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M. Kamm, Intricate Ethics: Rights, Responsibilities, and Permissible Harm,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ch.1을 일부 번역한 것입니다. 캠은 비결과주의, 의무론적 윤리학을 자신만의 판본으로 정교하게 전개하였다고 정평이 나 있는 탑 클래스 학자 중 한 명입니다.
이 책 제1장은 특히 한 쪽에는 1명이 다른 쪽에는 5명이 있는데 그 중 한 쪽만 구조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 쪽이 수가 더 많다는 이유로 그 쪽을 구하러 가는 결정을 내려도 되는가라는 질문을 아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캠의 이 책에서 제시된 허용되는 해악의 원리는, 번역자인 제가 보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허용하며, 캠의 포부와는 달리 캠이 의무론의 근본 정수를 해명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캠은 대단히 중요한 논지들을 곳곳에서 짚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중효과의 원칙이 비마음상태 이론으로 변형될 필요성에 관한 논지가 그것입니다. 특히 법학에서 이중효과의 원칙을 활용할 때는 마음상태에 관한 조건들 내지 어휘들을 비마음상태 조건 내지 어휘로 변환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환이 이루어질 때, 이중결과 원칙에 대한 강력한 반론인 토머스 스캔론의 반론도 어느 정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캠은 통찰력 넘치는 학자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문체는 대단히 난삽하고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원서로 그냥 읽게 되면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일단 1장의 번역원고를 공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