서 미디어의 연출이 갖는 함의 역시 본질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 의미에 대하여 분석을 시도할 가치가 있다.

 

 

 

1) 스타에 대한 통속적 이해의 변화

 

예능 방송 위대한 탄생의 경우, 방송 시즌 중반에 이르러 살아남은 참가자와, 여태까지 그들을 평가해왔던 심사위원들을 멘토 - 멘티관계로 묶어버린 것이 특기할 만한 점이다. 멘토제도를 도입한 이후 참가자들에 대한 평가 방식도 변화했는데, 심사위원의 점수에 더하여 일반 시청자의 문자 투표 점수가 참가자들의 당락을 결정짓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각 멘토와 멘티만의 독특한 훈련방식과 이야기들이 방송 내용의 중핵을 구성하고, 이로써 멘토들은 참가자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심사위원인 동시에, 그들 자신이 시청자들에게 평가받는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멘토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오가 그들이 지도하는 멘티들에 대한 문자 투표에도 영향을 미쳤고, 멘티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그들 자신의 선배로서의 역량과 자질이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들에게 자주 회자될 만큼 프로그램의 중심적 요소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새로운 형식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일반 시청자들이 스타 만들기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기획사 스타와 고전적 스타의 구도에서 어느 쪽이든 스타는 언제나 일반 대중의 삶과는 관계없이 어느 순간 대중의 눈앞에 갑자기 나타나는 존재였다. 그들이 보통의 사람에서 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은 대중 일반에게 공개된 적이 없었다. 그들은 기획사에서 몇 년에 걸쳐 연습을 한 다음 계획된 날짜에 맞춰 기획사의 지원전략 아래 데뷔하거나, 각 지역의 길거리 공연이나 라이브까페, 클럽 등을 전전 하면서 혹은 언더나 인디 씬에서 조금씩 인지도를 쌓아나가며 대중 일반에 노출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들이 이후에도 계속해서 스타로 남을 수 있을지의 여부는 여전히 대중 일반에게 달린 것이지만, 어쨌든 그들은 스타로서 등장하며, 거기에 대중 일반이 개입할 수 있는 방도는 없었다.

 

그런데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이미 그 방송의 컨셉 자체가 순전한(노래를 잘 부르거나 춤을 잘 추는) 일반인이 일련의 연속되는 오디션을 통해 스타가 되는 것이다. 그들의 오디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시청자의 문자 투표이다. 기획사나, 스타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대중 일반의 선택이 그들이 스타가 되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강력하게 주관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예능 방송의 출연자가 연예인이 아니라, 즉 스타가 아니라 일반인이라는 점, 그들이 스타가 되는 과정 자체가 방송의 주요 내용이라는 점, 그들을 스타로 만드는 것이 다름 아닌 각각의 일반 대중들이라는 점 등의 요인들이 결합하여, 그 방송이 더 이상 단순히 꾸며진 희극이 아니라, 사람들 삶의 현실적인 권역으로 침습해 들어오는 리얼한현실로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이전의 예능 방송들은 연예계와 관계없는 직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일상적 삶과 별다른 관계가 없었다. 그것들은 전적으로 연예인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들을 담아낸 프로그램들이었고, 그러한 한에서 그것들은 재미있게 소비되었으며 지루한 일상적 삶에 얼마간의 활력소가 되어줄 수 있었지만, 결코 사람들의 삶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갖지 않았다.

 

위대한 탄생은 전혀 다르다. 그것은 더 이상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 고등학생의 이야기이거나, 노래 잘하는 꼬마 여자아이 혹은 배관 수리공의 이야기이거나, 보컬 트레이너로 여기저기 전전하던 여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신과 똑같은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예능 방송을 통해 소비한다. 연예인의 경우 타인의 관심이 직접적인 수익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그 자신의 사적인 생활 자체가 불특정 다수의 소비대상으로 불가피하게 전환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연예계 이외의 영역에서 종사하는 일반 사람들의 사적인 이야기는 이전에는 결코 대중 일반에게 소비된 적이 없었다. 일반인에 대한 사적인 정보의 대중적인 유통은 강력한 금기사항이었다.

 

의심의 여지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 자체를 하나의 연출된 이야기로서 소비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는 더 이상 손에 잡을 수 없는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다. 고개 한 번 돌리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우리 자신이 얼마든지 새로운 스타가 될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스타의 이야기로서즐길 수 있다.

 

이로써 이전에는 결코 공공대중에게 제공되지 않았고 공개되어서도 안 된다고 여겨졌던, 지극히 사적인 영역의 개인적 이야기들을 방송의 중심서사로 새겨 넣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내밀하고 개인사적인 이야기일수록 더 재미있다. 출연자 자신의 진솔한 모습이 더 극적으로 드러날수록 시청률은 가파르게 상승한다. 바로 이 지점이 의미심장한데,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군상들의 이야기가 방송의 중심내용으로 채택되어 대중 일반에게 전달될 때, 그 이야기 자체는 분명하게 연출되어 있다는 사실이 손쉽게 은폐되곤 한다. 카메라는 마치 참가자들의 기구한 사연과 상처, 열정과 노력을 있는 그대로 담아 그저 보여주기만 하는 것처럼 가장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참가자들이 엮어 나가는 스토리는 어떤 감동적인 드라마를 산출하기 위해 치밀한 기획 하에 세련되게 연출되어야만 한다.

