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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활이야기] 휴식과 활동의 예리한 이분법 예찬

by 시민교육 2022. 11. 19.

이 글에서는 휴식과 활동의 예리한 이분법을 예찬하겠다.

휴식과 활동의 예리한 이분법이란, 그 중간영역에 해당하는 것이 휴식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삶에서 줄이는 지침을 말한다.

 

휴식이란 원기를 충전한다는 도구적 가치에 철저히 복무하는 소극적 상태에 돌입하여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잠, 눈 감고 누워 있거나 편안하게 앉아 있기, 명상하기 등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활동이란 내재적 가치 또는 도구적 가치를 갖는 능동적인 행위를 말한다. 일, 연구, 레포츠, 산책, 등산, 콘서트와 영화 관람, 절친과 만나 대화하기, 헬스 가기, 자신이 무척 좋아하는 흥미진진한 게임을 PC방에 가서 하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 둘의 중간영역이란 원기를 충전할 의도가 주된 것이지만 내재적 가치 또는 도구적 가치를 갖는 어떤 행위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유튜브를 보거나 신문기사를 보는 것, 메신저로 친구와 계속 손가락으로 수다를 떠는 것,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의지를 간질이는 게임을 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중간영역은 기만적이다. 그것은 원기를 충전할 의도로 이루어지며 또 원기 충전에 적합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일단 원기 충전하기에는 자세가 건강에 좋지 못하다. 소파에 비스듬히 눕거나, 등받이용 쿠션을 대고 비스듬히 눕는 것, 침대에서 엎드려 있는 것, 턱을 괴고 옆으로 눕는 것은 모두 건강에 좋지 못한 자세이다. 젊은 시절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 문제가 생긴다. 이 자세들은 모두 부자연스럽게 관절과 인대를 구부리게 되기 때문에 건강에 좋을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자세가 건강에 좋지 못하므로, 이런 식으로 오래 있으면 당연히 원기 충전이 되지 못한다. 

다음으로, 원기 충전하기에는 정신이 너무 번잡해진다. 즐거운 것들만 경험한다면 원기 충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즐거운 것들만 계획적으로 경험하기에는 오히려 활동이 적합하다. 레포츠, 콘서트와 영화 관람, 산책 등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감안하고 보통은 자신이 기대했던 바로 그 즐거운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중간영역의 상태는, 실제로는 휴식이나 활동을 할 예정이지만 그것을 미루면서 하는 과도기 상태에서 그냥 수동적으로 빠져 있는 것이므로 내용이나 시간을 계획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내용을 계획하지 않기 때문에 재미있는 포스팅을 보려고 했다가 불쾌한 포스팅, 뉴스 등으로 연결되어 불쾌한 것들을 많이 읽게 될 수도 있다. 시간을 계획하지 않았기 때문에 잠시만 하려고 했다가 긴 시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자신이 계획조차 하지 않고 중간영역 상태에 오래 빠져 있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어 원기 충전을 방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중간영역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통으로 연속된 시간을 쓰기에는 원기 충전에 애초에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중간영역에 해당하는 행위는 정말 시공간적으로 막간이 구획되어 있는 동안에 하는 것이 적합하다. 예를 들어 지하철 승강장에서 차량이 들어오기 전까지의 그 시간 동안, 식당에 가서 밥이 나오기 전까지의 그 시간 동안만 중간영역 행위를 하여도 실은 충분하다. 그러면 오히려 막간의 구획된 시공간에서만 쓰게 되므로 원기 충전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하나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보자. 퇴근 후 집에 들어왔을 때 곧바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소파에 눕거나 쿠션에 기대어 스마트폰을 보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결국 원기 충전으로 이어지는가? 10~20분은 원기 충전에 도움이 되는 기분이 들겠지만,  그 이상의 시간으로 미끄러져들어가는 것을 막기가 쉽지 않으며 그 이상의 시간으로 진입하게 되면, 앞서 말한 신체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 때문에 원기 충전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저해가 될 것이다. 점점 허리나 목이 아프고, 목이 마르고, 정신이 번잡해진다. 반면에 집에 들어왔을 때 먼저 청소부터 5분만 딱 하고 샤워 후에 15분만 눈을 감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20분만 누워 있는다면 원기가 충전이 될 것이다. 그 다음 활동을 하다가 또 필요하면 20분만 누워서 눈을 감거나 앉아서 눈을 감는다면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리고 집에 혼자 사는데 집에 들어오면 중간영역 상태에 대부분 빠지는 사람이라면, 집에서 퇴근 후의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을 추천할 만하다. 집에는 샤워를 하러 들어왔다가 곧바로 나가서 헬스를 하고, 하루의 후반부를 밖에서 활동을 하고 나서 집에 들어와 곧바로 잠의 완전한 휴식에 빠지는 것이 좋다. 그러면 집에 들어오고 나서 잠에 들기까지의 시간은 30분이 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다. 

 

휴식은 완전하게, 활동은 뚜렷하게 라는 이분법은 정신을 단순하게 해주며 효율적이다. 

시공간적으로 분명하게 구획된 막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간영역을 벗어던지고 활동과 휴식의 뚜렷한 범주 중 둘만을 채택하는 것을 실천해보면, 분명히 이런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