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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물] 가짜뉴스 전반을 처벌하겠다는 식의 공언이 전제하는 것 1. 감염병의 확산과 가짜 뉴스 처벌에 대한 엄포에 관하여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2% 미만이라는 것이 현재(2020년 2월) 질본의 공식발표이다. 그러나 이 공식발표와 어긋나는 치사율에 관한 사실의 주장이나 시사를 허위정보라고 할 수 있는가? 물론 '치사율'이라는 단어를 임의로 정의하여, 현 시점에서 그 질병으로 확진된 사람을 분모로, 현 시점에서 그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을 분자로 놓으면 그런 치사율의 값을 도출할 수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관심 있어 하는 치사율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그 질병에 걸렸을 때 결국 그 병으로 인하여 사망할 확률에 관하여 정보를 알려주는, 그 질병에 걸린 사람 중 그 질병으로 인하여 죽는 비율을 알고 싶어한다. 또한 그 질병이 .. 2020. 2. 1.
[논문번역][회원기여] 케네스 베인스 "민주주의와 법치국가" 서요련 회원님이 번역한 원고입니다. 아래는 번역자의 해당 논문 소개글입니다. -아래- 미국의 저명한 하버마스 연구자 케네스 베인스의 훌륭한 입문서 Habermas의 한 장입다. 이 글은 처음 하버마스의 민주적 법치국가 이론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됩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탁월한 학자답게 단순한 해설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하버마스 이론의 강점과 약점을 상세하게 평가합니다. 현대 자유민주주의 이론에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를 설정하고, 하버마스의 이론이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를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둘째, 국내 개론서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민주주의와 법치국가의 관련성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국내 개론서만 읽으면 『사실성과 타당성』은 단순한 '민주주의' 이론에 불과하겠으.. 2020. 1. 17.
[논문번역][회원기여] 조지프 히스 "비판이론으로서의 합리적 선택" 서요련 회원님이 번역하신 원고입니다. 아래는 해당 논문에 대한 번역자의 소개글입니다. --아래-- 공공정책과 경영윤리에 정통하면서도 비판이론과 하버마스의 이론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는 조지프 히스의 논문입니다. 1967년생으로 포르스트만큼 젊고 재치 넘치는 히스는 이 논문에서 선학자를 훌륭하게 탐구하는 모범을 보여줍니다. 첫째, 선학자의 핵심 테제를 논증적 요약한 후, 그것이 보여주는 강점을 밝힌 다음, 선학자의 탐구 결과가 내포한 결함이나 미진한 구석을 여실히 드러낸다. 둘째, 선학자가 범한 실수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한다. 그리고 자신이 공부한 자원을 활용하여 실제로 기여를 시도한다. 셋째, 자신의 탐구를 통해 보완한 선학자의 탐구 결과가 문제해결에 어떤 유용.. 2020. 1. 17.
[논문번역][회원기여] 라이너 포르스트 "정치적 자유주의" 서요련 회원님이 번역하신 원고입니다. 아래는 번역자의 논문 소개 글입니다. -아래- 포르스트가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를 칸트적 입장으로 읽자고 제안하는 논문입니다. 1964년생인 포르스트는 독어권에서 가장 정통한 롤스 이론가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르스트의 롤스 해석은 경청할 가치가 있습니다. 보통 『정치적 자유주의』처럼 중요한 근본 관념들이 복잡하고 치밀하게 엮여 있는 저서는 하나의 핵심 물음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읽어나가는 것을 보통 추천합니다. 포르스트는 그 핵심 물음을 "어떻게 독실한 가톨릭 신자가 한편으로는 이슬람 신앙을 거짓이라고 거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무슬림을 평등하고 합당한 시민으로 존중할 수 있는가?"(p. 139)로 참으로 멋지게 제시합니다. 포르스트의 논문은 체계.. 2020. 1. 17.
[논문번역][회원기여] "인식할 수 있는 모든 해악: 반출생주의에 대한 추가적 옹호" 이요섭 회원님께서 아래 논문을 번역한 소중한 원고를 보내오셨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가능한 반론과 비판에 대한 답변과 옹호의 정교화가 실린 논문을 깔끔하게 번역한 원고입니다. 아래는 논문을 보내오신 회원님의 논문 소개글입니다. -아래- David Benatar, “Every Conceivable Harm: A Further Defence of Anti-Natalism”, South African Journal of Philosophy, Vol. 31, No. 1 (Jan., 2012), pp. 128-164. 이 논문에서 베너타는 자신의 비대칭성 논변과 삶의 질 논변에 대한 여러 비판들과 반출생주의가 친죽음주의(pro-mortalism)를 함축하고 있다는 비판에 답하고 기본적 비대칭성의 대안을 .. 2020. 1. 17.
