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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료/외국문헌소개

[번역] 리엄 머피, "제도와 정의의 부담"

by 시민교육 2020. 10. 8.

리엄머피_제도와정의의부담_LiamBMurphy_InstitutionsandtheDemandsofJustice.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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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 리엄 머피는, '정의의 주제는 사회의 기본 구조이다. 사회의 기본 구조에 적용되는 원리는, 개인의 행위에 적용되는 도덕 원리와 다르다'라는 이론을 이원주의(dualism)라고 칭하고, 이에 반대하면서 '정의의 원리는 사회에 적용되는 것이나 개인의 행위에 적용되는 것이나 같다'라는 일원주의(monism)가 옳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이원주의를 찬성하는 논거가 실제로는 일원주의에 비해 이원주의를 지지하는 논거가 아니라고 논증합니다. 

다만 리엄 머피의 이 논문은 이원주의 구조가 오로지 분배 정의와 관련해서만 이야기된다고 이해하는 전제에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데, 제 생각은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분배 정의와 관련해서는 리엄 머피의 말대로 일원주의가 옳을 수 있지만, 그 이외의 자유와 권리의 문제에 있어서는 윤리, 도덕, 정치적 도덕, 구조적 정치적 도덕을 구분하는 위계적으로 다층화된 정의 이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엄 머피는 '도덕적으로 어떤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법으로 어떤 것을 하게끔 강제해야 한다'로 전화하는 데 고려해야 될 것은, 그러한 전화에 수반되는 비용(cost)뿐이라고 퉁치고 넘어가지만 실제로는 체제 정당성(legitimacy)의 문제가 핵심적으로 걸려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리엄 머피가 예로 든 투표의 문제를 보자면, A라는 정책에 찬성하는 투표를 하는 것이 정의롭다고 해서, A라는 정책에 찬성하는 투표를 하도록 강제하는 법이 정의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그것이 수반할 실제적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정책의 장단점을 논의하고 토론하고 표결하는 전체 체제가 그 구성원에 대해서 정당성을 갖기 위한 근본적 조건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분배 정의의 문제에 관해서 보자면, 리엄 머피의 논의는 상당히 고찰할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이 논의가 결정적인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머피의 논의는 코헨의 인센티브 논증에 심하게 기대고 있는데, 코헨의 인센티브 논증이 결함이 없는지는 검토될 문제일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