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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료/외국문헌소개

[번역] 폴 크루그먼의 "무엇이 유럽을 병들게 하는가?"

by 시민교육 2012. 2. 27.

What Ails Europe?

유럽은 왜 세계 경제의 병든 자가 되었는가? 모든 이들이 답을 알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사람들이 아는 답의 대부분은 참이 아니며, 유럽의 고민(woes)에 대한 거짓된 이야기들은 우리의 경제적 담론을 왜곡(warping)시키고 있다.

유럽에 관한 사설 하나를 읽어보라. 또는 아마도 너무나 자주, 사실에 관한 뉴스 보고라고 실린 것들도 읽어봐라. 그러면 당신은 이 이야기들 중 반은, 내가 공화당이 하는 이야기(narrative)나 독일이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주칠 것이다. 이 두 이야기 중 어느 것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공화당이 하는 이야기-이것은 Mitt Romney의 선거운동의 중심적 주제이기도 한데-는, 유럽이 가난하고 불운한 사람을 돕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였기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으며, 우리는 복지 국가의 임종의 고통을 목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런데, 우익이 영원히 반복해서 하길 좋아하는 것(perennial right-wing favorite)이다. 1991년에 스웨덴이 탈규제로 발생한 은행 공황(banking crisis)을 겪었을 때(어딘가 익숙하게 들리지 않는가?),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는 이 사건이 복지 국가 모델 전체가 실패했다고 입증한다고 하는 승리감에 찬 보고서를 출간하였다.

스웨덴이, 여전히 매우 관대한 복지 국가이면서도, 다른 어떠한 부유한 국가보다도 더 빠르게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현재의 스타 선수라는 사실을 내가 언급했던가?

체계적으로 접근해보자. (말타와 사이프러스를 제쳐놓고) 유로화를 사용하는 15개의 유럽 국가들을 살펴보고, 그 국가들의 순위를 그들이 경제 위기 이전에 사회 복지 프로그램에 지출한 돈이 각 나라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순위를 매겨보라. 현재 곤경에 처한 GIPSI 국가(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가 이례적으로 거대한 복지국가로 두드러지는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오직 이탈리아만이 탑 파이브에 들고, 게다가 이탈리아의 복지 규모의 비율도 독일에 비해 작다.

따라서 지나치게 거대한 복지 국가는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이 아니다.

다음으로 독일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독일 이야기는 전부 무책임한 재정 운용에 대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에는 부합하지만 다른 어느 국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이탈리아는 경제 위기가 되기 수년 전에 적자 재정 상태였지만, 그 적자의 규모는 독일의 것보다 오직 조금 더 컸을 뿐이다. (이탈리아의 거대한 부채는 오래 전의 무책임한 정책이 남긴 유산이다) 포르투갈의 적자는 상당히 더 적었으며,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사실 흑자 재정 상태였다.

오, 그리고 유로화를 쓰고 있지 않는 나라들은 어떠한 경제 위기도 겪지 않으면서도 큰 적자 재정을 운용하고 큰 부채를 질 수 있었다. 영국과 미국은 약 2%의 이율로 장기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일본은 그리스를 포함한 유럽의 어떤 나라보다 훨씬 더 깊은 빚의 수렁에 빠져 있지만, 오직 1%의 이율만 지불한다.

다른 말로해서, 우리의 경제적 담론의 그리스화(Hellenization), 한 두 해만 더 적자가 누적되면 곧바로 다음 그리스 사례가 되버린다는 그 이야기는, 완전히 틀린(off base)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유럽을 병들게 하고 있는가? 진실은 그것이 거의 전적으로 통화적이라는 것이다. 그 통화를 작동시키기 위해 필요한 제도를 갖춰 놓지 않고 단일 통화를 도입함으로써, 유럽은 금 본위제의 결점을 효과적으로 재발명했다. 대공황을 초래하고 영속화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던 그 결점을.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유로 통화의 제정은 민간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하다는 허위의 감각을 조장하였으며, 이들은 유럽 주변부 국가(periphery) 전체에 걸쳐 엄청난 규모의 지속 불가능한 자본의 유입을 실시하였다. 이 자본 유입의 결과로, 비용과 가격이 상승하였고, 제조업은 경쟁력을 잃었으며, 199년에 대략 무역수지가 균형이었던 나라들은 오히려 큰 규모의 무역 수지 적자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음악이 멈췄다.

만일 주변부 국가들이 지금도 그들 나라의 통화를 운용했다면, 그들은 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한 평가 절하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는 그들이 대량 실업과 함께 느리고  끝도 없이 계속되는(grinding) 디플레이션을 겪게 됨을 의미한다. 그들의 부채 위기는 주로 이 슬픈 전망의 부산물이다. 왜냐하면 침체된 경제는 예산 적자와 디플레이션을 낳게 되고 이것은 부채의 부담을 다시 확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럽의 곤경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유럽 자신들에게는 오직 제한된 혜택만을 제시할 뿐이다. 고통받는 유럽 국가들은 특히 나쁜 선택지 외에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디플레이션의 고통을 겪든가, 아니면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후자의 선택지는 다른 나머지 국가들 역시 실패하게 되기 전까지는 또는 실패하지 않으며 정치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 (이것은 그리스가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독일은 긴축 재정을 반대로 바꾸고 더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받아들임으로써 도울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우리들에게는, 유럽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 왜냐하면 유럽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들이 잔인하거나, 파괴적인 또는 둘 다에 해당하는 정책들을 밀어부치는 데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심각하게 침체된 경제 상태에서 사회안전망을 부숴버리고 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요구하기 위하여 유럽 사례를 들먹이는 사람들의 말을 또 듣는다면,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모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