 

평범한 출연자들의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극적으로 연출된 이야기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은, 심사위원이자 멘토인 이은미가 자신의 멘티 네 명에게 과제로 내 주었던 사찰에서 공연하기장면이다. 수십 명의 중들이 절간에 앉아, 동네 아는 누나 같은 네 명의 도전자들의 노래를 듣고 평가한다. 이 장면에 걸려있는 바가 무엇인가? 이은미 본인이 고전적 스타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그녀는 그녀 자신이 걸어왔던 가수로서의 경험(가령 길거리나 까페, 노인정 등, 예측하지 못했던 곳에서 셀 수 없이 공연해왔을 그녀 자신의 경험)과 유사한 체험을 멘티들에게 제공하려 한다. 그럼으로써 그녀 자신이 얻을 수 있었던 어떤 깨달음이나 성취를 그녀의 제자들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사 체험으로 인한 결과가 과연 이은미의 애초 의도에 부합하는가?

 

그러한 체험들이 아무리 외형적으로 고전적 스타들의 자양분이 되었던 다종다양한 경험들과 닮아있더라도, 멘티들에게 있어서는 이미 주어진 하나의 시험에 불과하다. 그들은 아마 색다른 경험을 통해 무언가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깨달음을 얻으리라는 사실 자체를, 성장하리라는 것 자체를 이미 알고 있다. 여기에 사건의 우연성은 자리 잡지 못한다. 멘티들은 이러한 모든 상황 자체가 하나의 연출된 연극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의식할 수밖에 없다.

 

고전적 스타들이 마주했던 경험들은 결코 연출된 적이 없다. 그러한 사건들이 어떤 국면으로 전개될 지, 그 안에서 자신이 맡게 될 역할은 무엇일지, 그 사건으로 인하여 향후 자신의 행보가 어떻게 변하게 될 지에 대해서 이은미도 신승훈도 그 때 그 순간에는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그러한 독특한 가수로서의 체험들은 그들로서는 통제 불가능한 것들이다. 그들이 지금 빛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던 경험과 사건들 중, ‘이걸 하면서 성장해야지하는 식으로 명석 판명한 목적의식 아래 행해진 것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어떤 깨달음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전혀 짐작도 못했던 국면으로부터 느닷없이 발생한다. 그것들은 철저하게 우연적이다. , 그들은 그 때 그 경험 속에서 자신들이 내릴 선택지에 대해 불특정 다수의 시선이 평가하리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행동하지 않았다.

 

반면에 멘티들은 그들이 택할 하나하나의 행동들이 철저하게 대중 일반에게 낱낱이 분석되고 평가될 것을 선명하게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인식 자체가 그들 자신의 행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는 표어 아래, 그들은 마치 관찰되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그저 온 힘을 다해 그들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만 묘사하는 카메라에 의해 충분히 가공되고 연출된다. 이제 스타에 대한 기존의 통속적인 이해방식이 어떻게 새롭게 변모하는지 정식화할 수 있다.

 

고전적 스타들은 실존적으로 대단히 심한 압력을 견뎌왔고(가령 모두가 만류하는 와중에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별다른 직업과 소득 없이 기약 없는 노력을 경주하는), 바로 그 고유한그들 자신만의 비일상적인 사연들 자체가 그들이 진정으로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찬란한 스타임을 보장해준다. 이 고유한 사연들은 각종 트레이닝을 거쳐 세련되게 갈고 닦인 프로 방송인으로서의 기획사 스타와, 고전적 스타를 구별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기준점이다. 바로 이 기준점 자체가 붕괴되어간다. 절에서 노래를 부르는 식의 고전적 스타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전혀 연출되지 않은 것 같은 경험을 출연자에게 강제로 부과한다. 이전에는 기획과 연출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삶의 영역들을 자연스럽고 세련된 연출로 상품화할 수 있는 제반 여건들이 마련된 것이다. 한편, 전통적으로 연예기획사는 방송사의 프로그램 기획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고 방송사 역시 연예기획사에서 방송 출연자를 섭외해왔다. 위대한 탄생은 어떠한가? 방송의 주인공인 출연자들은 연예기획사와는 연이 없던 사람들이다. 스타는 기획사의 연습생들로부터 탄생하지 않는다. 이로써 기획사 스타의 영역도 무너져 내린다.

이제 스타는 기획사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고전적 스타처럼 우연적이고 고유한 자신만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거대 연예/미디어 자본에 의해 고도로 정교하게 준비된 서사 속에서 대중 스스로가 그것을 소비하는 대중 일반에 의해 스타가 된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하게 된 스타라는 상징에 대한 통속적 이해의 새로운 판본이다.

