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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료/외국문헌소개

[요약번역] <왜 표현은 자유로워야 하는가?>

by 시민교육 2010. 12. 3.


(2010. 12. 2. 비문과 오타 다듬어 수정)

로널드 드워킨 <자유의 법> 제8장 Why Must Speech Be Free? 를 요약번역한 것입니다.

통상 우리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할 때에는 내심 그 표현하는 바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공방은 "네가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의 형태를 띠기 쉽습니다. 즉, 실제에 있어서 "당신에게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그 말을 할 자유를 지지한다"는 볼테르식의 태도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고, (한국에서는 예전에도 그렇고 현재에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그래도 그런 태도가 좀 있었던 서구에서도 오늘날에는 그러한 태도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로널드 드워킨은 이것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옹호의 논거를 오로지 "도구적"인데에서만, 즉, 민주주의를 잘 운영하고, 좋은 진리를 발견하며, 인류 공영에 이바지한다는 데에서만 찾아왔던 것에 원인이 크게 존재한다고 논합니다. 드워킨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옹호는 "구성적"인 것에도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바로 우리 사회의 심층적인 원리인 평등한 개인의 윤리적 책임(ethical responsibility)에 대한 존중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남들이 표현하는 것을 듣기에 부적절하다고 하여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서 아예 삭제하여 듣지 못하게 하는 것은 청중의 윤리적 책임을 좌절시키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다른 사람의 삶에 기여하지 못하고 그 내용이 최악이다라고 하여 아예 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발화자의 윤리적 책임을 좌절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표현의 자유의 구성적 논변은 결국, 이 사회의 구성원리가 사람을 '덕'이나 '좋은 것'을 담는 그릇(container)가 아니라 스스로 life plan과 감각을 갖고서 반추하고 계획하고 살아가는 목적적 존재임에 가장 심층적인 기초를 두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자유의 법 제8장은 이 문제를 명예훼손과의 관계에서 표현의 자유를 다루면서 언급하는데, 한번쯤 깊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