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계획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계획을 수없이 세우면서도 계획의 의미를 잘 모른다.

 

한국 사람들에게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이런 의미이다.

 

(1) 이것은 이 시기에 해야만 하는 일의 목록이다.

(2) 만일 하지 않는다면 나는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

 

이렇게 계획을 생각하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이 목록에 있는 일을 다 하지 못했다.

(2) 나는 죄책감을 느낀다. 나는 참으로 못난 인간이다. 망했다.

 

계획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을 몰아대는 것이라면, 우리는 언제나 미래를 허상으로 살 뿐이고, 현재를 살지 못한다.

 

계획은 오히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진행해나가는 요령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1) 이것은 이 시기에 리드미컬하게 진행하기에 좋은 일들의 과정이다.

(2) 만일 이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나는 과정을 다시 조정하면 좋을 것이다.

 

이렇게 계획을 생각하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이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2)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것은 순서가 잘못되었거나, 세부요령을 잘못 잡았기 때문이다. 

또는 과제를 적절히 쪼개지 못했든가, 아니면 필요한 정보를 제때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시 계획을 조정하고 필요한 세부 사항을 다시 채워넣는다.

 

중요한 것은 계획이라는 것은 계획을 달성한 미래의 상태 그 자체를 위한 수단으로 현재를 비하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계획은 현재를 음미하고 향유하기 위한 틀을 잡아주는 수단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우리는 현재에 더 가까이 있을 수가 있다.

 

이러한 관점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떠한 미래도 크게 극단적으로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고 저렇게 하면 어떠한가.

그렇게 했을 때는 또 저렇게 하는 수가 있겠지.

또 저렇게 했을 때는 우연히 저런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

 

물론 우리는 우리가 진행해야 할 방향과 과정을 생각할 때 어느 정도 숙고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 숙고의 결과가 단박에 맞아떨어질 것이며, 그것이 절대적인 당위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은 다만 우리의 현재를 어떻게 채워나갈지에 관한 우리의 잠정적인 소망일 뿐이며, 그러한 소망의 잠정적인 지위에 맞는 자격만을 부여해야 할 뿐이다.

 

지금, 이 순간, 그러므로 우리는 다만 할 일을 하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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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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