 

2) 경쟁 형식

 

오디션 방송 연출의 필연적인 귀결, 경쟁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삶의 영역을 소비할 수 있는 것으로, 그리고 소비할 만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점이 새로운 방송 형식을 통해 우리가 마주한 핵심적인 국면이다. 예능 방송은 더 이상 연예인들만의 광대놀음이 아니다. 그런 것들은 질린다. 이제 예능은 감동적으로 편집된 내 이웃의 이야기이고, 나 자신의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들은 나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그래서 더 공감이 가며, 그래서 훨씬 더 자극적이다’.

 

그런데 외적으로 특출하지 않고, 실제로 지닌 재능이나 역량 자체도 기라성 같은 스타 혹은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예비 스타들에 비해 비하면 아직 모자란 것이 일반인 출연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획과 연출이 중요해진다. 일반인 출연자들의 진실한 내면적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산출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그래서 도입되는 가장 효과적인 기획의 핵심 키워드는 경쟁이다.

 

경쟁 구도는 필연적으로 거기에 참여하는 이들에 대한 평가를 전제한다. 이 때문에 출연자들은 철저하게 관찰되고 분석 당하고 평가 받는다. 주목해야 할 것은 평가 받는 대상이 그들의 노래나 춤 실력이 아니라, 그것을 포괄하는 그들의 이야기 자체라는 점이다. 어느 출연자의 이야기가 더 감동적인가? 평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얼마나 화제가 되는가?’이다. 다시 말해서 출연자들에 대한 자극적인 이야기일수록, 내밀한 고백 이야기일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한다. 이 때문에 조선족 나이트클럽 가수 출신의 백청강은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그의 과거 활동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 음악 등이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다. 한국에서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라는 그의 한 마디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적으로 울려 퍼졌다. 한편으로 과거의 사기 행각이 드러나 수많은 안티가 생긴 참가자 역시 존재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안티세력이 그 참가자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했고,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극대화하는데 기여했으며, 극적인 이야기에 대한 관심들은 시청률로 전환되어 방송이 목적한 이윤을 산출한다.

 

이러한 경쟁구도는 심지어, 스타 중의 스타들에게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7인의 유명한 실력파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고, 2번에 걸친 경연에서 청중평가단 500명에게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가수가 퇴출된다. 경연을 펼치는 가수들은 각각 상이한 장르영역에서 독자적인 예술적 경지를 개척한 이른바, 일률적으로 순위 매길 수 없는 대가大家인 것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 이들은 1위부터 7위까지의 순위 꼬리표를 받는다. 청중도 가수들 본인도 누군가 7위를 했다고 하여 그가 못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가수들은 7위로 탈락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며, 청중 역시 자신이 뽑은 가수가 7위가 되었을 때 심하게 분노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동일차원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줄 세우기가 불가능한 가치를 강제적으로 서열화 했을 때 생겨나는 저항 혹은 잡음 같은 것이다. ‘나는 가수다.’는 동일한 지평에서 감정 평가될 수 없는 상이한 질의 가치들을 편의 및 실용성에 근거하여 단일한 가치 차원으로 환원시켜온 역사적 관행의 최신 판본이다. 지나온 역사를 돌이켜 볼 때 그 단일 가치 지평의 최종 목적지는 이윤이며 나는 가수다역시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 이후 최소한 가요계에는 성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제 경쟁은 칭송된다. 대체 어디서 이 정도 되는 가수들이 이런 긴장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준비한 무대를 만날 수 있단 말인가? ‘경쟁이 인간을 빛나게 한다.’ 따위의 논변들이 부상한다. 이러한 논변들은 일정 정도 진실미를 갖기에 뼈아프다. “나는 가수다의 출연자들은 오랫동안 맛보지 못했던 공연의 긴장감과 더불어 신인 때의 마음가짐을 되찾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경쟁을 통해 더욱 더 발전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 중에 7위를 했던 이가, 실제로 탈락하여 방송에서 하차했던 이가 맛보았을 굴욕감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 굴욕감이 사실은 부당한 것이라는 점 역시 엄정한 진실미를 갖기 때문이다.

 

3) 연출된 양가적 진실

 

첫째,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내밀한 사적 이야기가 미디어를 통해 공공 대중에게 완전하게 전유 당하고 소비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성에 대해 강조해야만 한다. 이는 단순한 사생활 침해의 차원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미디어가 각 개인의 사적인 정보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우리 자신이 자발적으로 포장해서 대중에게 표현할 것을 강요 받는 방식에 의해, 각자의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사적인 삶의 서사들이 남김없이 타인의 오락거리로 소비될 수 있는 출구가 마련되었다는 것에 우리가 마주친 위기의 핵심이 놓여있다.

