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창시절의 조언

 

학창시절 시험을 칠 때,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는 표시해 놓고 나중에 돌아와서 하고, 쉬운 문제부터 풀어나가라는 조언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 조언은 유용하다. 왜냐하면 한정된 시간에서 어떤 활동의 흐름이 대책 없이 미궁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2. ???를 쓰는 요령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 조언을 구현하면 좋다.

물론 약간 복잡한 문제라 할지라도 지금 당장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지금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일을 하다가 어딘가에 막혀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리듬이 끊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면, 잊지 않게 잘 표시를 해두고 다른 부분을 먼저 하고 나서 돌아와서 다시 착수하는 것이 정석이다.

 

예를 들어 글을 쓰다보면, 논리 전개가 특히 까다로운 부분에 부딪힐 수 있다. 그러면 그 부분은 ???로 표시해 두고 나서, 다른 부분들을 다 하고 나서 돌아와서 채워 넣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한 두 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고, 며칠 정도의 시간 여유를 둘 수 있을 때 쓰면 더 잘 어울리는 방법이다.

 

상당히 긴 글을 쓰게 되면 ???하는 부분이 여러 개가 있을 수 있다. 그 때마다 ???를 넣고, 나중에 찾기 기능을 이용해서 ???한 부분만 찾아서 골똘히 생각해본다. 공책에도 적어보고, 다른 자료들도 찾아보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해보고 하고 나서 ???를 채워넣는 것이다.

 

다만 일을 하는 도중에 ???를 쓴다면, 어느 정도 고민을 하고 나서 ???를 쓰게 된다. 그러므로 그 부분에 이때까지 고민했던 내용을 [] 괄호 안에 간단하게 써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다음에 돌아와서 고민할 때 처음부터 고민하지 않게 된다. 글을 쓰는 도중이라면 ???옆에 있는 [] 안에다가, 논증의 단초로 생각했던 논지를, 아주 거칠게, 되는대로, 비문으로 써두는 것이 좋다. 그러면 나중에 그렇게 거칠게 아무렇게나 써둔 것을 기초로 생각을 전개하게 되어 편리하다. 또 그 ???가 추가 자료를 찾아볼 것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어떤 추가 자료를 찾아봐야 하는지, 순서대로 써두면 된다.

 

3. 번역할 때의 원리도 마찬가지

 

번역할 때에도, 모든 단어를 한 번에 찾아가면서 번역을 하려면, 번역의 흐름이 도중에 끊겨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 핵심 단어 중에 모르는 것이 있다면 바로 찾아봐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 원어 그대로 써두고, 타이핑 후에 나중에 한 번에 찾아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장이 까다롭기 때문에 잘 해석이 안 되는 부분도 일단 문장 전체를 먼저 써두고 다음에 고민해보면 또 다음에는 잘 풀릴 때가 있다.

 

4. ???해 둔 것을 처리하기에 적합한 시간 - 막간

 

???해 둔 부분이 처리하기 까다로운 부분이기 때문에, 통으로 시간을 잡고 고민을 하다 보면 다시 정신이 산만해지기 쉽다. 그래서 오히려, 시간 제약이 있는 막간에 그걸 하나씩 처리하면 좋다.

 

막간은 잠시 쉬는 동안을 말한다. 생활의 흐름 상 잠시 쉬게 되어 있는, 활동A와 활동B 사이의 간격interval; intermission을 의미한다.

 

우리 생활에는 의외로 보물과 같은 막간이 많다.

(1) 지하철에서 운 좋게 앉아 가는 시간

(2) 지하철에 도착했는데, 다음 차가 세 정거장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3) 밥을 시키고 나서 밥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 식당에 혼자 간 경우

(4)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일찍 도착하거나, 그 사람이 늦게 오는 경우

등등.

 

이 막간에는 물론, 기술을 익힌다거나 쉬운 책을 읽어도 좋지만, ???를 해둔 과업이 몇 개가 있다면, ???를 처지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이 막간이다.

 

막간에 ???를 완벽히 처리하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일단 ???옆에 []로 거칠게 써둔 생각을 한 층 더 정교하게 한다면 좋다. 또는 []안에 단계별로 처리해야 할 일로 적어둔 것을 하나씩 처리하면 좋다. 약간 더 구조화하고, 약간 더 체계화하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하나의 막간에 하나의 ???를 처리할 수도 있다.

 

이렇게 차츰 ???를 처리하는 것은 ???된 부분의 문제를 훨씬 긴 시간에 걸쳐 생각하게끔 해주기 때문에, 처음에 막막했을 때 상태 그대로 생각을 뽑아냈을 때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가져올 때가 많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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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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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리움
    2015.12.28 22:5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프린터기는 뭘로 사용하시는 지 알 수 있을까요? 집에서, 논문을 비롯한 글을 출력해서 읽기 위한 목적으로, 저 혼자 사용하려고 하는데요. 흑백이고 단면인쇄가 2초에 한 장 정도 가능한 그런 프린트가 적당할 것 같은데... 탐구를 매끄럽게 이어가기 위한 물적, 심적 요소들에 주의를 기울이시는 변호사님이시라면 프린트에 대한 고민도 해보셨을 거라 생각하여 혹시 추천을 해주실 수 있는 제품이 있는가 하여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 2015.12.28 23:0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저는 프린터기와 복사기는 사무실에서 임대를 해서 쓰기 때문에 집에서 따로 쓰지 않습니다. 개인 공부용 프린터기 또는 복합기 등은 다른 분들은 추천을 해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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