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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료/외국문헌소개

[요약번역] 리엄 머피 <비이상이론에서 도덕의 부담>

by 시민교육 2020. 10. 6.

리엄머피_LiamMurphy_비이상이론에서도덕의부담_MoralDemandsinNonidealTheory.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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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즈의 이론은 통상 이상 이론(ideal theory), 즉 완전 준수 상황(full compliance situtation)에서의 정의의 원리를 먼저 전개해본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씁니다. 완전 준수 상황은 질서정연한 사회라는 이념으로 표현되는 이 사회는 사회의 공적 제도들이 모두 정의의 원리에 의해 규율되고 있고 이 제도들이 정의의 원리에 의해 규율된다는 점이 투명하게 공지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이 정의의 원리를 받아들이고 따르며 이 점을 또한 사람들이 서로 잘 아는 사회입니다. 

따라서 완전 준수 상황의 이상적 조건에서는 불이행의 문제는 생기지 아니하며, 그로 인한 책임의 배분과 할당, 제재와 처벌의 문제도 생기지 아니합니다. 

따라서 현실의 불완전 준수 상황에서 생기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추가적인 원리가 필요할 것이고, 그 원리는 무엇인가에 관하여 논의가 분분합니다. 

이 주제 중에서도 특히 분배 정의와 관련하여 현실세계의 사람들이 정의의 원리에 따라 지는 책임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 책은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접근 통로는 상당히 독특한데, 통상 공리주의에 대한 독립적인 반론의 하나로 제시되는 '도덕의 과잉부담의 문제'(excessive demandingess of morality)가 이론을 평가하는 독자적인 논거가 될 수 있는가를 먼저 살핍니다. 도덕의 과잉부담 문제란, 어떤 도덕이론이 현실의 개인에게 할당하는 의무가 그 개인이 받아들이기에 절대적 또는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부담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그 점만으로도 그 이론에 반대할 일응의 좋은 이유가 된다는 사고입니다. 예를 들어 공리주의는 자비, 즉 다른 사람들에게 이득을 주는 행위를, 그 다른 사람이 나의 행위로 인해 얻는 이득이 내가 나의 행위로 인해 상실하는 것과 같아지는 지점까지 계속할 것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공리주의에 의하면 1세계에 사는 국민들은 정말 최소생계를 위한 소득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세계의 극빈층에게 나누어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러한 반론은 직관적으로는 호소력이 있지만, 리엄 머피는 그것이 이론에 대한 독자적인 반론으로 성립하려면 부담의 개념, 과잉의 개념이 명료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머피의 이에 관한 결론은 과잉부담은 원래 제시된 그대로는 도덕이론을 평가할 독자적인 논거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담이 무엇인가를 사실적으로 결정하거나 규범적으로 결정해야 하는데, 사실적으로 결정하게 되면 도덕을 덜 준수하고 있던 사람일수록 도덕을 어기는 성향과 능력이 강하고 큰 사람일수록 부담이 커진다는 문제가 생기고, 규범적으로 결정하게 되면 이미 규범적 전제를 도입한 셈이 되므로 독자적인 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잉의 개념도 명료화해보면 실제로는 이것도 독자적인 논거가 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단지 삶에 미치는 절대적인 수준으로 개념을 해명하면, 일반적으로 과잉부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생각된은 의무론적 제약들도 삶을 아주 크게 제약하는 여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독재체제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지 않으면 자신이 투옥되고 고문받게 될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리엄 머피는 원래 제시된 바의 과잉부담의 문제는 실질적 문제가 아니지만, 그래도 고전적인 공리주의 등 제한 없는 최적화 원리에 제기된 이 직관적 반응에는 무엇인가 옳은 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바로 불완전 준수 상황에서 준수 행위자의 책임이, 단지 다른 사람들이 비준수한다는 이유만으로 더 증가하게 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불공정 반론입니다. 그리고 불완전 준수 상황에서 누리는 준수 효과가 완전 준수 상황에서 누리는 준수 효과보다 더 못하게 되는 지점까지 준수를 요구하는 것도 불공정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약이 준수의 이행을 요구하는 한계를 긋는다고 리엄 머피는 보고, 이를 준수 조건(compliance condition)으로 정식화합니다. 

리엄 머피의 준수 조건 논의는 머피가 논의한 분배적 정의와 자비 행위의 영역을 넘어서서 다른 교정적 정의나 이행적 조치, 그리고 더 나아가 제재와 처벌의 문제에도 활용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