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벌린의 <자유의 두 개념>의 통찰을 밝히는 내용입니다.
그 핵심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적극적 자유관을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강제를 자유화(해방)로 보는 논리적 경로를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기는 하다.
(2) 그러나 적극적 자유관은 그러한 태도에 취약하게 되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3) 다른 하나의 조건은 가치 일원주의이다.
(4) 가치 일원주의와 적극적 자유관을 함께 취하면, 사람들이 자신들의 실제 소망에 따라 행위할 가능성은, 그들의 자유와 전혀 무관하거나 오히려 그들의 진정한 자유에 상치되는 것으로 파악하기 쉽다.
(5) 그러므로 그들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즉 참된 가치의 질서와 이성, 또는 자기 표현과 개성이나 창조성의 만개를 위해 사람들을 강제하는 것은, 자유의 제한조차 아니며 오히려 자유의 실현으로 파악하기 쉽다.
(6) 이것은 구소련 등과 같은 과거의 지나간 체제가 수반했던 위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생생히 대두되는 인간 심리의 보편적이고 고질적인 취약성-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을 그저 다르거나 틀린 견해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비이성적인 사람이라고 보면서 자신은 거의 언제나 진리를 제대로 파악한다고 보는 취약성과 의견 일치를 확립하고자 하는 경향성- 때문에 언제라도 적절한 논지이다.
(7) 또한 적극적 자유 이상의 이 위험은, 그것이 계몽주의적 이상이건 아니면 낭만주의적 이상이건 모두 큰 것이다.
(8) 프랑스에서 자유의 이름으로 행해졌던 무슬림 풀 베일 금지에서 동원된 논증은, 가치 일원주의와 적극적 자유관의 결합을 잘 보여주며, 그리하여 베일을 쓰기를 원하는 여성의 경험적 소망을 무시하는 것은 자유 제한조차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벌린의 <자유의 두 개념>은 자유관과 관련된 요소들의 세밀한 분해라고 보기에는 매우 성긴 것입니다. 실제로는 자유관은 적극적 자유나 소극적 자유의 선만 있는 것은 아니며, 주체, 장애, 행위(상태)의 각 변항과 관련된 수많은 의견대립의 쟁점들이 있어 그것을 다 모으면 가능한 자유관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벌린의 통찰은 사실은 이 논문이 짚은 데 중요하게 있다고 생각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