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보기417 [조립물] 주관과 객관의 세 맥락과 도덕의 객관성 주관/객관의 구분은 논의 맥락에 따라 상이한 의미를 갖는다. 이 논의 맥락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중 한 맥락에서 타당한 결론을 다른 맥락으로 그대로 이전시킴으로써 오류를 범하기 쉽기 떄문이다. 첫 번째 논의 맥락은 속성의 일차성과 이차성에 관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관적인 것은 이차적 속성에 관한 것이다. 이차적 속성은 그 존재 여부가 인식 주관과 떼어낼 수 없는 관계에 있어 인식 주관이 없어지면 그 속성 보유를 판정할 기준이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빛의 파장은 객관적이다. 즉 빛의 파장은 일차적 속성이다. 반면에 색은 빛의 파장을 어떤 시각적 감각질로 인식하는 생리학적 구조를 가진 주체가 사라지게 되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주관적이다. 즉 사물의 색은 이차적 속.. 2020. 11. 25. [번역] 토머스 네이글 <은폐와 노출> 제13장 "스캔론의 도덕 이론" 네이글이 스캔론의 도덕 이론을 아주 탁월하게 짧은 글 안에서도 소개하고 논평한 것입니다. 스캔론의 개인주의적 방법론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네이글은 스캔론의 이론이 원조의 의무에 대해서 갖는 함의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2020. 11. 25. [번역] 리엄 머피, "제도와 정의의 부담" 이 논문에서 리엄 머피는, '정의의 주제는 사회의 기본 구조이다. 사회의 기본 구조에 적용되는 원리는, 개인의 행위에 적용되는 도덕 원리와 다르다'라는 이론을 이원주의(dualism)라고 칭하고, 이에 반대하면서 '정의의 원리는 사회에 적용되는 것이나 개인의 행위에 적용되는 것이나 같다'라는 일원주의(monism)가 옳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이원주의를 찬성하는 논거가 실제로는 일원주의에 비해 이원주의를 지지하는 논거가 아니라고 논증합니다. 다만 리엄 머피의 이 논문은 이원주의 구조가 오로지 분배 정의와 관련해서만 이야기된다고 이해하는 전제에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데, 제 생각은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분배 정의와 관련해서는 리엄 머피의 말대로 일원주의가 옳을 수 있지만, 그 이외의 자유와 권리의 문제.. 2020. 10. 8. [번역] 문턱 의무론에 관한 두 논문 2020. 10. 8. [요약번역] 리엄 머피 <비이상이론에서 도덕의 부담> 롤즈의 이론은 통상 이상 이론(ideal theory), 즉 완전 준수 상황(full compliance situtation)에서의 정의의 원리를 먼저 전개해본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씁니다. 완전 준수 상황은 질서정연한 사회라는 이념으로 표현되는 이 사회는 사회의 공적 제도들이 모두 정의의 원리에 의해 규율되고 있고 이 제도들이 정의의 원리에 의해 규율된다는 점이 투명하게 공지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이 정의의 원리를 받아들이고 따르며 이 점을 또한 사람들이 서로 잘 아는 사회입니다. 따라서 완전 준수 상황의 이상적 조건에서는 불이행의 문제는 생기지 아니하며, 그로 인한 책임의 배분과 할당, 제재와 처벌의 문제도 생기지 아니합니다. 따라서 현실의 불완전 준수 상황에서 생기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추가적인 원리.. 2020. 10. 6. [번역] 앤스콤, "전쟁과 살인"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은 논지를 논증하고 있습니다. (1) 이중효과원칙을 적법한 전쟁 수행 행위를 가려내는 데 잘못 남용하는 일이 흔하나, 이는 원칙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2) 방어적 전쟁마저 절대적으로 거부하며 전쟁 수행 행위를 모조리 똑같은 악으로 치부하는 평화주의 신념은 타당하지 않다. (3) 모든 전쟁 수행 행위를 일괴암적으로 극악한 악으로 치부하는 신념은, 전쟁을 일단 수행할 것이라면 어떻게 해도 허용된다는 식의 발상으로 이어지게 한다. 2020. 8. 11. [번역] 마이클 왈저 "이중효과" 이중효과원칙을 전쟁 수행 행위에 적용하며 검토하여 본 마이클 왈저의 논문입니다. 2020. 8. 8. [번역/회원기여] 포르스트, <정당화에 대한 권리> 제4장 정의의 정당화 역자 소개글: 라이너 포르스트의 『정당화에 대한 권리』 제4장 "정의의 정당화: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와 하버마스의 논증대화이론 논쟁"을 번역한 글입니다. 하버마스의 제자이자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젊은 후계자인 포르스트는 처음부터 하버마스와 롤스라는 두 스승을 모시고 철학적 작업을 지속해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포르스트는 하버마스-롤스 논쟁을 분석하고 자신의 정당화에 대한 권리론에 비추어 논쟁의 성과를 평가하는 작업에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이 논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부분은 하버마스와 롤스의 공통점을 찾는 것입니다. 두 대상의 유의미한 차이를 논하려면, 두 대상이 공유하는 바를 밝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1) 하버마스의 이론과 롤스의 이론의 공유 지대를 탐색한다. 하나는 둘 다 칸.. 2020. 7. 7. [번역/회원기여] 포르스트의 정당화에 대한 권리 서론 역자 소개글: 독일의 정치철학자 라이너 포르스트의 대표작 『정당화에 대한 권리』 서론입니다. 