 

둘째, 일반인이 방송에 출연하여 부과되는 과제를 진실성 있는 태도로 수행해나가는 일련의 스토리는 연출된 것이라고 앞서 지적했다. 그것의 진정한 위험성은 그것들이 진실을 가장한다는 데 놓여있지 않다. 오히려 연출된 상황 속에서도 진실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절간에서 노래 부르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연출의 결과물이라는 진실만큼이나 그들의 열과 성을 다한 노력 역시 진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쟁을 강요하는 프로그램의 형식 상, 출연자들은 당연히 1등을 원한다. 그러나 그들이 승리를 염원하는 마음만큼이나, 같이 캠프에서 고생하며 유대감을 형성한 동료 출연자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역시 진심일 수 있다. 설령 그 자신이 떨어지더라도 진심으로 다음 스테이지로 진출하는 출연자들을 축하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러한 양가적 진실이 산출되는 국면은 그 자체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삶에서 그러한 분열증적 감정에 휩싸이는 순간은 부지기수로 많다. 솔직한 모습을 보인다고 스스로 의식하며 그러한 모습을 연출하는 순간에도, 여전히 진정성은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양가적 진실의 국면이 상품으로서 생산된다는 점은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한다. 이제 양가적 진실의 국면은 연예/미디어 자본의 필요에 따라(한편으로 그것을 소비하는 측의 암묵적인 공모에 따라) 임의적으로 연출·생산될 수 있다. 이러한 상품은 구체적인 현물이 아니라 형체 없는 서사로 등장한다. 또한 노동자가 특정한 장소에서 노동력을 지출함으로써 생산하는 일반적인 상품생산의 방식으로 생산되지도 않는다. 기존의 상품생산 개념에서 노동자는 전인격적인 존재가 아니라, 단지 노동력을 지출하는 기계로 간주된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무의미하고, 중요한 것은 그가 생산에 필요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적 필요를 만족시키는가의 여부에 있다. 이제 사정이 반대로 되어 그 노동자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당사자에게는 예능이 아니라 진지한 삶의 문제인 각자의 삶의 사적인 지평을 인위적으로 편집하여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것을 즐기는 태도가 당연시 될 때, 그 결과는 우리에게 파국적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것은 오디션 출연자들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각각의 대중 일반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로를 통해 오디션 프로에 출연하지도 않고, TV를 잘 보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같은 종류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하여, 지금부터는 한국 IT 부문에서의 급속한 변화 양상에 대해 논할 것이다.

 

2IT 산업 발전 -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된 인간 삶

 

현대 IT 부문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그간 거대 미디어 자본이 독점해왔던, 대중 일반에게 특정한 컨텐츠를 노출시킬 수 있는 창구가 각각의 개인에게 주어지기 시작했다. ‘컨텐츠 생산 - 컨텐츠 배포라는 두 가지 영역 모두 개인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규모의 자본을 요구했으나, 현대에는 IT 부문에서의 혁신에 의해 그 비용이 현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이는 거대 미디어 자본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거대 미디어 자본은 자신의 영역을 새로이 규정하고 그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의 논점은 각 개인에게 주어진, 새로운 마이크로 미디어 주체로서의 위상이다. 이에 대해 논함으로써 1에서 지적한 방송부문에서 두드러지는 사적인 이야기를 상품으로서 소비하는 경향, 어떻게 방송 외 부문에서도 자리 잡게 될 수 있는지 그 가능 조건들을 밝힐 것이다.

 

1) Cloud Computing - 중앙 데이터 센터

 

최근 한국에서도 cloud computing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cloud computing의 기본 개념은 단순하다. 전 세계 사용자 각각에게 산발적으로 배분되어 있는 IT 자원들을 중앙 집중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가령 pc의 하드 디스크에는 그것이 폐기처분될 때까지 사용되지 않는 유휴 저장 공간이 있다. 사용자의 개인 pc에 정보저장매체인 하드 디스크가 내장되어 있고, 그것을 사용자가 관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효율이다. 이제 대규모의 정보저장센터(data center)를 만든다. pc에는 더 이상 하드 디스크가 내장되지 않는다. pc는 데이터 센터로 접속할 수 있는 터미널 단말기의 역할을 할 뿐이며, 사용자가 생산한 모든 정보는 데이터 센터에 집적된다. 정보를 가공하는 툴인 소프트웨어 역시 데이터 센터에서 제공하므로, 굳이 pc에 그것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는 ’, ‘MS엑셀등의 소프트웨어를 데이터 센터에 접속하여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산업혁명 당시 각 공장에서 개별적으로 발전기를 보유하고 있던 단계에서, 중앙 집중적인 대규모 전력 발전소에 전기 생산을 일임하고 요금제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체계로의 이행에 비견할 만한 변화가 IT부문에서 발생한 것이다. 전기부문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요금제를 가능하게 한)전기 사용량의 정확한 측정 기술, 효율적인 전력 송신 기술의 발명 및 규격화된 대규모의 전력망 구축, 대규모의 전력 발전 기술의 현실화 등이 뒷받침해주었기에 가능했다. IT부문에서도, (요금제를 가능하게 한)저장 공간 사용량의 정확한 측정 대규모 데이터의 손실 없는 송수신을 가능하게 한 통신기술 및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각종 유무선 통신망 구축과 터미널 단말기의 대중적 보급 대규모 데이터 센터의 구축 등이 현실화되면서 전기부문과 똑같은 변화가 촉진되고 있다.

