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롤즈가 코먼윌(자유주의 가톨릭 잡지)과 인터뷰한 내용으로 역시 Collected Papers에 실린 내용입니다.

공동체주의자들은 자유주의는 허무한 개인주의에 불과하고, 공동체를 결속시킬 수 없는 허접쓰레기 나약한 정치관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러한 말은 엄청나게 다원주의적이고 심층적으로 갈등하는 포괄적 교설들이 함께 존재하는 다원주의 사회의 현실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직면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샌델은 공적 이성이 최소주의라고 비난하지만, 실제로 공적 이성의 이념을 활용하는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음이 분명합니다. 물론 그 공적 이성이라는 것이 미리 선험적으로 규정될 수는 없는 것이고, 실제로 롤즈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그 범위가 더 넓은 것일 가능성은 높지만 말입니다.

단지 정치철학에서 공동체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실제로 포괄적 교설과 정치관을 구별하지 못하는 많은 반자유주의적인 정치 주체들은 입헌 민주주의를 마치 권력의 작동 양식에 불과한 것처럼 도구화하려고 합니다. 즉, 그냥 그건 다수가 하고 싶은 것을 실현하는 부수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을 공동체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합니다. 샌델의 <민주주의의 불만 demorcary's discontent>는 그런 식의 욕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즉, 다른 사람들의 삶도 좌지우지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해야 내가 원하는 공동체 모양이 딱 만들어지는데 그걸 마음대로 주물하지 못하게 하는 자유주의는 완전히 글러먹은 이론이라는 것이지요. 그런 식으로 철학한다는 것은 참 속편한 짓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입헌 민주주의를 그런 식으로 이해하는 반자유주의자들이 가득합니다. 한국에서 통칭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은 예외없이 이러한 정치관과 포괄적 교설의 구별을 인정치 아니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람들의 발언과 표현 생각을 뜯어고치고 싶은 욕망을 가득찬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영향력은 한국에서 대단하며, 그래서 한국은 마치 껍데기는 자유주의 사회인척 하나, 실제로 많은 부분 비자유주의적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사회인 것입니다.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Q&A로 정리하였습니다.

Q) 정치적 자유주의에서 중요하게 다룬 질문은 무엇인가?

A) 입헌 민주주의에서, 모든 종류의 종교 교설과 세속 교설이, 함께 모여서 합당하게 정의롭고 효과적인 정부를 운영하는 일에 협력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

Q) 포괄적 교설(a)과 정치관(b)은 어떻게 구별되는가? 헷갈린다!

A) 포괄적 교설(a)은, 종교적이건 세속적이건, 삶의 모든 부분을 커버하기를 열망하는 교설이다. 종교적 교설이라면 신과 우주에 대한 우리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윤리적 교설은 지금 이 행동 하나하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반면에 정치관(b)은, 더 협소한 범위에 대한 것이다. 정치관은 사회의 기본구조, 그 제도, 헌법의 기본 사항(essentials), 기본적 정의와 재산의 문제 등등에만 적용된다. 정치적 정의관은 투표자, 정치적 덕, 그리고 정치적 삶의 선을 커버하지만 그 이외의 것들은 커버하려고 하지 않는다.

Q) 그럼 포괄적 교설은 얘기도 못꺼내나? 바이블에 의하면 이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 예수님 가르침에 따르면 복지정책을 실시하는게 맞다, 이런 얘기도 못하나?

A) 당연히 그런 얘기 할 수 있다. 이걸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면 안된다. 다만, 그 얘기와 함께 모든 민주적 시민들에게도 정당화될 수 있는 이유와 논변을 함께 제시해야 할 뿐이다. 즉, 포괄적 교설에서의 주장은 공적 이성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번역될 수 있어야 한다.

Q) 합당한 정치관은 하나인가? 공적 이성이란 단 하나의 실질적인 답을 내어주는 도구인가?

A) 그렇지 않다. 공적 이성은 그 답을 내는 근거의 종류에 대한 제한일 뿐이다. 그리고 합당한 정치관은 여럿일 수 있다. “공적 이성이라는 이념은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들의 답으로 제시되는 이유들의 종류에 관한 것입니다.”

Q) 정치적 자유주의라는 것은 실상은 세속주의를 지지하는 위장된 논변 아니냐? 겉으로는 중립적인 척 하면서 실제 속을 까보면 세속주의가 꽉꽉 들어찬 것 아닌가?

A) 그렇다는 걸 힘주어 부인한다. 미국에 얼마나 많은 수의 종교가 있는가? 그 종교들이 어울려 함게 지내면서 협력하여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이 있는가? 실제로 정치적 자유주의는 종교적이라고 비난받을 수도 있다. 정치적 자유주의는 이런 상황에서 힘의 균형이 바뀌면 언제든지 억압적 체제가 나타날 수 있는 잠정 협약이 아니라 옳은 이유에 의한 안정성을 제공한다. 즉, 각 시민이 자유롭고 평등하며 기본적 권리와 자유에 의해 보호받는 존재라는 이해에 기초하고 있는 안정성을 제공한다.

Q) 공동선이란 무엇인가?

A) 자유주의적 입헌 민주주의 자체가 공동선이다. 왜냐하면 아주 다양한 이해관심을 지닌 시민들이 모두 함께 그것을 달성하고 유지하고 튼튼하게 하려고 분투하는 그러한 공동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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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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