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번역한 로널드 드워킨의 명저 <법복 입은 정의>가 출간되었습니다!
정의가 법복을 입으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은 로널드 드워킨이 자신의 생애에서 본격적 법철학서로는 가장 마지막으로 출간한 것이다. 그런 만큼 이 책은 만만치 않은 논적들과의 논쟁을 통해 무르익은 그의 지성적 사고의 결정체(結晶體)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무엇이 타당한 법 해석인가에 관해 매우 정치(正緻)하고 흥미로운 논의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의 제국』(Law’s Empire)이 출간된 뒤에 벌어진 흥미로운 논쟁들을 바탕으로 전개된 이론적 발전도 담고 있다. (...) [이러한 이론적 도구를 사용하여,] 드워킨은 구체적 사건에서 동일한 결론에 이르더라도 그 결론에 이르는 경로는 매우 다양할 수 있음을 체계적으로 밝혀냈다. 또한 법실용주의나 법실증주의라고 불린...다고 해서 다 똑같은 이론이 아니라 각 단계에서 다양한 선택을 함으로써 다기하게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이론적 성취가 차근차근 전개되는 부분은 독자로서 가히 백미(白眉)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책 전반에 걸쳐 드워킨은 경쟁하는 법이론과의 과감한 전투 솜씨를 현란하게 발휘한다. (...) 법실증주의, 실용주의, 원본주의를 설파하는 법철학자들의 논변을 철저하면서도 재치 있게 비판한다. (...) 이외에도 이 책에는 줄스 콜먼(Jules Coleman)의 포용적 법실증주의와 조셉 라즈(Joseph Raz)의 배제적 법실증주의를 비판하는 내용과 아울러 존 롤즈(John Rawls)의 사상이 법철학에 갖는 함의를 영감 넘치게 뽑아낸 글도 포함되어 있다. 드워킨은 결론적으로 법치국가의 시민은 과거에 명시적으로 내린 결정이 확인한 규칙뿐만 아니라 이 결정들을 최선의 것으로 보이게 하는 그 결정들에 전제된 원리에 의해서도 통치되는 것이 바로 합법성의 이상 아래에서 요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결론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간에, 그가 자신의 주장을 위해 대가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 이론적 전장 곳곳이 유익한 사고의 촉진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 주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읽을 가치가 있는 탁월한 명저(名著)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