포르스트는 인간을 "정당화하는 존재"(justificatory beings)라는 인상적인 표현으로 서술한 다음, 정당화에 대한 권리를 "충분하게 정당화되지 않은 권력이나 지배를 나타내는 법·구조·제도에 종속되지 않을 권리"로 규정하면서 출발합니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1부는 정당화에 대한 권리론의 토대가 되는 기본 개념을 해명합니다. 실천 이성, 도덕적 자율성, 도덕-윤리 구별을 해명하고, 자신이 지적 영웅으로 삼는 하버마스와 롤스의 논쟁을 재구성하여 소화합니다. 제2부는 정치적 정의와 사회 정의를 다룹니다. 좀 더 실제적인 정치철학 작업으로 넘어와서 정치적 자유, 관용, 심의민주주의, 사회 정.. 2020. 7. 7. [번역/회원기여] 히스의 정의: 형이상학적이 아니라 선험론적인 에 대한 역자의 소개글 이 논문은 하버마스와 롤스의 논쟁을 주제로 한 논문 선집 Habermas and Rawls: Disputing the Political에 수록된 논문입니다. 하버마스-롤스 논쟁은 이 시대 최고 거장들의 의견 교환인 만큼 잘 뜯어보면 배울 점이 무수하고, 품격 있는 논쟁을 추적하는 즐거움 자체가 상당합니다. 그러나 으레 그렇듯이 두 거장들의 논쟁은 독자들을 오도하는 방향으로 흐르기도 합니다. 이는 일정 부분 하버마스와 롤스가 각각 자초한 측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두 논쟁에서 무언가를 배우려 한다면, 하버마스와 롤스가 실제로 말한 바와 더불어 그들이 "말했어야 하는 바"를 재구성하면서 읽어야 할 것입니다. 조지프 히스는 “말했어야 하는 바”의 측면에서 정확하게 하나의 핵심 쟁점을 다.. 2020. 7. 7. [조립물] 자유 개념의 권력 개념에 대한 선재성 (1부) - 2부로 이루어진 시리즈에서 이 글인 1부는 논제1을 논증한다. - 1. 자유 개념의 권력 개념에 대한 선재성(Priority of liberty concept to power concept) 규범학에서 권력 개념은 자유 개념을 필수적으로 참조하는 개념이다.(결론으로서 선재성 논제)(Priority Thesis as Conclusion: The concept of power necessarily refers to the concept of liberty) 그리고 규범학에서 권력 개념이 자유 개념을 필수적으로 참조해야 하는 이유는 규범학에서 유의미한 개념으로서 권력은 그 부당한 행사의 위험에 대응하는 사회 질서의 수립의 검토를 촉구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기능 논제)(Function Thes.. 2020. 6. 18. [번역] 캠 <복잡한 윤리: 권리, 책임, 허용되는 해악> 제2장, 제3장 이중효과원칙과 집계/비집계적 추론에 관하여 상당한 통찰을 주는 책의 부분입니다. 2020. 6. 14. [번역] 캐스 선스틴 "통약불가능성과 법에서의 가치평가" 통약불가능성 논의의 선도적인 논문(leading article) 중 하나인 캐스 선스틴의 논문의 완역본입니다. 정확한 영어 논문 읽기 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원문을 병기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한글을 읽고 그 문단을 영어로 다시 읽어보고, 두 번째 읽을 때는 영어 부분을 먼저 읽고 한글을 읽는 식으로 학습하면 되겠습니다. 해당 논문은 통약불가능성 논의의 패러다임이 된 것으로서, 크게 두 가지 논지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 삶에서 향유하는 가치가 서로 환원불가능한 다기한 종류의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논지입니다. 다른 하나는 법에서의 여러 논쟁을, 어떤 것이 그 분야에 대한 가치평가의 적합한 종류인가에 대한 논쟁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는 논지입니다. 이 논문이 매우 저명한 것이기는 하지만, 저는 이 논문.. 2020. 6. 12. [일부번역] 라이너 포르스트 <갈등 속의 관용> (1) 저자 소개 라이너 포르스트는 1964년 8월 15일에 태어나 왕성한 확문활동을 하고 있는 독일의 정치철학자다. 그는 2012년에 고트프리드 빌헬름 라이프니츠 상을 수상하였으며, 수상 당시 “그의 세대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철학자”로 불렸다. 포르스트는 위르겐 하버마스를 지도교수로 두고 수학하여 1993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르스트의 연구는 자신의 스승인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이론을 비롯한 독일 비판이론의 전통을 철저하게 소화한 바탕 위에서도 롤스를 비롯한 영미철학자들의 논의를 풍부하게 활용하여 칸트적으로 재구성된 정치적 자유주의 이론을 더 체계적으로 계승‧발전시킨다는 특색이 있다. 그는 관용과 사회정의를 주된 연구분야로 하고 있으며 새로운 지평을 여는 연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의 주저에는 , ,.. 2020. 6. 12. [인간학] 감사하는 습관의 수수께끼 1. 감사하는 습관의 수수께끼 같은 성격 많은 심리학 연구들이 감사하는 습관이 인간의 주관적 행복감에 긍정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학 연구는 감사에 대한 철학적 해명 없이, 단지 감사를 조작적으로 정의할 뿐이다. 즉 그것은 어떤 사태가 일어난 것은 그보다 열악한 다른 사태가 일어난 것에 비해 좋은 일이라는 당사자의 인식과 음미로 정의된다. 그래서 이 연구들이 제시하는 감사의 목록에는 원칙적으로 한계가 없다. 어제 자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지 않고 깨어나서 오늘을 살게 된 것도 감사하고, 오늘 통근하면서 교통사고가 나지 않은 것도 감사하다. 외식을 했는데 늘 먹는 맛있는 음식이 나와서 감사하다. 헬스장에 가서 가뿐하게 운동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등등. 따라서 이런 연구.. 2020. 6. 6.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