 

가령 구글은 자사 소유의 댐을 여럿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모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세계 각 거점에 구축하고 있다. 애플은 i-cloud 데이터 서버에 저장된 정보들을, i-phone, i-pad, i-pod 등의 자사 기기(단말기)로 접속하여 이용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아마존은 기업들이 그 동안 자체적으로 관리 운영 해왔던 서버(데이터가 집적된 중앙 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는 저장 공간을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제 window(운영체제)internet explorer(웹 브라우저)의 경계가 희미해진다. pc의 하드 디스크에 나의 개인정보가 저장되어 있지 않고, 부팅과 동시에 접속되는 웹 공간에서 접근 가능한 데이터 센터에 나의 개인정보가 저장되어 있다. 이로써 각 정보들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공유될 수 있고, 확산될 수 있다.

 

2) Cloud Computing - 유비쿼터스 단말기

 

cloud computing이 대중화되기 위하여 필수적인 조건은, 앞서 언급한 대규모의 데이터 센터에 실시간으로 접속할 수 있는 디지털 단말기의 대중적 보급이다. 현재 가장 유행하는 초보적 단계의 디지털 단말기는 스마트-폰 이다. 이 단말기들은 우선 이동 가능한mobile 디지털 기기의 형상을 띠고 있다. 붙박이 pc의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집 안에서도 방에서 작업하다가 부엌, 거실에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한편으로, 한국의 각 지하철역에는 주변지도와 각종 위치정보(병원, 서점, 식당 등의 위치 정보), 실시간 뉴스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 키보다 약간 큰 디지털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유동 인구가 밀집되는 장소에 웹 망에 접속할 수 있는 붙박이 디지털 단말기들이 자리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끊김 없이 빠르고 손쉽게 웹 망에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들의 보급이 핵심적이다. 단말기는 식당 메뉴판이 될 수도 있고, 가게의 간판이 될 수도 있으며, 지하철의 유리창이 될 수도 있다. 이 정도의 단계에 이르렀을 때, 인류는 유비쿼터스 먼지들로 가득 찬 세계에서 거주하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이 먼지들을 유비쿼터스 단말기(Ubiquitous Terminal : 이하 UT)라고 명명할 것이다.

UT(특히 이동가능한 단말기)은 고도로 복합적인 기능을 가진다. 한 두 개 정도의 모바일 기기로 즉석에서 소리(녹음), 사진, 영상 촬영이 모두 가능해진다. 여기에 단말기로서의 본래 기능인 통신망 접속 기능이 부가되면 가장 초보적인 단계의 UT가 된다. 현재 21C 초 유행하는 스마트-/패드가 이러한 단계에 올라서 있다. 가령 이미 스마트폰은, 녹음, 영상, 사진 자료를 버튼 하나로 편리하게 생성할 수 있으며,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그 자료들을 웹상으로 전송한다.

 

이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함축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실생활들 자체, 즉 특정한 시간과 공간적(지리적) 여건 위에 성립하는 구체적인 생활 상 자체가 디지털(2진수) 데이터로 전환되어 웹 망에 저장될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 되었을 때, 각종 블로그/플릭커(flicker.com)에는 사진 자료로 넘쳐났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었을 때 youtube.com 는 동영상 자료로 범람했다. 그 사진과 영상들의 내용은 우리 자신의 일상적 삶의 단면 그 자체이다. 내가 언제(시간) 어디에서(장소) 무엇을 했는지와 관련한 정보들이 손쉽게 수집되어 반복되는 패턴을 모델링할 수 있고, 지극히 사적인 정보로 구성된 패턴은 웹 너머의 데이터 센터에 고스란히 저장된다.

3) 웹 서비스 - SNS

 

UT와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기반으로 일상생활의 각 단면들이 디지털 정보로 전환되고, 그 정보들을 컨텐츠로서 유통하고 가공하는 웹상의 플랫폼이 SNS이다. 대규모의 데이터 센터와, 거기에 접속할 수 있는 UTcloud computing을 가능하게 하는 물적 기반이라면, 그 기반 위에서 생산될 수 있는 무수한 정보(컨텐츠)들을 특정한 의미체계 속에 구조화 하는 것은 웹 서비스(블로그, 검색포탈, SNS )이다. UT를 통해 디지털 형식으로 생산되는 모든 종류의 정보는 웹 서비스를 매개로 데이터 센터에 저장된다. 웹 서비스는 창고(Data-center)에 쌓인 데이터를 가공하고 공유하고 상품화하는 모든 활동을 주관하는 장소(층위)이다. 그 중에서도 SNS, 특히 facebook을 살펴볼 것이다. 웹 서비스들 가운데 가장 중심에서 나머지 서비스들을 매개하는 동시에, 나머지 영역을 점차로 흡수해가는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게 관찰되는 웹 서비스 영역이 SNS이며 그 중에서도 facebook이 현재 2011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facebook에서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한다. 오프라인 상의 친구 관계를 웹으로 옮겨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학연, 나이, 지역, 관심사 등의 공통점을 토대로 손쉽게 새롭고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사람들은 facebook을 통해 웹상에서 의사소통한다. 지극히 사적인 신변잡기부터, 공적인 이슈에 대한 아젠다 형성까지 개인의 사회적 생활 상 전체가 SNS를 통해 웹상의 정보로 게재된다. 즉 일상적인 삶의 단면들 가운데 대부분이 facebook을 통해 형성된 관계망 속에 디지털 데이터의 형식으로 포섭된다.

