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규범적 논증에서 '이러이러한 가상적 조건이라면 당사자의 동의가 있을 것이다'라는 사정이 고유한 규범적 의의를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가질 수 있다면 어떤 경우에 가질 수 없고 어떤 경우에는 가질 수 없는지를 살피는 논문입니다.
해당 논문의 결론부에서는 다음과 같이 논지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첫째, 가상적 동의가 실제의 동의가 하는 작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하여도, 그것은 다른 방식으로 규범적으로 의의가 있을 수 있다. 둘째, 가상적 동의가 실제의 동의의 대체물이 될 수 있는가만 한정해서 보아도, 가상적 동의의 규범적 의의에 반대하는 결정적 논증은 아직 이루어진 바 없다. 문헌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두 가지 논증은 중요한 도전을 제기하지만 결정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행성 논증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복수의 실현가능성 노선이며, 가상적 동의가 실제의 동의의 대체물이 전혀 아니라는 사고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실제의 동의가 중요할 때 그렇게 중요한 이유에 가상적 동의가 연동되어 있는가 아닌가를 지적하는 것이다. 셋째, 실제의 동의는 때때로 비소외 때문에 중요한 경우가 있고 주권성 때문에 중요한 경우가 있다. 가상적 동의는 (때때로) 비소외의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할 수 있지만, 주궈성의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충분할 수 없다. 넷째, 비소외를 이해하는 한 가지 자연스러운 방식은, 프랭크푸르트가 말한 고차적 태도에 의거해서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 논문에서 주된 논지에 속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함의 중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철학에서 이상화하는 이론적 움직임이 언제 정당한가 입니다. 이에 대한 저자의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이상화가 정당한 철학적 움직임인지 알아보는 심사를 갖게 된다. 제시된 동기가 최초의 이상화되지 않은 시야(그리고 분명한 반례에 의해 파괴된 시야)를 취하게 했던 동기부여와 일관된 동기일 경우에, 이상화는 정당한 철학적 움직임이다."
다른 하나는 정부의 정당성을 확립하는 논증에서 가상적 동의가 고유한 규범적 작용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논문 저자의 해명에 의하면 '아니요'라는 답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일독할 가치가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