[책소개] 로널드 드워킨의 <자유의 법>이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시민교육센터 대표 이한이 번역한 로널드 드워킨 이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국가가 낙태를 금지하는 것은 왜 위헌일까? 언론은 반드시 모든 사실을 확인한 후 보도해야만 하는 것일까? 국기를 불태우는 행위는 허용될 수 있을까? 포르노그래피는 금지되어야 할까? 왜 대학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연구를 한다는 이유로 학자를 해고할 수 없는 것일까? 시민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호되어야 하는 것일까? 『자유의 법』은 ‘법철학의 거두’ 로널드 드워킨이 이러한 물음들에 대해 ‘자유’의 관점에서 일관되고 성실하게 답한 책이다. 로널드 드워킨은 ‘평등에 바탕을 둔 자유주의 사상’을 주창한 미국 법철학계의 최고 석학으로, 존 롤스의 뒤를 이어 영미권을 대표하는 자유주의 법철학자로 꼽힌다. 드워킨은 추상적 헌법 원리와 구체적인 소송.. 2019. 12. 31.
[발췌번역] 토머스 네이글 "행위자 관련적 도덕" 토머스 네이글이 이중효과원칙(Doctrine of Double Effects)을 옹호하면서 행위자 관련적 도덕에 관하여 설명한 논문입니다. 이 논문은 이라는 책 제3장에 실려 있는 글입니다. 책 전체가 탐독을 할 가치가 있습니다. 네이글의 이 글은 다소 자기탐닉적인 접근을 보여주는데, 행위자관련성을 강조하면서도 자기탐닉성을 뺀 접근이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애초에 행위자관련성과 행위자중립성의 구분이 유의미한가를 살피기 위해서도 이 논문을 일독할 가치가 있습니다. 2019. 10. 11.
[발췌번역] 하이코 펄스, "부모의 의무에 대한 칸트의 정당화" 많은 이들이 칸트의 저작을 꼼꼼히 읽지 않기 때문에 칸트가 반출생주의자였다는 점을 알지 못합니다. 칸트는 반출생주의자였습니다. 2019. 9. 9.
[일부번역] 캠(Kamm)의 <복잡한 윤리: 권리, 책임 그리고 허용되는 해악> 제1장 F. M. Kamm, Intricate Ethics: Rights, Responsibilities, and Permissible Harm,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ch.1을 일부 번역한 것입니다. 캠은 비결과주의, 의무론적 윤리학을 자신만의 판본으로 정교하게 전개하였다고 정평이 나 있는 탑 클래스 학자 중 한 명입니다. 이 책 제1장은 특히 한 쪽에는 1명이 다른 쪽에는 5명이 있는데 그 중 한 쪽만 구조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 쪽이 수가 더 많다는 이유로 그 쪽을 구하러 가는 결정을 내려도 되는가라는 질문을 아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캠의 이 책에서 제시된 허용되는 해악의 원리는, 번역자인 제가 보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허용하며, 캠의 포부와는 달리 캠이 의무.. 2019. 9. 9.
[철학소설] 도덕의 법정에 선 타노스 (1) “도덕의 법정, 제3재판부의 공판기일 두 번째 날을 시작합니다.” 보라색 민둥머리 외계인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그의 이름은 타노스다. 그는 도덕의 법정에 섰다. 도덕의 법정에는 배심원들이 기소와 변론을 듣고 판단하기 위해 가지런한 줄을 지어 자리에 앉아 있다. 법정을 관장하는 판사는 높은 법대 위에 앉아서 절차 진행과 판단 규칙 지도를 맡고 있다. 판사는 변호인과 피고인, 검사의 출석을 확인하고는 무엇인가를 끄적이더니, 돋보기 안경을 다시 벗고는 변호인을 바라보았다. “변호인, 변론 하세요.” 보라색 민둥머리 덩치의 귀에 무엇인가를 조그맣게 속삭이며 메모를 연신하고 있던 변호인은 판사의 말에 법대로 고개를 들었다. “네!” 변호인은 넥타이를 바로잡으며 일어났다. 그리고 ‘타노스의 변론’을 시작하였다... 2019. 8. 28.
