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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료/외국문헌소개

[요약번역] 하버마스 "공적 이성의 활용을 통한 조화: 롤즈의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논급"

by 시민교육 2015.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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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의 이 논문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은 점을 적확하게 지적한 데 있습니다.

 

(1) 롤즈가 기초재에 권리와 선을 모두 포함시킨 것은 잘못된, 오도하는 이론구성이다. 권리는 배분되어야 할 재화라기보다는 상호간에 지는 관계를 표명하며, 규범적 정향을 만들어내며, 권리 자체와 권리의 실제 향유(가치)는 다르다. 반면에 선은 이리저리 다른 방식으로 배분될 수있는 실제의 대상을 말하며, 그 자체로 어떤 규범적 정향을 만들어내지 않고, 선 자체와 선의 향유를 분리할 수 없다.

(2) 관계의 정당화 문제를 1인칭 시점의 합리적 선택 문제로 압축하려고 한 것은 따라서 잘못된 이론 구성이다.

(3) 또한 무지의 베일에서 기본원리를 구성하고, 연속적으로 베일을 들어올리면서 헌법제정, 입법, 법 적용을 하는 것은, 정보가 없던 상태에서 장래의 경험까지 예상해야 하는 부담을 이론가에게 지운다. 오히려 정보를 모두 갖춘 상태의 논증절차의 구성에 초점을 두는 것이 맞다.

 

저는 (1)의 문제는  적확한 지적이지만, 롤즈가 평등한 자유의 우선성 규칙을 내세움으로써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조정을 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심된 생각은 '탈취금지의 원칙'이라 봅니다.

(2)의 문제에 관해 롤즈는 <정의론> 이후의 저서들에서 합리적 선택 모델로 정의론이 이해되는 것을 안타까워했으며, 그것을 '대표들의 합의 장치'라고 보는 해석이 더 적합하다고 하여 이러한 지적의 타당성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스캔론과 하버마스가 공히 지적했듯이, 2당사자 이상의 '관계 정당화'의 문제를 '1인칭의 합리적 선택 문제'로 압축하는 순간, 이론의 저변에서 이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롤즈는 원초적 입장의 당사자가 1명이라고 하지 않았으며, 여러 명의 당사자들이 편파적인 정보나 독단을 논증을 통해 제외해 나가면서, 합의에 이르는 것은, 그러한 정보나 독단을 베일에서 제외한다고 보면서 결론을 도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3) 역시 적확한  이 문제 역시 (2)와 연결된 것으로서, 실상 이 이념에 포함된 것은 '중립적인 정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 특정한 사사로운 이해관계가 생겼을 때 생기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편파성을 제거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것은 규범적 원리들이 위계를 갖고 있음을 인정한다면, 이와 유사한 위계는 논증대화절차 구성에서도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예술의 자유를 논의하는데, 적합한 논증구조 속에서 자신이 특정한 예술가의 음악을 대단히 싫어한다는 형식의 논거는 부적합한 논거입니다. 대단히 싫어한다는 추가적인 정보가 들어와도 그것은 규범적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어쨌든 스캔론의 롤즈에 관한 논문과 함께 보면, 롤즈의 이론을 흔히 문외한인 경제학자들이 이해하듯이, 합리적 선택 이론으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오도된 것인지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