 

한편, 이 확장된 관계망은 결코 facebook 이라는 한정된 웹 페이지 상에 폐쇄적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다. 가령 최근에 만들어진 거의 모든 웹 페이지에 퍼져 있는 facebook ‘좋아요(like)’ 버튼은 사용자가 웹 서핑 중에 자취를 남겨놓은 모든 개인적 취향 정보를 사용자의 facebook 계정으로 옮겨 놓는다. facebook은 나머지 웹 영역과 연결될 수 있는 매개고리를 웹의 구석구석까지 퍼뜨려 놓았으며, 그 고리에 걸려든 정보들은 사용자의 관계망 안에서 상호 소통 작용의 소재로 활용된다. , facebookLBS(Local Base Service)를 포함한다. ‘facebook place' 는 내가 어느 장소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 장소는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등의 관련 정보를 지도 위에 표시하여 사용자 계정에 데이터로 저장한다. , 사용자의 지리적 생활 반경이 데이터로 집적되어 다시금 facebook 사용자 계정에 고스란히 저장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용자와 관련한 지리적 정보의 쓰임새는 매우 다양한데, 특히 상업적인 관점에서 가치가 높다. 예를 들어, 기업은 사용자의 지리적 생활 반경과 주된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여 대단히 효과적인 맞춤형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다.

 

이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함축은 다음과 같다. 특정 개인이 영위하는 일상의 지리적, 시간적 생활 패턴과 그 위에서 발생하는 개인사적인 사건 및 사회적 활동에 대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디지털 데이터 형식으로 남김없이 환원된다. 이는 특정 개인의 삶의 작은 데이터 단위로 쪼개고 편집하여, 그것을 실질적으로 소비 가능한 하나의 상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충족되었음을 뜻한다. 지난 삶의 역사적 사건들 하나하나가, 손쉽게 가공할 수 있는 형식으로 남김없이 기록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령 facebook에 내가 특정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올리거나 해당 커피에 대해 좋아요버튼을 많이 클릭했을 때, facebook은 제휴한 해당 커피 기업에게 그 데이터를 노출시켜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할 수 있게끔 한다. 이 예에서 SNS에 기록된 특정 개인의 취향 정보는 특정 기업에게 소비되는 하나의 상품이 된다. 이 단계에서 아직 facebook 사용자는 자신이 기록한 사소한 신변잡기가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고 자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곧 자신의 행위 하나하나가 갖는 경제적 의미를 깨닫고 보다 능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 SNS에 어떤 컨텐츠를 등록할 때, 이미 그것은 타인에게 소비될 수 있는 자산이라는 것을, 오히려 타인에게 소비될 만한 외양을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의식하는 비즈니스적 관점이 개입한다. 스스로의 삶을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할 수 있는 이 거대한 관점 전환이야말로, 이 글에서 겨냥하고자 하는 바이다.

 

IT 기술의 발전으로 cloud computing을 위한 물적 기반이 마련되고, 그러한 기반 위에 SNS와 같은 웹 서비스들이 정보를 가공하고 유통하는 컨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각 개인의 일상생활의 단면들이 낱낱이 기록되고 공유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쉽고 싼 가격에 자신들의 일상적 장면들을 기록할 수 있는 UT 기기를 사용하고 적은 비용으로 웹상에서 그 기록물들을 배포할 수 있는 각 개인 스스로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전에는 결코 소비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즉 경제적 가치를 갖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았고 소비물로서 생산하고자 의도하지도 않았던 일상영역의 고유한 장면 하나하나가 깔끔하게 연출된 유희거리로써 생산되고 소비될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3절 삶 전체와 상품으로서의 연출적 진실

 

1절에서 2011년 한국의 예능 방송 부문에서 두드러지는 오디션 형식의 두 가지 특성을 살펴보았다. 사적인 삶의 이야기 자체가 거대 연예/미디어 자본에 의한 연출로 상품화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대중 일반이 출연자(일반인) 자신의 이야기를 상품화 하는 기획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대중이 대중 자신의 사적인 일상생활 영역을 상품소비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에 점차로 적응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절에서 cloud computing sns의 급속한 발전보급이 각 개인의 사적인 정보를 남김없이 디지털 데이터의 형태로 환원시키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미 관찰되듯이 이는 삶의 단면 하나하나가 소비될 수 있는 상품으로 전환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

 

