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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34

[생활이야기] 행정적인 일, 잡무 처리 요령 행정적인 일과 잡무는 절차에 따라 실행하면 되는 일로, 창조성 발휘를 요구하지 않는 일이다. 예를 들어 신청이나 보고 서류의 작성, 회비와 관리비 납부, 시험 문제 출제 등이 이러한 일에 속한다. 이러한 일이 중요하지 않은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기한을 넘기면 불리한 제재를 받거나 원하던 승인을 받지 못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관련된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우선 원칙. 행정/잡무가 도달했을 때 가능하면 당일, 늦더라도 다음날까지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나와서 직업상의 일을 처리하면서도 이 원칙을 세우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한까지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2022. 7. 26.
[인간학] 탐구하는 사람의 생활전략: 작독운향 [일러두기: 이 글은 을 읽은 독자들을 위한 보충글이다.] 탐구는 복합적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장거리 경주다. 왜냐하면 탐구가 유의미한 성과를 내려면 기본을 탄탄히 보충해 가면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를 포착해서 충분한 자료 조사와 독창적인 사고를 더한 풀이 이후에 이 해법을 어떤 형식으로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복합적 장거리 경주는 잠깐 길을 잃으면 아차 하는 사이에 세월이 지나치게 빨리 지나가버린다. 사실 탐구가 특히 그렇게 길을 잃기 쉬운 종류의 활동이다. 그러면 정신을 못 차리게 된다. 소년이 아차 하는 사이에 노인이 되어버리고 학문적 성취는 별반 하지도 못한 상태가 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탐구에 몸 담고 있는 생활을 해야지 마음 먹더라도 빠지기 쉬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 2022. 4. 3.
[조립물] 공리(utility)는 공리(public interest)가 아니다. 1. 번역어의 기술적 문제? 몇몇 국내 학자들과 번역가들은 Utilitarianism을 공리주의(功利主義)가 아니라 공리주의(公利主義)라고 번역한다. 물론 분명히 차이 나는 두 한자 중 하나를 고른 것이므로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이다. 그 이유로 제시되는 것은 공리주의의 취지와 정신, 즉 모든 사람들을 오직 하나로만 계산하고 둘 이상으로 계산하지 않는, 그리하여 모든 이들의 이익을 두루 보살피고자 하는 이론의 정신을 번역어에서 드러내고자 한다는 의도이다. 그러나 공리주의를 어느 한자로 표기하는가는, 이런 의도가 주된 근거로 제시한, 어떤 용어를 사용한 이론의 취지와 정신을 얼마나 잘 드러내는가의 질문에 한정된 번역어의 기술적(technical) 문제를 넘어선다. 2. 일관성과 개념 체계상의 문제 먼저 '공.. 2022. 3. 28.
[조립물] 자연주의 오류는 오류가 아니라고 하는 존 설의 논증과 실패 설은 ‘존스가 …하기로 약속했다’는 제도적 사실로부터 ‘존스가 …해야 한다’는 결론이 논리적으로 도출된다고 한다. 그리고 약속한다는 제도적 행위는 이미 그 자체로 약속한 바를 하기로 하는 의무를 약속자가 지게 만든다고 한다.(Searle, John R. (1964). "How to Derive 'Ought' From 'Is'". Philosophical Review. 73 (1): 43–58) 그러나 첫째로, 정말로 약속에 관한 사실로부터 약속이 있던 경우 약속자의 행위에 대한 당위가 모두 도출된다고 본다면, ‘약속을 어겨야지만 낯선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존스가 …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약속을 어겨야지만 낯선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존스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 2022. 3. 21.
[생활이야기] 인생지사 새옹지마 인생을 수십년 살다보면, "인생의 일은 '새옹지마'다"라는 말이 어떤 위력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 이 고사성어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새옹은 변방의 늙은이라는 뜻이다. 이 늙은이에게 말이 있었는데, 말이 가출해버렸다. 사람들이 위로하자, 늙은이는 이 일이 어찌 될지 모른다 하였다. 몇달 후 말이 준마를 데리고 돌아왔다. 사람들이 축하하자, 늙은이는 다시 일이 어찌 풀린지 모른다 하였다. 그 준마를 타다 아들의 다리가 부러져 절름발이가 되었다. 사람들이 위로하자, 늙은이는 모른다 하였다. 전쟁이 나서 젊은 장정들이 징집되고 열에 아홉은 죽어나갔으나, 늙은이의 아들은 절름발이여서 징집되지 않고 무사했다. 어렸을 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야기의 교훈이 참으로 웃기는 수작이라고 생각했다. .. 2022. 1. 1.
