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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료/외국문헌소개

[요약번역] 분노를 발산하는 것은 불길을 키우는가 아니면 꺼뜨리는가

by 시민교육 2026. 6. 21.

분노를발산하는것은불길을키우는가아니면꺼뜨리는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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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통속적 심리학 중 하나인 '분노 대상에 대해 생각하면서 분노를 발산하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라는 주장을 실험을 통해 반박하는 내용입니다.

 

논문의 결론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카타르시스 이론은 분노를 발산하는 것이 분노를 제거하며, 따라서 이후의 공격성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예측한다. 그러나 본 연구의 발견들은, 그리고 이전 연구들의 발견들 역시, 카타르시스 이론에 정면으로 반한다(예를 들어 Bushman et al., 1999; Geen & Quanty, 1977). 분노와 공격성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최악의 조언은, 그들이 베개나 샌드백을 세게 두들기는 동안 자신을 도발한 사람의 얼굴을 그 위에 상상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많은 대중심리학자들이 사람들에게 조언하는 내용이다. 그러한 조언을 따른다면, 그것은 사람들을 더 화나게 만들고 더 공격적으로 만들 뿐일 것이다."

 

결국 정신 건강을 유지하며 잘 살아가기 위해 좋은 조언은, 분노 대상을 곱씹으며 강력하게 분노를 발산하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미래를 향한 합리적인 행동 대처를 냉정하게 하고 필요한 할 일을 다 한 다음에는 곱씹지 말고 주의 전환을 하여 즐겁거나 그 외에 가치 있는 일에 주의를 쏟으라는 것입니다. 이는 아주 오래 전에 세네카가 한 조언과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심리학 논문을 종종 읽는 것이 규범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통속적 심리학을 부지불식간에 규범적 논증의 한 전제로 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복수 이론의 한 형태를 주장하면서 법체계의 주요한 목적이 사람들의 복수 감정을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명시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지만, 거기에 깔려 있는 통속적 심리학적 논제 중에는 법체계가 그러한 복수를 대리하여 실현하여 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주고 그럼으로써 사회질서를 더 잘 준수할 수 있는 심리상태를 만들어준다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법체계가 복수 감정을 만족시키는 것을 명시적인 목적으로 삼으면서 그 법체계 내의 사람들은 더욱 더 분노에 휩싸여 더 많은 복수를 원하게 되는 환류 고리 효과가 생길 뿐이므로 이러한 전제의 주장은 자멸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둘째로, 통속적인 자유연상식의 주장이 학문적 논증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경고를 여러 분야의 지식을 통해서 잘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매우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비유에 의한 연상-분노 발산은 압력이 높은 공간에 구멍을 뚫어 압력을 낳춘다는 식의 연상-은 아무리 그럴듯해 보이더라도 그 자체로 타당한 논증을 구성하지 못합니다. 사법심사에 의한 행정부나 입법부의 행위 무효화 빈도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관한 논의를 들 수 있겠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입법부의 결정을 자주 무효화하면, 민주주의의 자기교정 능력이 약화된다"는 주장은 근육을 대신 써주면 그 근육이 퇴화한다는 생물학적 직관에 기대어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그러나 이는 우선 경험적인 측면에서 틀렸는데, 일관되게 분명한 헌법 원리를 효과적으로 적용할 경우에는 천명된 헌법원리를 염두에 두고 입법시 논의가 되어 입법의 질이 올라가는 반면 헌법재판소가 계속해서 자제를 한 분야에서는 행위규범으로서의 힘도 크게 잃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또한 더 중요한 것은, 헌법규범 위반이 분명한 것을, '향후의 자기교정 근육의 강화'를 위하여 헌법규범 합치라고 판단하는 것은 '이것은 헌법 위반이지만 미래를 위하여 헌법 합치이다'라는 식의 이미 규범적으로 자기 모순적인 진술을 내포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고 생생한 비유는 최초의 가설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언정, 그 자체로 논증을 완결짓지는 못합니다. 어떤 비유가 현실을 정확히 포착하는지는 결국 체계적인 개념 분석과 실증적 검토, 그리고 그것이 규범적 맥락에서 갖는 함의에 대한 신중한 고찰을 통해서만 판별될 수 있습니다. 규범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설득력 있는 비유가 논증의 외양을 띠고 등장할 때 그것이 실제로는 가설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파하는 훈련을 지속해야 합니다. 이 훈련은 다른 학문, 특히 심리학과 같은 경험과학이 제공하는 반직관적 발견들을 흥미를 가지고 관찰함으로써도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