오늘 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전 세계적 신자유주의화라는 배경 속에서, 1절에서 언급한 거대 연예/미디어 자본에 의한 새로운 유형의 방송 부문 소비 상품으로서의 각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와, 2절에서 지적한 IT부문에서의 삶의 전 방위적 (계량화 가능한)데이터화 라는 두 가지 국면이 파국적으로 결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신자유주의 이론 및 기획은 인간 삶의 전 부문이 상품시장의 영역으로 편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자유주의의 이러한 무제한적인 확장 경향은 IMF 이후 급속히 신자유주의화한 한국 사회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소위 스펙이라고 하는 경력 쌓기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그렇다. 높은 토익 점수나, 외국에서의 언어 연수, 만점에 가까운 학점 등은 더 이상 그것을 확보한 이의 특별함을 보장하지 못한다. 이제 그런 것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갖추고 있는 기본적인 사항으로 취급된다. 누구도 갖지 못한 특별한 경험만이 진정한 스펙으로 이해된다. 가령 0학점을 받은 경험이 있다든지, 학교를 장기간 휴학하고 세계여행을 다녀왔다든지, 벤처 기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어떤 블로거는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 김밥을 좋아하여, 각 편의점 별로 그것들의 맛을 평가하는 글을 꾸준히 블로그에 올렸다. 수백 개의 삼각 김밥 리뷰 글이 쌓이자 그는 파워 블로거가 되었고, 삼각 김밥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받게 되었다. 그 블로거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취미는 곧 경제적 가치로, 즉 자신의 생계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경제적 이익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그들 삶의 진지한 문제였던 활동들은, 이제 경력 쌓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러므로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이 선명하게 의식된 상태에서 수행된다. 이 때문에 각 개인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어떻게 해야 보다 차별화되는 고유한 이야기를 갖출 수 있을까?’ 라는 물음으로 대체한다. 이 때 그 고유한 이야기는 곧 나만의 특별한 경력이자 나의 가치를 보장해주는 신용이고, 그 자체로 경제적 이익을 실현시켜준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들은 그 전체가 계량화 가능하고 손쉽게 유포될 수 있는 형식으로 가공되어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2절에서 IT 부문의 발전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제 인생을 살아가는 삶의 과정 자체가, ‘이 선택이 타인들에게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 것인가?’, ‘그 경험들은 실용적인 관점에서 어떤 가치가 있을 것인가?’, 나아가서는 어떤 경험조차도 실용적일 수 있게끔 만들어야만(연출하고 기획해야만) 한다.’ 라는 강박적 수행으로 가득 채워진다.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동시에 그 근본에서 타인의 시선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이 분열증적 행태는 오디션 방송 형식에서 일반인 출연자가 직면했던 연출적 진실 -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의식하는, 그러므로 타자의 시선에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를 염두에 두면서도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자신의 열정을 분출해야만 하는 - 과 동일한 종류의 것이다.

 

연출적 진실은 앞서 언급했듯이 그 자체만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진실성이 가능한 영토 전체를 이러한 분열증적 국면으로 남김없이 포섭하려는 경향성이 강화되는 것은 치명적으로 문제적이다. 삶의 모든 진정성이 연출적 진실에 의해 채워지는 것. 이러한 경향성은 연출적 진실을 산출하는 국면이, 앞서 지적했듯 자신만의 내밀한 사적 영역조차 소비영역으로 빠르게 편입되어가는 강박적 압력 속에 기입될 때 가속화된다. 방송의 출연자들은 그들 자신의 진실한 의지와 노력을 체현하는 와중에도, 그것이 남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 것인지를, 즉 그것이 어떻게 연출되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각 개인은 개인의 삶 자체가 하나의 소비되는 스토리로 전화해가는 과정 속에서 이러한 연출적 진실성 구도의 강력한 힘에 포획 당한다.

 

더하여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특유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의 경제적 상황, 일자리수를 훨씬 초과하는 대학 졸업자 수, 정체 경제활동인구의 과반을 월등히 초과하는 비정규직 문제들이 겹쳐 이전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장기적인 불경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무수한 산업 예비군을 양산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각자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 자체를 가장 돋보이고 잘 팔리는 것으로 생산해내기를 강요하는 규범적 체계를 내면화하게 된다. , 스스로 내면화한 강압에 의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다양한 질적 가치들을 동일 차원으로 환원시켜 다른 이들과의 무한 경쟁 국면으로 돌입한다. 이 때 경합하는 것들은 각자의 인간적 삶이기 때문에 삶이 끝나지 않는 한 이 경쟁은 끝나는 법이 없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21세기 초 한국 사회에서는 다양한 층위의 질이 복합되어 일률적으로 비교 불가능한 가치들이 단층적인 지평에서 서열화 되어 경제적 이윤으로 환원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그 과정에서 경쟁적으로 상품화되어 소비되는 것의 내용은 자발적인 편집과 연출아래 데이터화 된 우리의 사적인 일상적 삶의 스토리이며, 정보통신 산업 부문의 발전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물질적 기초를 제공한다. 단층적인 서열화로 우열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단순하고 자극적인 만큼이나 쾌락적이지만,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자유는 경제적인 투쟁의 지평만으로 온전히 포섭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경쟁국면이 치명적으로 문제가 된다. 이러한 교착상태는 인간이 스스로를 의식한 순간부터 손에 넣은 온갖 다양한 시점을 종합적으로 동원했을 때 비로소 포착되는 모든 인간적 가치를 폐기하거나, 놀라울 만큼 단조로운 것으로 전락시켜 버린다.