[인간학] 실천적 지혜의 효과와 그 한계 1. 글의 주된 요지 이 글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그리고 다른 이미 존재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잘 행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의 집합과,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존재케 하는 문제에서 잘 행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의 집합이 같지 않다는 것을 논하겠다. 2. 실천적 지혜의 정의 일반적으로 실천적 지혜는 실천적 여건에서 선택지들을 정확히 파악하여 분별 있게 택하고 택한 것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밝혀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실천적 지혜가 필요한 이유는 분별 없이 선택지를 취하는 어리석음과 어떤 선택지들이 있는지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삶에서 피할 수 있는 나쁨을 겪기 때문이다. 이 나쁨에는 불필요한 괴로움뿐만 아니라 좋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 2021. 11. 25.
[생활이야기] 일의 기대 및 실제 속도에 대한 감각 1. 두 가지 종류의 일 : 루틴성 일과 비루틴성 일 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육체와 정신의 동작을 요하며 시스템이나 관리자에 의하여 그 동작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단기적인 작업 수행 단위가 정해져 있는 종류의 일이다. 물론 여기서 단순하다는 것은 말 그대로 단적으로 단순한다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받아 일단 그 일에 익숙하게 되면 추가로 창의적으로 해법을 짜내거나 계획을 스스로 구성해서 일정을 정리할 필요가 없다는 상대적인 의미이다. 이것을 정규적인 틀로 관행화된 노동, 루틴 노동이라고 칭할 수 있겠다. 다른 하나는 그 계획과 실행에 상대적으로 복잡한 육체와 정신의 작동을 요하며 시스템이나 관리자에 의하여 그 동작의 충분한 패턴화와 실행 점검이 단기 단위로 강제되는 것이 아니어.. 2021. 11. 16.
[생활이야기] 생산성과 창조성 1. 생산성과 창조성은 양립할 수 없는가 양립할 수 없다는 연구를 소개한 기사다.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630601021 그 이유는 생산성은 계획을 빨리 구상하고 계획대로 꾸준히 착착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을 딴 짓에 못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창조성은 계획대로 파파팍 진행되는 시간과 공간 이외의 것을 요구한다. 이 기사에서 '생산성'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현재의 잘 정의되어 할당된 사회적 역할에 따라 이미 규정되어 있거나 적어도 그 기본적 내용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생산물을 그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전체 시간 내에 산출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따라서 위 기사에서 말하는 생산성에는, 현재의 잘 정의되어 할당된 사.. 2021. 11. 4.
[인간학] 미덕과 악덕에 대한 양적 이해의 오류 1. 논제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덕과 악덕에 대해 설명하면서 실은 두 가지 조화되지 않는 해명을 제시했다. 하나는 미덕이란 그 여건에서 그 주체가 하기에 맞는 판단을 하고 감정을 느끼며 행동을 하는 안정적 성향이라는 해명이다. 다른 하나는 미덕이란 악덕의 양 극단 사이에 있는 중도를 택하는 안정적 성향이라는 해명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두 해명이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둘은 동전의 양면이 아니다. 이 중 첫 번째 해명은 설득력이 있지만, 두 번째 해명은 틀렸다. 2. 미덕 개념의 전제 조건 윤리학의 한 분과인 미덕론에서 말하는 미덕 개념은 몇 가지 전제조건을 갖는다. 첫째, 미덕은 이성적 존재를 전제한다. 그 적용을 위한 덕론에서 말하는 미덕이란 행위의 이유들을 살표보고 이성적 근.. 2021. 10. 30.
[조립물] 평등원칙의 합리적 심사기준과 엄격한 심사기준 구별에 대한 의문 1. 이중화된 평등원칙 심사 평등원칙 심사는 합리적 심사기준과 엄격한 심사기준으로 이중화되어 있다. 합리적 심사기준은 합리성 심사기준 또는 자의금지원칙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것으로, 국민을 국가가 어떤 사안에서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 객관적이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를 보는 기준이라고 설명된다. 그래서 합리적 이유만 있으면 자의적이지 않다고 보아 합헌으로 본다고 한다. 즉 합리적 이유 유무만 본다고 한다. 엄격한 심사기준은 헌법재판소의 다음과 같은 설명되어 있다. "헌법이 스스로 차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아니되는 기준을 제시하거나 차별을 특히 금지하고 있는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면 그러한 기준을 근거로 한 차별이나 그러한 영역에서의 차별에 대하여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이 정당화된다. 다음으로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2021. 8. 8.
