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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료/외국문헌소개

[요약번역] S. D. 존, "위험, 계약주의, 그리고 로즈의 역설"

by 시민교육 2021. 10. 20.

SD존_위험_계약주의_그리고로즈의예방역설.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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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계약주의 이론을 위험 부과(risk imposition)이 아니라 위험 분배(risk distribution)의 문제에서 그럼직한 결론을 산출하도록 어떻게 정교화할 수 있는지에 관한 글입니다. 

 

이 논문 또한 탁월합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사전적 계약주의를 취하여, 원칙적으로, 동등한 해악이라면 현저히 큰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우선하여 도와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합니다. 그리고 이 때 사전적인 선택의 기반이 되는 확률은, 확률에 대한 인식적 해명을 취하는가 빈도주의적 해명을 취하는가에 따라 달리 추산되고 또한 각 해명 내에서도 증거 집합이나 준거집단에 상대적으로 달리 추산될 수 있어 '관점주의 문제'를 발생시키는데, 이 문제는 '정의 실행의 행위자가 수집할 것이 합당하게 기대되는 증거 집합이나 활용할 것이 합당하게 기대되는 준거집단 사용에 기반하여 확률을 추산한다'는 해법으로 해결가능하다는 점을 논증합니다. 

 

다만 사전적 계약주의는 두 가지 반직관적 사안에 부딪힌다고 합니다. 하나는 해악 위험이 약간 차이 나는 사안[사안A]으로, 그런 사안에서 해악 위험이 조금 더 높은 집단을 언제나 우선해서 구하는 것은 그럼직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사안은 '대체로 동등한 위험'이라는 개념을 타당한 것으로 확립하여 사용함으로써 상당 부분 해결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사안 B]는 해악 위험이 많이 차이 나는데, 위험이 작은 쪽(이를테면 0.01)을 내버려두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게 되고 위험이 큰 쪽(이를테면 0.5)은 그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망하게 되는 사안입니다. 단지 사전적 해악 확률이 적다는 이유로 아주 많은 사람들이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반직관적인 선택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계약주의가 '재앙 피하기'를 거론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그것이 그런 유형의 사안 모두에 대한 대응은 될 수 없거니와, 집계적 고려사항을 들여오게 되기 때문에 순수 계약주의적 해명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러한 의료 정책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너절한 이론, 즉 혼합 이론을 임시변통적으로 추구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약번역자가 보기에는 저자가 제시한 사안들이 사전적 계약주의에 극복불가능한 난점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첫째로 우선 큰 인구 집단에게 0.01 이상의 사망 위험은 재앙을 가져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0.01은 1%로, 그와 같은 치명률을 가진 감염병을 사회의 자원을 투여해서 막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사회의 많은 부분이 마비되고 궁핍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저자는 양립불가능한 선택을 이미 사안 자체의 특성으로 구축해 넣음으로써, 위험에의 대응에 쓰이는 자원을 하늘에서 제한된 양만 떨어져 주어지는 일종의 마나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원은 국가가 조세를 통해 전체 인구의 가처분 소득을 줄여 다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만듦으로써 적극적으로 조성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일 어떤 것이 정말로 대응하지 아니하면 어리석을 정도로 상당한 위험이라면, 추가로 재원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서 정말로 신경쓰지 아니할 수 없는 위험이 문제된다면, 저자가 제시한 양립불가능 상황이 그대로 성립하는 경우는 없고, 단지 우선성 문제만이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단기간에 우선 시행할 정책을 결정하는 문제라면 가장 큰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원조를 우선시하는 것이 그렇게 반직관적이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