 

 

4절 맺음말

 

지금까지 다룬 문제의 해결이 어려운 것은, 그것이 적당히 이기적이고 이타적인 평균인들의 (단기적으로) 합리적인 경제적 활동에 의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기존 스타의 예능 방송보다 잘 알던 친구가 오디션을 통해 스타가 되어가는 모습이 더 재미있다. 내가 매진하는 특정 활동을 찍어 올려 뜨거운 반응이 이는 것을 보면 재미있다. 이런 경험들은 스펙목록에서 당당히 빛나 면접관 앞에서 어깨를 펼 수 있게 지원해준다. 특정 게시물의 높은 조회수는 구글 애드센스와 결합하여 직접적인 이윤으로 전환된다. , 나만의 고유한 개성을 적극적으로 PR하여 그것이 소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 때 그 경험들은 나의 경제적 필요를 만족시켜주며 그러한 도전 과제 자체가 나에게 흥미로운 자극이고, 그것을 관찰하며 즐기는 소비자에게도 그러하다. 쾌락적이면서도 물질적 생활의 기반으로서 작동하는 경제체계 속에 이미 자연스럽게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여타의 윤리적인 구호나 대안적인 생산소비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비판에 의해 쉽사리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아직 근본적인 해결책의 모델을 구상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간략하게 어떤 대안을 택하더라도 비껴갈 수 없는 지점을 지적하는 것을 글을 마무리할 것이다. 데이터로 집적되어 공유될 수 있는 각자의 삶은 전술한대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그것들은 각인의 제한된 경험적 지평을 순식간에 깨뜨림으로써 보다 다양한 가치들을 인정할 수 있는 계기를 폭발적으로 확대시킨다. 이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수호할 수 있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가령 IT 부문의 발전은 양질의 교육용 자료(세계유명대학의 강의 자료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다.)를 활용하여 초---대학교로 대표되는 공교육제도, 그것과 쌍을 같이 하는 왜곡된 사교육 시장 이외의 새로운 교육의 장을 완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양질의 법학, 정치철학 강의 및 교안을 등록해놓은 시민교육센터는 저비용으로 대안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김광수 경제연구소 사이트는 각 지역별로 소규모 공부방을 조직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되어주고 있으며, 칸 아카데미 는 유튜브 계정에 수많은 강의 동영상들을 등록하여 전 세계의 무료교육을 돕고 있다. , 각종 SNS를 활용한 지역 경제 특산품 판매 및 소비가 늘고 있다. 이는 중간 유통업체의 횡포를 감수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저렴한 마케팅 비용으로 상품 판매를 가능하게 한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지역 생산품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운동 역시 SNS가 지원할 수 있다. 트위터를 통해서, 지난 장마의 수해 때 보다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알 수 있었고, 피해 지역과 피해의 정도를 표시하는 지도를 웹상에 게재해, 최신의 정보를 유저들이 직접 업로드할 수 있게끔 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사례들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IT 산업의 발전은 우리 일상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서로 간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토대와 가능성을 극적으로 확대시킨다. 그럼에도 사람의 인식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서 나의 일,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나의 친구들의 일에 보다 마음을 쓰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일상생활 범위 너머까지 반성적으로 통찰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리의 인식이 인정하는 우리 자신의 일상생활 범위를 월등히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현재 2011년 중동과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충격적인 역사적 사건들은 반드시 한국의 정치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신자유주의화를 통한 금융자본주의는 전 세계적인 연결망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그에 맞서는 대안 운동은 언제나 국지적인 한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발적으로 우리 자신의 삶 그 자체마저 상품으로서 소비하게 되는 지경에 이른 지금, 이기적인 개인을 넘어서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태도와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방식의 확립이야말로 어떤 대안적 운동에서든 핵심적인 것이다. 그러한 교육은 언제나 보편적 시민 의식을 고취할 수 있어야 한다. 가능한 한 다양한 타자를 마주치고, 그 타자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끈질긴 인내와 고통을 요구하는지 실감하게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것을 감내하여 타자와의 소통을 일구어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을 배양해야 하는 것이다. IT 산업의 발전으로 인한 마이크로미디어의 약진은, 나의 세계를 끊임없이 전복시킬 수 있는 힘을 부여하는 타자와의 만남을 매우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게 했다. 헤겔의 변증법적 관점에 따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언제나 문제의 내부에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믿으며, 이미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는 IT 산업과 삶의 상품화 국면 역시,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2011. 11.

참고문헌

 

단행본

니콜라스 카 지음, 임종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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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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