[철학소설] 도덕의 법정에 선 타노스 (2편) 도덕의 법정에 선 타노스 (2편) [1편은 다음 링크의 글을 보세요 : 시민교육센터 :: [철학소설] 도덕의 법정에 선 타노스 (1) (tistory.com)] “다른 전제가 무엇이오?” “그것은 바로 친출생주의(pro-natalism)가 참이라는 전제입니다.” 재판장이 눈썹을 올렸다. “그 전제가 어떻게 개입되어 있다는 것인지 석명해주시기 바랍니다.” 검사는 기회를 얻었다는 표정을 짓고는 옷매무새를 고쳤다. “변호인은 우주인들의 멸종을 막기 위해 타노스가 나섰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타노스가 어떤 짓을 하건 우주인들은 멸종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으며 열역학 제2법칙의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주는 가속화되는 팽창으로 인해 원자 이하의 수준에서 모두 찢겨져 버리거나 그렇.. 2021. 5. 7.
[질문답] 공리주의는 유정적 존재 자체가 내재적 가치를 갖는다고 보는가 회원질문: 교수님의 기본권 제한심사의 법익형량과 그 외 논문을 읽어가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국가완전주의 쟁점과 법해석'이라는 논문을 보다가 스캔론이 공리주의를 연성 목적론으로 분류한 것을 알았습니다. '공리주의와 같은 연성목적론에서는 사람들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욕구 충족이나 선호 만족과 같은 긍정적인 주관적 마음 상태는 그것이 어떻게 초래되었건 모두 내재적 가치를 갖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나 롤즈의 이론을 보면 공리주의를 '개인의 개별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라고 하여, '각 개인은 그 자체로 내재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이 문장의 후문은 저의 해석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공리주의에서 유정적 존재의 마.. 2021. 4. 22.
[조립물] 인간 존엄과 동물에 대한 대우 1. 후보들의 명시적 거론과 적극적 논증 필요성 규범에 관한 실천적 고민은, 후보가 되는 대안들을 두고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실천적 고민은 완결적인 것이 되지 못하고 따라서 부정합적인 대인 논증의 조각모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에 대한 대우 및 그 근저에 깔린 규범적 입장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입장들이 가능한 후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하신 분은 다음과 같은 입장 (1)~(4) 중 어느 것이 자신의 입장인지 먼저 밝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입장을 적극적으로 모든 면에서 정합적 실천이 가능하도록 옹호하여야 할 것입니다. 입장(0): 인간은 존엄하지만 인간은 도덕적 지위를 가지지만 동물은 여하한 도덕적 지위를 가지지 못하며 따라서 동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도덕적.. 2021. 2. 3.
[인간학] 삶의 구체적 과정을 이끌어나가는 지침으로서 쾌락 원리 1. 개념의 한정 쾌락 원리는 상이한 맥락에서 상이한 이념을 지칭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삶의 구체적 과정을 이끌어나가는 지침으로서 쾌락 원리다. 2. 정의 그런 지침으로서 쾌락 원리란 무엇인가? 그것은 양면을 갖는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자신이 받아들인 가치 있는 목적에 부합하는 한, 가장 쾌락적인 행위 경로를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받아들인 가치 있는 목적에 부합하는 경로로 거칠 수밖에 없는 경로를 가장 쾌락적으로 경험하도록 정신과 육체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원리이다. 3. 주의 : 가치 자체에 대한 원리가 아님 즉 이런 제한된 의미에서의 쾌락 원리는 무엇이 가치 있는가 자체를 근원에서 결정하는 원리가 아니다. 무엇이 가치 있는가에 .. 2021. 1. 25.
[조립물] 행위의 구성적 전제로서의 자유와 그 함의 한낱 움직임 또는 움직임에 그치지 않는 많은 인간의 행위는 자유를 그 구성적 전제로 요한다. 여기서 말하는 행위란 이유를 검토하여 선택하거나 수정하거나 그만둘 수 있는 신체와 정신의 움직임 또는 움직이지 않음이다. 심장의 박동은 행위가 아니다. 갈증남도 행위가 아니다. 눈썹이 자연스레 떨어짐도 행위가 아니다. 무릎을 치면 다리를 올리는 반사작용도 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어떤 것을 참이라고 믿는 것, 정책을 채택하고 시행하는 것,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것은 행위이다. 어떤 행위가 이유를 검토하여 선택하거나 수정하거나 그만둘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면 그것은 한낱 일련의 몸짓과 정신적 사건들의 연쇄에 불과하다. 관처럼 생긴 고문도구에 들어가 암흑 속에서 꼼짝없이 구속되어 있다면 전혀 움직이지 않음이라는 물리.. 2021.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