[색인정리/요약] 데이비드 더닝, <자기 통찰> David Dunning, Self-Insight: Roadblocks and Detours on the Path to Knowing Thyself, Psychology Press (January 26, 2005) (2005) p.15 무능력한 개인들이 그들의 결함을 인식하는 것이 기대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이중으로 저주받았기 때문이다. 삶의 많은 영역에서 외부 세계에 대한 유능한 대응을 낳는 데 필수적인 기량은 또한 자신이 유능하게 행위하였는지 여부를 인식하는 데 필요한 바로 그 기량이기도 하다. 논리적으로 건전한 논증을 구성하는 기량을 살펴보라. 건전한 논증을 만들기 위해서는, 때때로 미묘하고 방심할 수 없는 논리 규칙에 대한 적정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 논리적 논증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하며 .. 2019. 7. 18.
[인간학] 유념하기의 기예(art of being mindful) 1. 유념하기의 기예 유념하기(being mindful)란, (1)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수행의 문법을 따르는데 주된 초점을 맞추어 감각, 상황, 정보의 줄기와 세부사항을 주의를 기울여 음미(appreciate)하면서 (2)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정보와 자극을 열린 마음으로 포착하여 (3) 새로운 시각에서 수행의 문법을 검토하여 새로이 정립할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때때로 실제로 구현하는 삶의 기예다. 2. 번역어에 관하여 이 글에서 필자가 '유념'으로 번역한 원어는 'mindfulness'다. 그런데 이 단어는 보통 '마음챙김'이라고 번역된다. 그리고 그것의 반대어인 'mindlessness'는 '마음놓침'이라고 번역된다. 확실히 '마음챙김'과 '마음놓침'이 글자 수도 대칭이고 무엇인가 은유적인 맛.. 2019. 7. 8.
[발췌번역][회원기여] 크리스티나 라폰트, "칸트와 하버마스에서 합의와 동의" 기여회원의 글: 크리스티나 라폰트는 하버마스, 하이데거 등 대륙철학의 충실한 해설자이자 사려 깊은 비평가입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철학 지형에서 중요한 대륙철학자들을 해설하면서, 영어권의 철학자들과 비교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라폰트의 작업은 대륙철학과 영어권 철학의 교차점과 차이점을 조망하고 각각의 철학적 작업에 관한 정확한 상을 얻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 논문의 공헌으로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칸트적 구성주의, 그 중에서도 하버마스의 논증대화이론(Diskurstheorie)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현실적 동의’(actual consent)와 ‘가설적 합의’(hypothetical agreement) 개념의 구조적 차이와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라폰트가 광의의 칸트적 구성주의로 .. 2019. 5. 25.
[발췌번역][회원기여] 스티븐 다월, "왜 칸트는 2인칭 관점이 필요한가" 기여회원의 글: 미국 철학자 스티븐 다월에 관해서는 이미 시민교육센터에 두 논문 “자율성의 가치와 의지의 자율성”과 “두 종류의 존중”이 번역되어 있어 포르스트나 라폰트 같은 이들보다는 익숙한 이들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시민교육센터의 입장과는 별개로 국내에서 다월의 논의는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 논문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다월을 본격적으로 다룬 논문은 기껏해야 석사논문 하나 정도에 그칩니다. 선행 연구가 일천하기 때문에 저 역시 다월의 이 논문을 번역하면서 역어 선정, 요지 이해 등에서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해한 선에서 본 논문 “왜 칸트는 2인칭 관점이 필요한가”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1) 칸트 도덕철학을 실천적 전제조건 논증(practical presupposit.. 2019. 5. 25.
[질문답] 복합 선택지의 서수적 비교와 호모 페인쿠스의 비참 질문: 선생님 안녕하세요. 를 읽는 도중 책의 반직관적인 결론에 동의하기가 어려워 글을 올립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첨언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비대칭성 문제를 거부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281p에 보면, "우리가 비대칭성을 다른 방식으로 -- 즉 시나리오 B에서 부재하는 고통은 단지 '나쁘지 않음'이라고 주장함으로써 -- 거부하려고 한다면 사태는 더 나빠진다. 그것으로 우리로 하여금 가능한 미래의 괴로움을 겪는 사람의 이익에 근거하여 그 사람을 창조하는 것을 피할 아무런 도덕적 이유가 없다고 말하게끔 만들 것이다. 우리는 괴로움을 겪는 아이의 이익에 기반하여 우리가 그 아이를 창조했다는 것을 더 이상 후회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우리는 세계의 일부 지역에서 괴로움을 .. 2019. 5. 20.